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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리뷰]김준수,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쐈다… 콘서트 '플라워'

등록 2015.03.08 10:17:53수정 2016.12.28 14: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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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7일 정규 3집 '플라워' 서울 콘서트(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김준수, 7일 정규 3집 '플라워' 서울 콘서트(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다시 한 걸음 내디뎌. 가슴 가득히 하늘을 담아. 벗어나고 싶다 해도. 피하고 싶어질 때라도. 난 강해져야만 해 나만의 길. ♪♬"

 한류그룹 'JYJ' 멤버 겸 뮤지컬 스타인 '시아' 김준수(28)가 정규 3집 '플라워'에 수록된 '나비'를 불렀다. 나비 날개가 달린 플라잉(Flying) 장치를 타고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김준수는 7일 오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펼진 3집 발매 기념 콘서트 '2015 시아 3rd 아시아 투어 콘서트 플라워 인 서울'에서 마치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쐈다.

 '나비' 노랫말처럼 하늘을 담고 노래했다. 무대 맨 위 한가운데 걸린 거대한 나비 모형과 그 주변을 둘러싼 잎사귀 모양의 조형물이 판타지를 더했다.

 김준수가 마침내 스탠딩 객석 한가운데 섬처럼 마련된 '아일랜드 무대'에 '사뿐' 내려앉았다. 나비가 꽃가루를 옮기듯 '지니 타임'(팬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시간)으로 팬들의 소원을 무대 위로 담았다.

 과거 소속됐던 그룹 '동방신기'의 '약속했던 그때에'를 들려줄 때는 짠했고, 보컬그룹 '빅마마'의 '체념'을 들려줄 때는 특유의 쇳소리가 가슴을 파고들었다.

김준수, 7일 정규 3집 '플라워' 서울 콘서트(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김준수, 7일 정규 3집 '플라워' 서울 콘서트(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라이선스 투 러브'를 부르며 다시 나비 모형의 '플라잉 장치'를 타고 공중에 떠오를 때 마치 꽃가루처럼 보이는 종이 가루가 공연장 내 흩뿌려졌다. 7000여명이 동시에 환호작약했다.

 김준수는 메인 무대 위에서 노래할 때 콘서트 타이틀처럼 '꽃' 같았다. 나비·잎사귀 모형으로 둘러싸인 무대라서 상징적으로 더 의미가 부여됐다.

 앙코르 전 본 무대의 마지막으로 타이틀곡 '꽃'을 부를 때 정점을 찍었다. 스트링과 합창이 돋보이는 웅장한 발라드인 '꽃'을 선사할 때 대형 뮤지컬 속 절정의 넘버를 부르는 듯했다.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는 김준수가 직전 출연한 뮤지컬 '드라큘라'의 지분이 느껴졌다.

 뮤지컬 스타다운 무대다. 작곡가 '회장님'이 작심하고 김준수를 위해 썼다는 '뮤지컬 인 라이프'는 한층 더했다. 김준수가 노랫말을 붙인 이 곡에는 '모차르트!'의 '모차르트' '엘리자벳' 속 '토드'(죽음), '드라큘라'의 '드라큘라' 등 그가 좋아하는 뮤지컬 캐릭터 이야기가 녹아들어 갔다. 퍼포먼스 역시 이 세 캐릭터의 흔적이 묻어난다.

 하지만 노랫말은 현실적이다. "화려한 삶 그에 걸맞은 언행 말투 옷차림까지도 주위를 언제나 둘러봐야 해"라면서 뮤지컬배우, 나아가 연예인으로서 고충을 노래한다. 웅장한 넘버로 구성된 판타지 뮤지컬에 유독 강한 그가 쇼뮤지컬에 어울리는, 브라스가 넘실거리는 재즈풍의 넘버에 현실의 이야기를 담아 노래한다는 점이 이색적이었다.  

김준수, 7일 정규 3집 '플라워' 서울 콘서트(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김준수, 7일 정규 3집 '플라워' 서울 콘서트(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우리 나이로 올해 서른 살인 김준수는 공연 도중 "저는 아직도 (어렸을 때랑) 똑같은 것 같아요"라고 머리를 긁적였다. "막상 서른이 되니 홀가분하고 새로 태어난 기분"이라고 여유로운 모습도 보였다.  

 그런 점은 3집 '플라워'에도 묻어난다.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의도적으로 특유의 쇳소리는 덜고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를 더했기 때문이다. 이날 콘서트에서 부른 '러브 유 모어' '리치' '나의 밤' 등 발라드는 그래서 더 감성적이었다. OST 메들리로 엮은 '유 아 소 뷰티풀' '바보가슴' '사랑합니다' '널 사랑한 시간에' '사랑은 눈꽃처럼' 등은 그래서 더 애절했다. 

 나비처럼 날아올라 벌처럼 쐈다는 비유를 그래서 들었다. 여유를 머금은 목소리가 나비처럼 우아해졌지만, 그 안에는 벌처럼 콕 찌르는 날카로움이 있었다. 앞서 그가 말한 "이번 무대에서 10년 내공을 담아 능수능란함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바람은 2시간 공연 뒤 현실이 됐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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