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구을 `DJ쟁탈전' 점입가경…민심 향배는

【광주=뉴시스】배상현 기자 = 4·29 광주 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등장하는 현수막을 놓고 후보들간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무소속 천정배 후보 간 신경전에 이어 정의당도 가세하면서 점입가경 양상이다.

 새정치연합은 무소속 천 후보가 현수막에 실은 DJ사진 현수막에 대해 연일 공세를 펼쳤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18일 김정현 수석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천정배 후보가 20여년 전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안산에 출마했을 때 김대중 총재와 찍은 사진을 선거홍보용 현수막에 게재한 것은 번짓수가 완전히 틀린 것"이라고 철거를 촉구했다.

 이어 "천 후보가 안산에 출마할 당시 사진인 것을 알고 사용했다면 이는 광주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당장 현수막을 떼든지 아니면 그 현수막을 들고 안산으로 돌아가 출마해야 한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광주시민을 모독하는 현수막을 즉각 철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새정치연합 광주시당은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통합정신을 부정하는 천정배 후보는 DJ를 팔지마라"면서 "돌아가신 대통령의 사진까지 선거현수막에 이용하는 것은 도를 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천 후보 측은 "광주시당은 선거법상 아무 문제가 없는 사실을 트집 잡고 있다"면서 "문재인 대표는 노무현 정부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송금에 대한 특검으로 햇볕정책을 훼손했다. DJ정신을 상실한 문재인호 새정치민주연합이 비판할 자격이 있나"고 반문했다.

 이어 "광주와 호남정치의 독점 기득권에 취해온 새정치민주연합이 DJ정신마저도 독점권이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면서 "김대중 대통령은 20년 전 ‘지역등권론’을 제시했다. 천 후보는 이를 계승 발전시켜 법적 제도적으로 강력히 뒷받침하는 ‘지역평등론’을 제시, 호남의 소외와 낙후를 극복할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과 천 후보간 신경전에 정의당도 양측을 싸잡아 비판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강은미 후보측 문정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양측의 공방이 가관이다. 한쪽에선 당을 버린 배신자가 감히 DJ를 거론한다며 따지자, 다른 한쪽에선 당신들은 이미 DJ정신을 상실했다며 맞받아쳤다"면서 "선거 한복판에서 낯 뜨거운 DJ 유산논쟁이 불거졌다. 민망한 광경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 떠난 자식들이 먹고 살 길 막막해지자 부모 무덤 앞에 몰려와 유산 다툼하는 꼴이다. DJ정신이 이렇게 값싼 취급을 받은 적은 없었다면서 "호남정치와 DJ정신에 대한 광주 시민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DJ정신에 이렇게 먹칠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문 대변인은  "누가 진정으로 DJ정신을 계승하고 호남정치를 복원할 적임자인지 광주시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면서 "조영택 천정배 후보는 DJ정신을 욕보이는 낯부끄러운 다툼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DJ쟁탈전' 양상인 광주서구을 선거전에 대해 민심의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수막 게재로 DJ향수를 자극하고 나선 천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에게 앞서고 있는 지지율을 더 벌릴지, 아니면 조 후보의 추격전에 빌미를 제공하며 역풍을 맡을지 주목된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