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경제

[신동빈 원톱 6개월]兄 신동주 지우기…"단독체제 굳혔다"

등록 2015.05.26 06:00:00수정 2016.12.28 15:03:1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조종원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기념 및 안전기원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5.03.24.  choswat@newsis.com

[편집자주]장남의 해임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사실상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뿐이다. 안갯속이던 롯데그룹의 후계구도가 정리됐다. 신동빈 회장이 그룹의 지휘봉을 잡으며 홀로서기에 나선지 6개월이 흘렀다. 롯데그룹 장자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롯데의 주요 직책과 한국롯데의 등기이사에서도 모두 손을 뗐다. 신 전 부회장이 '사임'이 아닌 '해임' 된 것은 신 총괄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 총괄회장은 여전히 경영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 재계 5위의 그룹사 롯데그룹의 원톱체제를 굳힌 '신동빈 홀로서기' 6개월을 들여다봤다.

【서울=뉴시스】이연춘 기자 = "형(신동주)과 관련된 일은 아버지가 하신 일이라 제가 잘 모릅니다."(1월13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건재한 상황에서 자식들이 아버지의 결정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불경죄'로 여겨지는 기업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롯데그룹에 정통한 재계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고 했다. '포스트 신격호' 자리를 놓고 후계자 무게중심이 '일본 신동주-한국 신동빈'에서 신동빈 원톱체제로 굳어졌다.

 신동빈 홀로서기는 지난해 12월2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일본 롯데홀딩스 내 긴급 임시이사회가 열렸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일본롯데 계열사 세 곳에서 해임안이 전격 결정됐다. 이어 1월8일에는 일본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홀딩스에서도 해임돼 일본롯데의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일본롯데에 이어 한국 롯데그룹 비상장 계열사에서도 등기이사 정리 작업이 연일 숨가쁘게 진행됐다.

 2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한국 롯데그룹 내 주요 계열사 등기임원에서도 줄줄이 물러났다. 그는 지난 3월 롯데건설 등기임원에서 배제된데 이어 롯데리아 주주총회에도 재선임 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은 지금까지 롯데상사, 롯데건설, 롯데리아의 경영권에서 배제되게 됐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롯데 후계구도가 신동빈 회장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 총괄회장의 차남이자 신 전 부회장의 동생인 신 회장은 롯데그룹 전체와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후계구도에 후폭풍이 몰아쳤던 지난 3월 그는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호텔롯데의 등기이사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롯데그룹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를 누가 지배하는냐에 따라 롯데의 주인이 바뀔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바로 '호텔롯데→롯데쇼핑→기타 계열사'다. 롯데쇼핑은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호텔롯데는 일본롯데와 한국롯데그룹을 연결하는 핵심계열사로 꼽히는 만큼 등기이사 선임은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전까지 호텔롯데 등기이사에는 신 총괄회장, 신 전 부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만이 각각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무엇보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가 국내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계열사로 꼽힌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지분 47% 가량을 보유한 일본 롯데홀딩스다. 여기에 호텔롯데는 롯데쇼핑 주식 8.83%, 롯데칠성 5.93%, 롯데제과 3.21%, 롯데리아 18.77% 등 그룹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한국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롯데호텔에 이어 부산롯데호텔의 이사에도 선임됐다. 부산롯데호텔 역시 롯데리아 11.79%, 롯데캐피탈 11.47%, 롯데푸드 4.76%, 롯데쇼핑 0.78% 등의 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재계 한 고위 관계자는 "신 회장의 이사 선임은 형 동주씨가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 모든 임원직에서 해임된 이후 결정된 사안이라 '신동주 지우기'로 보는 시각이 클 것"이라며 "신 회장이 한 번도 오르지 않았던 두 호텔기업의 이사에 선임된 것은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전반에 더욱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롯데 후계구도의 다양한 특징들은 현장 경험과 실적을 중시하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향이 그대로 녹아있다"며 "신 총괄회장은 형제라도 실수가 반복될 경우 용서하지 않을 정도로 냉철하기 때문에 그의 의지대로 롯데 후계구도가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말을 아꼈다. 신 전 부회장의 해임 배경에는 다양한 추측이 나돌고 있지만 '실적' 때문이라는 것이 그룹 측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롯데의 지난해 성장률이 한국롯데보다 3배 높지만 이는 지분 관계상 한국롯데의 실적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일본롯데는 매출액이 5조7000억원 정도로 한국롯데의 83조원에 비하면 크게 못 미치고 있으며 이에 신 총괄회장이 질타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신동빈 회장이 롯데리아와 롯데알미늄 등에서 전문경영인 강화차원에서 등기이사에서 사임을 했다"며 "면세점 사업 등 그룹의 주요 사업을 영위하는 호텔사업의 경우 직접 신 회장이 책임을 지고 경영을 하겠다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

구독
구독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