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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비주류 강경파 이종걸 첫 작품 '勝'

등록 2015.05.29 01:00:51수정 2016.12.28 1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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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공무원연금법 개혁안 처리와 관련해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수정 연계를 놓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본회의를 앞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굳은 얼굴로 자리하고 있다. 2015.05.28.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추인영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29일 취임 후 첫 작품인 공무원연금법 협상에서 사실상 '승기'를 잡으면서 비주류 강경파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 원내대표는 조건부이긴 하지만 공무원연금법 처리의 전제조건이었던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수정 카드를 쟁취하면서 원내협상 첫 데뷔가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세월호 시행령 '수정' 최대 성과

 이 원내대표가 이날 여야 합의에서 얻어낸 가장 큰 성과는 시행령 등 정부의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수정·변경 요구가 있을 경우 이를 요구받은 행정기관이 '지체 없이 처리하도록'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내용의 3-1항이다.

 위법한 시행령에 대해 국회가 정부에 통보할 수 있는 권한만 가지고 있는 현행 국회법의 맹점을 보완해 국회 요구의 강제성을 담보한 국회법 개정을 이끌어낸 것이다. 사실상 그간 논란이 됐던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을 국회가 수정할 수 있도록 길을 열게 된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이에 화답하듯 의원총회에서 불과 1시간여 만에 만장일치로 이 원내대표의 합의안을 추인했다. 당내에서 대표적인 비주류 강경파 인사인 이 원내대표에게 당 소속 의원들이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원내대표의 당내 입지도 한층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문재인 대표도 "공무원연금개혁안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연금 강화는 우리 당이 따낸 아주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기회에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부분을 다시 바로 잡을 수 있는 어떤 계기를 마련한 것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새누리당이 이 조항의 위헌 여부를 가려 달라며 공을 넘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이 원내대표와 당내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인 이상민 의원이라는 점도 이 원내대표에게는 든든한 '보호막'이 됐다.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당장 이 같은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해 "법사위가 무슨 쓰레기 처리장도 아니고"라며 불쾌감을 표한 뒤 "위헌 여부도 검토하지 않고 합의했다는 건가"라고 반문하며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발목잡기' 비판 속에도 '뚝심'으로 반전

【서울=뉴시스】박동욱 기자 = 여야의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가 세월호 시행령 수정 문제 등으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5.05.28.  fufus@newsis.com

 무엇보다 그간 다소 무리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이 원내대표의 '요구사항'이 결과적으로는 '신의 한 수' 아니었냐는 평가도 나온다.

 이 원내대표는 당초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와 함께 '공적연금 기능 강화'를 요구하다가 청와대와 여당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기초연금 강화' 요구로 선회했다. 그러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의 해임건의를 주장하다 '사과표명'으로 한 발 물러선 뒤 최후의 카드로 시행령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새누리당이 야당의 '세월호 시행령 연계'를 통한 공무원연금법 '발목잡기'라고 비난하면서 여론의 우위를 점하는 듯 했지만, 결국 여야 합의안을 새누리당이 '거부'한 셈이 되면서 되려 유승민 원내대표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까지 맞았다.

 무엇보다 문 대표와 신경전까지 불사하며 자신의 요구사항을 굽히지 않은 이 원내대표의 '뚝심'도 재조명을 받고 있다.

 문 대표는 지난 26일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를 추가키로 한 연금특위 여야 간사 합의안에 대해 "잘 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문형표 장관에 대한 책임추궁이라든지 세월호 시행령을 바로잡는 문제는 또 별개로 우리가 노력을 해서 관철을 해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는 다음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5월 국회가 잘 마무리되기 위해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거취 문제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이 같은 문 대표의 입장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새정치연합 원내관계자는 "이 원내대표가 새누리당이 절대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사항을 줄기차게 요구하면서 사실상 '무장해제'를 시킨 것 같다"며 "이번 협상으로 이 원내대표의 정치적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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