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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긴축정책, 경제성장과 채무 감축 사이의 선택"…경제 전문가들도 긴축 채택에 찬반 엇갈려

등록 2015.07.02 20:20:33수정 2016.12.28 15: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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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살로니키(그리스)=AP/뉴시스】1일 그리스 북부 항구도시 테살로니키에서 5일의 국민투표에서 '반대'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 국민투표가 끝날 때까지 구제금융 협상을 중단하고 있다. 2015.7.2

【테살로니키(그리스)=AP/뉴시스】1일 그리스 북부 항구도시 테살로니키에서 5일의 국민투표에서 '반대'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 국민투표가 끝날 때까지 구제금융 협상을 중단하고 있다. 2015.7.2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에 16억 유로를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에 빠진 그리스, 앞으로 유럽중앙은행(ECB), 만기 국채 등 막아야 할 빚이 태산이다.

 이런 그리스에 국제 채권단은  허리띠를 더 졸라매라며 '긴축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긴축정책에 반대하던 시리자 그리스 현 정권은 1일(현지시간) 돌연 긴축정책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리스, 과연 긴축정책을 실시하면 현재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경제가 회복될 수 있는 것일까.

 영국 BBC 방송은 4명의 경제 전문가들에게 과연 그리스가 긴축정책안을 받아들여 '아끼면' 잘 살 수 있는지 물었다. 정부의 긴축정책은 세금을 올리고 정부 지출을 삭감하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리스 정부는 국제 채권단의 요구대로 정부 소비를 줄이고 세금을 올려야 할까?

 

"긴축정책 해도, 안 해도 문제"…스테파니 플랜더스 JP모건 자산운용 수석 시장 전략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세계적 불황이 닥쳤는데)2009년은 예상보다 불경기가 심각했고, 그로 인해 많은 나라들이 공공 지출 부문에서 문제를 겪었고 많은 나라들이 재정적자를 겪어야 했다.

 돈을 버는 사람도 없었고 세금을 내는 사람도 없었다. 실업률만 급등했고 사회적 비용도 더불어 증가했다. 2009년 런던에서 G20 정상회담이 열렸는데, G20 지도자들이 (양적완화나 정부 채권 발행을 통한) 정부 채무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왜냐 하면 가계도 기업도 돈이 없을 때 정부 말고는 돈 줄이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대부분의 나라들은 회복세를 보였지만, 곧 정부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래서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또다시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경제는 살아났지만 부채는 늘어난 것이다. 성장에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 세금을 올리고 정부 지출을 삭감해야 하는데 이게 딜레마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돈을 풀어야 하지만 긴축을 통해 정부 채무를 줄이려 하면 다시 성장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성장이 주춤해지면 채권자는 상환을 걱정해 이자를 돌리려 하고 이는 다시 금리를 높이는 악순환을 부른다.

 긴축정책을 펴면서도 경제가 계속 성장할 것이라 생각하면, 그건 오산이다. 세금을 올리고 소비를 줄이고 싶다면, 성장을 포기해야 한다. 결국 긴축 정책을 펼쳐도 문제이고 펼치지 않아도 문제가 있다.

 

"긴축정책 너무 많이 하면 역효과 낳는다"…필립 코간 이코노미스트 칼럼니스트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끼는 삶을 조용한 삶이라 생각한다. 번 것 이상으로 소비하지 않는 삶을 아끼는 삶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경제학에 있어서는 이러한 것을 '긴축정책'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영국은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1%에 달하던 정부 지출을 9%로 줄였다. 영국 정부가 지출을 삭감하고, 세금을 올리는 긴축정책을 실시한 것이다. 영국 의회는부가가치세(VAT)를 올렸고, 학교나, 병원, 도로와 같은 설비투자를 줄였다.

 영국 정부는 2012년 중반까지 약 2년 간 강력한 긴축정책을 실시한 후 그때부터 긴축정책을 완화했다.

 긴축정책이 효과를 봤는지 나는 확신할 수가 없다. 과학적으로 검증하려면 긴축정책을 실시하지 않았을 때의 결과를 봐야 하는데, 그건 불가능하다.

 긴축정책을 과도하게 실시한 유럽을 봐라. 역효과가 났다. 그리스에서도 그랬다. 그리스 경제는 긴축정책을 실시한 지 4~5년 만에 25% 가량 위축됐다. 국제 채권단은 그리스가 긴축정책을 실시하게 했다. 너무 심하게 한 것 같다.

 

"빚만 갚으면 성장은 언제 하나"…저스틴 울퍼스 미시간 대학교 경제학 교수


 2008년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할 당시, 실업률이 급등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른바 '스티뮬러스 팩키지(stimulus package)’라는 강력한 경기부양 대책을 내놨다.

 전세계 주요 국가들이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통화팽창정책을 폈다.

 그러나 그 후 증가한 미국 정부 부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없었다. 경기는 부양됐다. 그러나 정부 채무는 증가했다. 매년 이자율이 증가했고 이것은 큰 부담이 되서 결국 성장 속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 닥쳤다.  

 

"긴축정책 논쟁은 공공 부문의 크기에 대한 논쟁이다"…서 찰스 빈 전 영국 중앙은행 부총재


 사람들이 긴축정책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들은 단순히 재정적자를 줄이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규모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긴축정책에 반대한다는 것은 큰 규모의 공공부문을 바라는 것이다.

 세금을 많이 내면 공공 부문의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 비용과 편익은 같은 것이다.

 영국 정부가 긴축정책을 덜 실시했더라면, 성장 속도는 더 빨랐을 것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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