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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감사원 "36조 해외자원개발, 지분투자로 변질…자원확보 미미"

등록 2015.07.14 14:28:59수정 2016.12.28 15: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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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정길영 제1사무차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기자브리핑실에서 '해외자원개발사업 성과분석'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3월부터 석 달 동안 한국석유공사와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등 공기업 3곳과 산업부, 기재부를 대상으로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성과를 감사한 결과, 사업의 본래 목적인 자원확보 성과는 미미한 반면 투자 성과는 저조하고 다수 사업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15.07.14.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정길영 제1사무차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기자브리핑실에서  '해외자원개발사업 성과분석'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3월부터 석 달 동안 한국석유공사와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등 공기업 3곳과 산업부, 기재부를 대상으로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성과를 감사한 결과, 사업의 본래 목적인 자원확보 성과는 미미한 반면 투자 성과는 저조하고 다수 사업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15.07.14. [email protected]

산자부 등과 3개공기업 대상 해외자원개발 성과분석결과 발표  32조 투자한 40개 해외자원개발 7년간 적자 12조8000억원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정부가 36조원을 투입해 추진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재무적 투자사업으로 변질되는 바람에 당초 목표한 자원확보 성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올해 3~6월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장공사 등 3개 에너지공기업과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외자원개발사업 성과분석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3개 에너지공기업은 1984년 예멘 마리브석유사업 진출을 시작으로 169개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총 35조8000여억원을 투입했다. 자원빈국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에서 안정적인 자원 공급처를 확보하려는 목표에서였다.

 공기업별로 석유공사가 97개 사업 21조7000억원, 가스공사가 25개 사업 10조3000억원, 광물공사가 47개 사업 3조8000억원이다.

 그러나 자원의 확보보다는 덩치를 키우려는 공기업의 지분투자 사업으로 변질됐으며 이로 인해 본래 목적인 자원확보 성과는 미미했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석유 도입실적 극히 미미…23개 사업은 국내도입 불가능

 감사원이 2002~2014년까지 13년간 3개 에너지공기업이 국내에 도입한 자원 물량을 검증한 결과 석유의 경우 국내 도입실적이 거의 없어 해외자원개발에 따른 국내 수급에 직접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의 실제 도입 실적은 석유공사가 갖고 있는 지분 생산량(5억배럴) 대비 0.4%(224만배럴)에 그쳤는데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석유수입량의 0.2% 수준에 불과하다. 비상시에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물량도 하루 4만9600배럴로 지난해 기준 국내 일일 석유소비량의 2.2%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광물공사와 가스공사의 지분 대비 국내 도입량은 각각 31.5%(36억7000만달러), 66.5%(6187만배럴)로 석유에 비해서는 사정이 나았지만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특히 3개 공기업이 33조7000억원을 투자한 60개 사업 중 23개 사업(7조8000억원)은 자원보유국이 반출승인이 제한되거나 자원처분권을 확보하지 못해 국내 도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6600억원 들인 7개 사업, 투자비 회수실적 전무

 감사원은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통한 재무적 성과도 당초 계획보다 크게 미달됐다고 지적했다.

 3개 공기업이 지난해말까지 32조원을 투자한 40개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지난 7년간 현금흐름을 분석한 결과 예상적자(3조1000억원)보다 9조7000억원 증가한 12조8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향후 5년간 현금흐름도 각 공사가 자체 전망한 것보다 14조5000억원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나아가 지금까지 총 6641억원이 투자된 7개 사업은 현재까지 투자된 비용의 회수가 어려운데다 앞으로도 수익성이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 사업에는 6조7325억원의 추가투자가 예정돼 있는데 손실이 뻔히 예상돼 매각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산업부 2004년 수립한 '2차 해외자원개발기본계획'이 부실 단초"

 이처럼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성과가 부진한 이유에 대해 감사원은 산업부가 2004년 수립한 '2차 해외자원개발기본계획'이 그 단초가 됐다고 지적했다.

 당초 산업부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목표를 '자원의 장기적·안정적 확보'에 뒀다가 자원 반출과 경제성 등의 문제로 자원의 국내 도입이 현실적 장벽에 부딪히자 2차 기본계획부터는 단순한 지분투자도 '해외자원 확보량'으로 인정했다. 이것이 양적 확대 위주로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추진된 근본원인이라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이어 2008년부터는 '공기업 대형화방안' 등을 통해 생산·개발 광구의 지분인수가 적극적으로 추진되면서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자원 확보보다는 생산량 지분 확보를 통한 공기업 외형 확대용으로 변질됐다고 감사원은 분석했다.

 이에 더해 투자과정에서 사업성평가나 투자심의 등 공기업 의사결정의 통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업부실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48개 사업에 46조원 추가투자…재무위험 가중 우려

 3개 공기업이 추진한 총 169개 사업 가운데 앞으로 추가 투자가 필요한 사업은 48개로 총 46조6000억원이 더 투입돼야 한다.

 각 공사는 추가 투자비 중 매출수익으로 29조2000억원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현실성이 부족해 공사가 부담할 차입규모가 급증할 우려가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3개 공기업의 향후 5년간 투자계획 및 자금조달계획 중 구체적 분석이 가능한 22조7000억원에 대해 감사원이 평가한 결과 투자비는 24조5000억원으로 1조8000억원 늘어나고 차입규모도 당초 계획보다 두 배 가량 증가한 9조7000억원으로 예성됐다.  

 여기에 감사 중 확인된 주요 사업의 부실을 고려하고 수익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조정한다면 향후 재무위험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통해 자원의 안정적 확보에 충실하도록 정책방향을 재설계하고 사업별 전략가치와 수익성을 반영한 자산관리 및 평가시스템, 부실투자 방지를 위한 투자 표준모델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감사결과는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치기 전 중간발표를 통해 공개한 것으로 감사원은 위원회 논의결과를 반영해 조만간 최종 감사결과를 확정키로 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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