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ELS '쏠림 단속' 예고…증권가 '당혹'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금융위원회가 파생결합증권 '지수 쏠림' 현상 단속에 나서면서 증권업계가 대응에 분주해졌다.
27일 금융위는 최근 급증하는 파생결합증권의 지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심한 경우 발행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특정 지수 위주로 주가연계증권(ELS) 등이 구성되면 금융 시장 변동에 취약하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위는 파생결합증권 발행 규모는 금액 기준으로 2010년말과 비교해 4.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시장이 급변할 경우 증권사들의 유동성과 건전성까지 악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복수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을 포함해 올해만 ELS 20개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됐다.
지난 2010년말부터 최근까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 종목은 모두 275건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주요 기초자산인 홍콩H지수 ELS가 된서리를 맞게되면서 당혹스러워 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대형 증권사 상품개발팀 담당자는 "사실 유로스톡스 편입 비중도 홍콩H지수 못지 않은데 이번에 지수가 빠지면서 부각된 것 같다"며 "헤지를 할만한 지수가 코스피 200, 유로스톡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등으로 한정적인 상황이라 어느정도 쏠리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홍콩H지수의 위험성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는 건 물론 필요하지만 금지는 좀 무리한 것 같다"며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삼는 투자자들도 생기는 상황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다소 거칠게 말했다.
이날 NH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등 각 증권사는 이번 조치가 미치게 될 영향을 분석하고 있는 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반면 홍콩H지수 기초 ELS 비중이 작은 곳과 큰 곳이 느끼는 분위기는 약간 온도차가 있었다.
중소형 증권사에 재직 중인 한 업계 관계자는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알아보고는 있다"면서도 "상대적으로 홍콩H지수로 발행한 ELS가 많은 대형사가 상대적으로 좀 더 민감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예고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뒤 9월 중 행정지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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