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정치

朴대통령 訪中, 韓 '정통성' 확인·실용외교 극대화 계기 될 듯

등록 2015.08.28 17:32:04수정 2016.12.28 15:31:4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베이징=뉴시스】중국의 항일승전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할 지가 동북아 국가들의 관심사가 된 가운데 중국 관영 언론이 박대통령의 참석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10일 중국공산당 기관지의 자매지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9월3일 외국 정상의 중국 열병식 참석 여부, 일본이 중국보다 더 초조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런 뜻을 전했다. 작년 11월 11일 중국 베이징 옌치후 국제회의센터(ICC)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 참석,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는 모습. (사진출처: 뉴시스 DB) 2015.08.10.

한반도 '독립 대표성' 주장 北, 朴대통령 전승절 참석에 '곤혹'  북핵해결·한반도 평화수립·통일 위해 中 지원 적극 활용 필요  한중 우호협력 바탕 동북아지역 리더십 확보·한미동맹 강화해야

【서울=뉴시스】김경원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3일 중국의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70주년' 기념행사의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을 두고 북한과 일본이 난감해하는 모습이다.

 북한은 그동안 자신들이 주장했던 한반도 독립의 정통성에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고, 중일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던 일본도 한발 뒷걸음질 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한국은 동북아지역에서의 리더십 확보와 한미 동맹 강화 등을 위해 실용외교, 자율적인 외교, 미래지향 외교를 본격화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北, 중국의 대한민국 정통성 인정에 '난감'할 듯

 박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는 '항일전쟁 승리' 기념행사다. 항일전쟁은 일본이 1937년 중국을 침략함으로써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날 때까지 중국과 일본이 치른 전쟁을 일컫는다. 이는 대한민국 독립과도 관련이 있다.

 북한은 "일본식민지배로부터 해방은 김일성 수령의 투쟁 결과로 얻은 것이고 대한민국은 미 제국주의의 앞장이 괴뢰집단"이라고 주장해 왔다. 즉 한반도 독립의 대표성이 북한에 있다고 강변한 것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방중으로 한반도 독립의 정통성을 주장했던 북한은 큰 타격이 예상된다. 박 대통령이 다음달 3일 열병식에 참석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옆에 서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한국을 한반도 독립의 대표로 인정하는 상황이 빚어지는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이번 전승절 열병식에서 연출될 상황이 매우 난처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박 대통령은 이어 4일엔 임시정부 개관식에 참석에 경축사를 할 예정이다. 북한을 향해 한반도 독립의 정통성이 한국에 있다고 쐐기를 박으려는 것처럼 비쳐진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도 앞서 지난 26일 "중국에서 우리 독립 항쟁의 역사를 기리는 측면을 감안해 열병식을 포함한 전승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입장에선 열병식에 시 주석 옆에 있어야 할 사람(김정은 위원장)은 없고, 있어선 안 될 사람(박 대통령)이 있다는 것은 큰 충격일 것"이라며 "중국정부 공식 기록에 남을 테니 대북확성기를 프린트한 셈"이라고 말했다.

 ◇韓中 정상, 북핵·경제협력방안 다루나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8일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한·미·중·일·러 5자간에 '북핵 불용' 원칙에 확고한 공통 인식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추진 방안에 상당한 정도의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신화/뉴시스】박근혜 대통령이 내달 3일 중국이 여는 제2차 세계대전 및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한다고 25일 중국 정부가 확인했다. 장밍(張明) 외교부 부부장은 이날 오전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23일 열병식에 참여할 중국 군인들이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2015.08.25

 북한 핵 문제와 관련, 한·중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원하는 '북핵 불용'에 시 주석이 어느 선까지 인정할지 관심사항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중국이 스스로 우리 입장에 공감하도록 만드는 게 양국 간 미래지향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실장은 "북한의 급변사태나 북핵문제, 한반도 평화수립은 물론, 통일로 가기 위해선 중국이 중요하다"며 "미래에 언제 있을지 모르는 안보에 대비하는 게 외교"라고 설명했다.

 양국 간 경제협력 방안도 주요 이슈다. 양국은 이미 여려 경제협력의 틀을 마련해 놓았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봉 선임연구위원은 "경제협력의 틀은 마련했으니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를 양국 정상이 협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미래지향적이고 실질적인 한중 우호협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용·자율성·미래지향 외교 강화

 박 대통령이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실용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외교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이를 질투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7일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 후 열병식 참관과 관련, "미·일은 박 대통령의 참여에 우려의 뜻을 전했다"며 "서방 선진국 정상들이 참여를 보류하는 가운데 박 대통령만이 돌출된 행태"라고 보도했다.

 이는 일본의 입장이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한 때 중국과 관계 개선을 통해 한국 외교를 고립시키려는 의도를 엿보이기도 했다.

 일본은 미일공조라는 구도를 신경 써 중국 전승절에 불참하는 걸로 결정, 중일관계 개선에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견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중국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면서 우리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고 나섰다.

 다만 박근혜정부는 향후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를 달래면서, 일각에서 제기될 수 있는  '중국 경사론'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어 보인다.

 동북아 지역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모습보다는 중국과 일본과의 관계를 적절히 유지하면서 우리의 실익을 극대화해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미국과의 동맹 역시 더욱 강화해 나가는 전략이 중요한 실정이다. 

 홍 안보전략실장은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은 실용적이면서도 한국외교의 자율성을 높이는 균형외교"라며 "이는 미래지향적인 외교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

구독
구독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