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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 영문학자, 17세기 '킹제임스성서' 초고 발견…학계 흥분

등록 2015.10.15 14:24:14수정 2016.12.28 15:4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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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킹제임스성서'의 인쇄본. 1612~1613년 쯤 인쇄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출처:위키피디아> 2015.10.15

【서울=뉴시스】'킹제임스성서'의 인쇄본. 1612~1613년 쯤 인쇄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출처:위키피디아> 2015.10.15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미국 영문학자가 영국 캠브리지대 기록보관소에서  1604~1608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킹제임스성서(KJV)'  초고를 발견했다고 영국 더 타임스,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킹제임스성서(흠정역·欽定譯)'는 1603년 영국 국왕 제임스 1세가 보다 정확한 영어판 성경을 만들기 위해 학자들을 모아 1611년에 편찬한 것으로, 역사적 종교적 중요성은 물론이고 가장 뛰어난 영문학 성과로도 평가받고 있다. 킹제임스성서는 한국 등 세계 각국의 성서 번역판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NYT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 몽클레어주립대 영문과의 제프리 앨런 밀러 교수는 14일자 영국 더 타임스 부록 '리터러리 서플리먼트'에 기고한 글에서 , 지난해 가을 캠브리지대 시드니서섹스칼리지의 기록보관소에 있는 새뮤얼 워드(1572~1643)의 '노트북'을 연구한 결과 지금까지 알려져온 것과 달리 '킹제임스성서'의 편찬을 위해 작성된 초고임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제임스 1세의 명령에 따라 구성된 6개 성서번역팀 중 하나에 속했던 새뮤얼 워드가 남긴 이 '노트북'은 총 70쪽으로 이뤄져 있다. 크기는 현대의 페이퍼백 책 만하다. '워드 노트북'은 이미 1980년대에 학자들이 각 문장마다 각주를 달아 종교적 의미를 분석한 적이 있을 정도로 학계에서는 존재가 이미 잘 알려져있다.

 하지만 밀러 교수는 '워드 노트북'과 '킹제임스성서'와의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연구했고, 이것이 '킹제임스성서'의 외경(Apocrypha) 부분 번역 초고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외경은 성서에서 논란이 많은 부분으로, 현재는 대다수 판본에서 제외돼있다.

 밀러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번역자(워드)가 외경의 그리스어판을 영어로 번역하면서 무엇을 고민했는지, 왜 특정 영어 단어를 선택했는지 등을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존하는 '킹제임스성서'의 번역초고는 3개뿐이며, 그나마도 대부분이 번역가 개개인의 초고가 아니라 성서편찬 최종 단계의 원고들이다. 밀러 교수는 인터뷰에서 '워드 노트북'이 '킹제임스성서'의 초고라는 사실을 알게 됐던 순간을 "마치 번개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아직 다른 학자들로부터 본격적인 검증을 받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킹제임스성서'와 관련한 가장 중요한 기록 발견이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NYT는 평가했다.

 뉴질랜드 빅토리아대의 세계적인 성서학자인 데이비드 노튼 석좌교수는 밀러 교수의 연구성과를 '중대한 발견'이라고 평가했고, 영국 리스터대의 고든 캠벨 교수 역시 "킹제임스성서의 90%가 소실된 상태"라면서 '워드 노트북'의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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