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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CNN, 제3차 세계대전 가능성 시사…"1차 세계대전 상황과 유사"

등록 2015.11.25 23:25:13수정 2016.12.28 15: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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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베르투르크TV ·AP/뉴시스】러시아 수호이-24 전투기가 24일(현지시간) 터키 전투기에 의해 격추되는 모습이 하베르투르크 TV에 의해 포착됐다. 사진은 동영상을 캡처한 것이다.2015.11.25

【 하베르투르크TV ·AP/뉴시스】러시아 수호이-24 전투기가 24일(현지시간) 터키 전투기에 의해 격추되는 모습이 하베르투르크 TV에 의해 포착됐다. 사진은 동영상을 캡처한 것이다.2015.11.25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CNN이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로 인한 제3차 세계대전 발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CNN은 25일(현지시간) "이것이 제3차 세계대전이 아니면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것은 마치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상황과 유사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으로 평가되는 파리 연쇄 테러가 발생한지 며칠 만에, 그리고 유럽연합의 비공식적 수도라고 할 수 있는 벨기에 브뤼셀이 경계태세를 완전히 해제하지 않은 상황에서, 터키가 러시아의 전투기를 격추시켰다면서 CNN은 세계 정세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했다.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시킨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맹국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토는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서유럽국가를 중심으로 설립된 기관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비행기가 격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냉전시대인 1950년대 이후로는 처음이다. CNN은 "만일 이런 사태가 냉전 중에 발생했다면, 핵전쟁이 났을 수도 있다"면서 현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파리 연쇄 테러 후, "이번 테러 공격은 3차 세계대전의 단편적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국 전투기 격추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반응도 격렬해 전쟁 발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푸틴 대통령은 "테러범들을 돕는 국가가 등에 칼을 꽂았다"면서 "러시아는 이러한 잔혹행위에 눈을 감지 않을 것이다, 악의 세력에 맞서 싸우자"고 말했다. "여러분은 나토가 이슬람국가(IS)를 지지하기를 원하는가? 모든 국가가 각각의 이해관계에 얽혀 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오늘 발생한 이러한 범죄는 묵과할 수 없다"고 푸틴은 말했다.  

 또한 이번 격추로 러시아는 시리아 북서부에 있는 러시아군 공군 기지에 최신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인 S400을 배치했다. 러시아에서는 대형 여행사가 터키의 여행 상품 판매를 중단했으며, 터키의 닭고기 수입을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이는 등 터키에 대한 반발은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와 터키의 갈등은 최근 시리아 사태로 인해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갈등의 빙산의 일각이라고 CNN은 전했다. 지난달 러시아 여객기 폭발사건,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의 파리 테러, 그리고 이번 러시아 여객기 격추까지, 그 중심에는 시리아가 있다. 

 2011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들을 대량 학살한 것이 소용돌이와 같이 세계로 번진 것이다. 시리아 내전은 유럽으로 향하는 엄청난 난민만을 초래했을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테러 단체도 양산했다. 이에 세계 강대국들까지 끌어들이면서 판이 커졌다.

 러시아와 터키도 시리아 내전에 관여됐는데 그 입장은 다르다. 러시아는 동맹 관계인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키기 위해 자국군을 시리아에 파견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연합국의 비난을 받았다. 반면 터키는 쿠르드족의 독립을 막기 위해 아사드 정권의 축출을 목표로 하지만, 그 방법으로 급진 시리아 반군을 지원했다. 아사드 정권의 전복을 위해 터키는 급진 무장단체인 IS 등에 합류하기 위해 자국을 거쳐 시리아로 가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국경 통과를 용인해 시리아의 지하디스트 조직을 사실상 키웠다.

 시리아 내전으로 촉발된 세계 전쟁에는 이미 여러 국가가 연관돼 있다. 지난해, 미국은 IS격퇴를 위해 한국, 호주 등 60개국에 달하는 연합국을 형성했다. 반면 IS는 이미 전 세계에 조직원들을 심고 테러를 자행하기 시작했다. 시리아를 거점으로 하는 IS는 이라크, 리비아, 이집트 시나이 반도, 나이지리아, 아프리카 등지로 퍼져 나갔다. 아프가니스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알제리아, 필리핀까지도 IS에 충성을 맹세하는 단체들이 생겨났다.

 CNN은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시리아 내전이 바로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그러나 24일 NBC 뉴스는 이번 러시아 전투기 격추가 3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NBC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군사연감인 '제인연감'을 만드는 영국의 IHS제인스는 이번 사태가 "전면전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 대학의 이안 실즈 국제 관계학 교수는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이 경제적 압박이나 제재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 도를 넘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각국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경제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면서 "러시아가 함부로 행동하다가는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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