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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오바마 "핵무기 없는 세상 어떻게 만들까" WP에 기고

등록 2016.03.31 11:44:19수정 2016.12.28 16: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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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조찬 기도회 도중 에이브리험 링컨 전 대통령 인물화 앞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6.3.20.

【워싱턴=AP/뉴시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조찬 기도회 도중 에이브리험 링컨 전 대통령 인물화 앞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6.3.20.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31일부터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핵안보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우리는 핵무기 없는 세상의 비전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나(How we can make our vision of a world without nuclear weapons a reality)”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오마바 대통령은 기고문을 통해 이번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는 7년 전 자신이 제안했던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한 ‘프라하 어젠다’의 대들보를 세우는 작업을 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냉전시대 재래식 핵무기는 오늘 날의 위협적인 무기가 될 수 없다. 미국과 러시아는 전 세계 핵무기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좀 더 감축하기 위한 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핵위협과 관련해서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최근 평양에 추가 제재를 가했다. 도발을 하면 응분의 대가를 지불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완수하기 위해 우방 및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오바마 대통령의 기고문 요지.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는 여러 요인들 중 가장 위험한 것은 핵무기의 확산과 잠재적 사용 가능성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나는 7년 전 프라하에서 미국이 핵무기 확산 중단과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해 진력을 다할 것임을 밝혔다. 이러한 비전은 나보다 앞서 여러 미국 대통령들이 쌓아온 정책들이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우리는 언젠가 지구상에서 핵무기를 완전히 없애는 날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31일 나는 워싱턴에서 세계 50개국 정상들과 함께 핵안보정상회의를개최한다. 프라하 어젠다의 대들보를 세우는 작업을 하는 자리다. 테러리스트들이 핵무기를 구입하고 사용하는 것을 막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들이 새로운 결의를 다지고,핵안보를 뒷받침하는 국제조약과 기구들을 강화할 것이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등 테러 조직들이 지속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 우리는 우방들과 함께 테러에 대비하는 노력들을 점검할 예정이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네트워크와 가장 위험한 무기를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내가 지난 2009년 4월 프라하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의 큰 비전을 밝힌 이래 우리는 핵 테러리즘 방지를 넘어서는 중요한 진전을 이루었다.

 첫째, 우리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해 구체적인 과정을 거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을 착실히 실천하고 있다. 2018년까지 미국과 러시아가 배치한 핵미사일 탄두는 1950년대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 될 예정이다. 나는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에서 핵무기의 규모와 역할을 많이 줄였다.

 둘째, 우리는 핵확산금지조약 등 핵확산을 막기 위한 전 세계적 차원의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란의 경우처럼 핵무기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를 이루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란의 핵무장은 우리의 국가안보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협요인이다. 이란의 핵무장은 중동에서 핵무장 경쟁을 촉발할 우려가 있다.

 처음에 이란은 외교적 해결을 거부했다. 미국은 국제적 협조 아래 이란에 제재를 가했다. 긴밀한 협상 후 이란은 핵무기로 가는 모든 길을 봉쇄하는 핵 협상에 동의를 했다. 이러한 협상을 통해 다른 나라들이 핵무기를 얻을 수 있는 길을 막을 수 있었다. 우리는 앞으로도 이란이 약속을 충실히 지키는 지 지켜볼 것이다.

 셋째, 우리는 여러 나라들이 평화적인 핵에너지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체제를 구축할 것이다. 내가 7년 전 제안했던 국제 연료 은행(The international fuel bank)은 지금 카자흐스탄에 건설되고 있다. 국제 연료 은행이 완성되면 세계 여러 나라들은 (핵무기로의) 전용과 도난 위험이 있는 우라늄을 생산하지 않고도 핵 에너지를 생산해 낼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아직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일들을 남겨 두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지속적으로 러시아에게 중거리핵전력(INF) 감축협상 의무를 준수하라고 요구해 왔다. 냉전시대 재래식 핵무기는 오늘날의 위협적인 무기가 될 수 없다. 미국과 러시아는 전 세계 핵무기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좀더 감축하기 위한 협상을 해야 한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 북한은 최근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최근 평양에 추가 제재를 가했다. 도발을 하면 응분의 대가를 지불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완수하기 위해 우방 및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하겠다. 세계의 안전을 위해서는 여러 나라들이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을 비준해야 한다. 핵무기 제조 원료인 핵분열 물질 생산은 영구적으로 중단하는 새로운 조약을 체결해야 한다.

 나는 프라하 연설에서 핵무기 없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상은 하루아침에 얻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도 내 생애에서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시작을 했다. 이제까지 핵무기를 사용한 유일한 나라로서 미국은 핵무기를 제거하는 길을 계속 인도해야 하는 도덕적인 책무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아직 어떤 나라도 이러한 비전을 혼자 이뤄낼 수 없다. 세계가 함께 해야 하는 일이다.

 우리는 눈앞에 놓여 있는 높은 장애물을 분명히 바라보고 있다. 그렇다고 물러나서는 안 된다. 운명론에 빠져서는 안 된다. 핵무기 확산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우리의 비전을 향해 계속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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