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부동산가격 주춤, 가파른 오름세 '숨고르기'
【제주=뉴시스】이승주 기자 = 고공행진하던 제주 부동산 가격이 올해들어 주춤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선 올해부터 본격적인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014~15년 제주도 아파트가격은 16.08% 오르면서 2년 동안 전국에서 가장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1년 동안도 12.36% 상승했다. 이는 전국 상승율(4.68%)의 약 3배에 달한다.
가파르게 오르던 제주 아파트 매매가는 올해부터 둔화하기 시작했다. 올 1~3월까지 오름폭이 줄더니 4월에는 보합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약 1년9개월만에 매매가가 소폭 하락하기도 했다.
그동안 유커 등 국내외 관광객이 증가하고 제2공항 등 각종 개발호재가 겹치면서 제주에는 부동산 수요가 꾸준히 이어졌다. 또한 '제주도 한달살기' 트렌드 등에 힘입어 해마다 매년 약 60만명 씩 인구가 유입해 주택 수요도 증가했다.
제주는 한라산과 해안 지역 등 상당수가 개발규제로 묶여 물량은 부족한 편이다. 수요대비 물량 부족으로 제주 부동산 가격은 최근 단기간에 급격히 올랐다.
제주의 한 공인중개사는 "2~3년 전 3.3㎡당 1000만원 하던 아파트가 지금은 1500만원까지 올랐다"며 "'육지사람들'이 가격을 올려놓은 탓에 정작 제주 사람들은 집살 엄두를 못낼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사람들은 체감하지 못하겠지만, 제주 주민들은 몇년 사이 가격 상승을 더 피부로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잠시 '주춤'하는 수준일 뿐 중·장기적으로는 다시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제주 제2공항과 신화역사공원, 예례휴양단지 등 각종 개발사업과 해군기지 완공 등 개발호재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세계적인 관광지로 자리잡은 만큼 관광객의 발길은 계속 이어지면서 관광개발 투자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관광산업의 특성상 경기나 천재지변 등 돌발변수의 영향을 받겠지만 이또한 일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갑작스런 외부 충격에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다.
중국 투자수요가 가격의 상당부분을 끌어올린 만큼 중국 경기 침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이 해외투자를 규제하는 등의 중국 내 변수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국내 경기가 위축되면 제주 관광객의 다수를 차지하는 국내 관광수요도 줄어들 수 있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가격이 너무 오르면 이전보다 수익률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가격이 오를 수록 이전보다 투자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 마냥 낙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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