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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문제는 경제: 지역경제 현장을 가다]⑫ 경제적 존재감마저 흔들리는 전북

등록 2016.05.04 06:00:00수정 2016.12.28 17: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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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뉴시스】고석중 기자 =

【전북=뉴시스】유영수, 신동석, 정경제, 고석중 기자 = 한국 경제의 3%를 차지하고 있는 전북 경제는 제1차 산업인 농업에 기반을 두고 있다. 따라서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 그리고 구조조정 여파 속에서 전북은 그래도 좀 괜찮은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1970년대 박정희 정권에 의해 진행된 공업 드라이브 정책에 한때 13%까지 점유했던 전북 경제는 끊임없이 추락해 존재감을 위협받고 있다. 오히려 그나마 전북에 공장을 둔 대기업 현대중공업과 GM, 현대자동차 상용차 등은 구조조정 여파로 지역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울산만이 아닌 군산의 현대중공업 사태

 새만금과 군산이 맞닿는 곳에 위치한 180만㎡  규모의 현대중공업 군산 공장. 군산 조선소는 25만t급 선박 4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130만t급 도크와 1650t급 크레인을 보유하고 있다. 조선소는 4월과 5월 중국서 날아온 황사와 미세먼지, 바다 안개에 휩싸여 뿌옇다. 현대중공업의 암울한 현재를 보여 주는 듯하다.

 현재 군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건조중이거나 예정인 선박은 총 13척. 이것도 연말이면 끝이다. 본사 수주 물량이 급격히 줄면서 군산 조선소 배분량이 사실상 바닥이 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2월부터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군산 공장은 본사 직원 715명, 계약 용역 직원 361명, 사내 협력사 직원 3352명, 사회협력사 1267명 등 총 5700여명 규모로 운영됐다. 지난 2월말 전체적으로 2000명 정도가 구조 조정됐다, 본사 직원(정규직)도 490여명에 불과하다. 현재도 정규직을 대상으로 70명 정도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군산 지역 경제는 결정적 영향을 받았고 문동신 군산시장이 현대중공업 본사로 찾아가 수주 물량의 배분을 요구했지만 본사 자체가 일감이 없는 상태였다.



 ◇ 전주페이퍼, GM도 직격탄

 이런 가운데 군산에 공장을 두고 있는 GM 자동차 공장(구 대우)은 한때 공장 이전까지도 고려할 정도였다. 다행이 지역 정치권과 시민들이 나서 존치에는 성공했지만 이전의 위기감은 상존해 있다. 지난주 GM은 신차 발표와 함께 군산 공장의 활성화를 다짐하며 위기를 넘기고 있다.

 아시아 신문 종이시장의 80%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주의 전주페이퍼는 지난해 8월 2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총 600명에 달하는 직원 중 거의 30%이 자리는 일용직(촉탁직)으로 채웠다.

 다행이 전북 완주에 소재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상용차 공장은 일단 특별한 구조조정 없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



 ◇해외 수출 급감, 전북 경제 직격탄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2월 전북 지역 수출은 5억3000만 달러였다. 이는 전년 대비 13.6% 감소한 것으로 제조업 업무 현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결정적 수치다. 전북도는 정밀화학 원료와 승용차 등의 수출 감소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특히 대 중국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실제 수출 상황을 분석한 결과 OSI가 생산하는 실리콘 웨이퍼와 합성수지 등은 증가했다. 반면 정밀화학연료, 승용차 등에서 급감했다.

 국가별로 인도네시아와 인도 등에서는 증가율을 보인 반면 아랍에미레이트, 멕시코, 브라질, 대만 등에서는 감소했다.



 ◇노동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

 전북의 경우 올 들어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7000명 정도 늘었다. 농업분야와 서비스 분야에서 일자리가 창출됐다는 것이 전북도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 2월말로 농업 분야에서 일자리가 8000개나 늘었다. 전년 대비 7.7% 성장률이다.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도 5.7% 늘었다. 그 규모는 1만 8000명 정도다. 그러나 제조업 분야에서 전년 대비 6.8%인 8000명이나 줄었다. 건설업 분야에서도 3.7% 축소됐다.

 전체적으로 임금 근로자수는 1.2% 감소했으며 일용근로자수는 1.6% 증가한 것이다. 근로 기준의 가장 아래 단계인 비임금 근로자는 큰 폭(4.9%)으로 늘었다.

 전북도 관계자는 “고용 시장의 흐름은 양적으로 호조세이나 제조업고용 시장의 악화로 질적인 측면에서 악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렇다보니 전북지역 제조업 재고율은 129.6%로 전년에 비해 8.3% 올라갔다. 이에 따라 생산량은 2%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수출 분야에서 30.2%나 감소한 반면 내부용만 20% 증가했다.



 ◇금융 분야로 시각 돌려

전라북도는 국민연금관리공단 전주 입주에 따른 기금운영본부의 이전이 조속히 추진될 경우 금융타운 조성 사업이 본격화 궤도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농업 중심의 전북의 경제 구조를 금융 산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익산에 조성되고 있는 국가 식품클러스터 단지 조성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기업 유치와 인력 창출이 전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대중국 수출이 급감하는 상황과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전북 연고 기업의 도산으로 불황의 늪을 헤쳐 나가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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