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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北, 7차 당대회 생중계 안해…개막 사실도 언급없어

등록 2016.05.06 16:27:11수정 2016.12.28 17: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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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북한이 6일 36년 만에 노동당 제7차 대회를 생중계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왔으나, 개막 6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런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이나 중앙통신 등 관영 매체들은 이날 오전 제7차 당대회 개최를 예고하는 기사와 관련 사설 정도만 띄우고서는 추가적인 보도를 자제하는 모습이다.
 
 북한의 중앙TV도 이날 아침부터 김일성 김정일 관련 기록영화나 노동당 관련 노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치적을 선전하는 기록영화를 계속 내보내고 있을 뿐 7차 당대회 개막 사실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번 당대회 취재를 허락받고 평양에 들어간 외신 취재진 또한 개막식과 총화가 진행되는 4·25문화회관으로의 접근을 통제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예전부터 당대회나 당대표자회 등 주요 의사결정을 위한 회의를 개최할 때마다 생중계를 하지 않고 사후에 보도하는 형식을 취해왔다.

 1980년에 열린 제6차 당대회의 경우 북한은 첫째 날 진행됐던 당시 김일성 총비서의 개회사와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總和) 보고를 생중계하지 않았다. 대신 다음날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할애해 개회사 내용과 사업총화 보고 내용을 상세하게 실었다. 평소 6면인 노동신문은 당시 22면까지 증면(增面)됐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체제를 장악한 이후에도 이러한 보도방식은 바뀌지 않았다. 지난 2012년 4월11일 하루 동안 열린 제4차 당대표자회의 경우에도 북한은 생중계를 하지 않았다.

 당시 북한은 제4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로, 김정은을 당 제1비서로 추대했다. 이러한 내용은 당일 오후 5시가 넘어서야 조선중앙통신, 중앙방송, 조선중앙TV에서 간략하게 다뤄졌다. 상세한 내용은 다음날에 전해졌다.

 북한이 이처럼 주요 회의 장면 공개를 꺼리는 것은 외부에 공개할 내용을 취사선택해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이 사후에 기록영화를 제작해 주민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이러한 선전 작업의 일환이다.

 또한 생중계 도중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실수라도 하게 될 경우, 이러한 장면이 그대로 송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는 관측이다. 이는 김일성 시절부터 내려온 관례이다.

 김일성과 김정일이 동시에 등장하는 6차 당대회 장면도 생중계가 아니라, 기록영화이다. 김일성이 육성으로 총화 보고하고 김정일의 젊은 모습이 담긴 이 기록영화를 6일 아침 중앙TV는 다시 방영했다.

 반면, 대규모 군중시위나 군사 퍼레이드 등 내용 자체가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행사들은 생중계를 해 왔다. 북한 당국이 우려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실수에 대한 우려나 부담이 공식 회의에 비해 적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해 10월10일 당창건 70돌 경축 열병식과 퍼레이드는 당일 오후 3시 2분전부터 5시30분까지 2시간32분 동안 생중계됐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기념사도 그대로 전파를 탔다.
 
 이에 앞서 2010년 10월에 있었던 당 창건 65주년 경축 열병식도 1시간47분가량 생중계됐으며, ▲북한정권 창건 65돌 노농적위대 열병식(2013.9.9) ▲전승(정전협정 체결) 60돌 경축 열병식(2013.7.27) ▲김일성 생일 100돌 경축 열병식(2012.4.15) 등도 생중계했었다.

 이밖에 북한은 지난 2011년 12월28일 김정일의 발인식을 3시간4분 동안 생중계했으며, 1994년 7월 김일성의 발인 역시 생중계됐었다.

 한 북한 소식통은 "북한은 이번 제7차 당대회 때도 이와 같은 보도방식을 유지하는 모습"이라며 "이날 오후 관영 매체를 통해 당대회 개막 사실을 간략하게 전달하고, 다음날 취사선택한 내용을 상세하게 보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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