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평화조약 새 접근법"…푸틴에 경제적 당근책 제시
7일 NHK, 교도 통신 등 일본언론은 아베 총리가 이번 회담에서 영토문제와 평화조약 체결과 관련해 새로운 발상으로 협상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으며, 푸틴 대통령도 이에 기본적으로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만찬도 포함해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회담 후 아베 총리는 기자단에 쿠릴4도 문제를 포함한 평화조약 협정에 대해 "평화협정은 정체해 왔다"면서 "이 정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발상과 달리 새로운 발상에 근거해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해, '새로운 접근법으로 진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 푸틴 대통령도 그 기본적인 생각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말한 '새로운 접근법'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마이니치 신문은 "이번 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러시아가 요구하는 경제발전과 국민생활 향상을 위한 협력에 호응함으로써 영토문제 협상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경제를 중심으로 한 8개 항목의 협력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제시한 협력 계획은 원유·가스 등의 에너지 개발 ▽ 극동 지역에서 항만 정비나 농지 개발 등을 통한 산업진흥 ▽ 상하수도 등의 인프라 정비 ▽ 첨단 병원 건설 등 8개 항목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날 회담에선 아베 총리가 공을 들이고 있는 영토 문제와 평화조약 체결 협상과 관련해선 별다른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의 관심사는 일본과의 경제 협력으로, 그는 회담의 앞서 모두 발언에서 "양국 간에는 정치 분야에서도 경제·무역 분야에서도 여러 문제가 있어 관계를 구축하고 높은 수준의 대화를 유지해야 한다. 이번 방문은 상호 이익이 있는 모든 분야에서 공동작업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라고 말하면서 일본과의 경제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아베 총리는 푸틴 대통령의 연내 방일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실현하기 위해 더욱 검토하고자 한다"고 말하는데 그쳤다. 대신 아베 총리는 오는 9월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의 푸틴 대통령 초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기자단에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다시 만나기로 합의했다"라고 말했다.
그 밖에 두 정상은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할 수 없다는 점과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기존 합의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아울러 러시아 측은 동시에 미국이 한국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를 배치하려는 움직임 등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회담 후 "아시아 지역의 미국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이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법률적 보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제2차 세계대전(태평양 전쟁) 종전 이후 일본과 러시아는 지금까지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이 조약 체결의 전제조건으로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극동의 쿠릴 4개섬 반환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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