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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반기문 대선 도전 암시…대통령 당선 가능성은?

등록 2016.05.26 00:07:22수정 2016.12.28 17: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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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오른쪽)이 25일 제주 ICC에서 열린 제주포럼 만찬에 참석해 홍용표 통일부 장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2016.05.25. (사진=중앙일보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세희 기자 = 잠재적 대선 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내년 대선 출마를 암시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실제 도전할 경우 그의 당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 총장은 이날 제주 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가진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어디까지나 유엔 사무총장이지만 돌아오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여러가지 역할에 대해서는 그때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어 국내 정치와 관련, "국가가 너무 분열돼 있다"며 "정치 지도자들이 국가 통합을 위해 계파와 지역 파벌을 없애야 한다"고도 했다. 그간 국내 정치에 대해 일절 언급을 않던 반 총장이 '국민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국가 분열을 우려했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는 이를 사실상 대선 도전 시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반 총장은 당적이 없어 아직은 여야 3당 어디로도 출마가 가능하다. 하지만 두 야당은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대표가 확고한 지지기반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반 총장이 이를 뛰어넘긴 힘들다. 따라서 친박계가 구애하고 있는 새누리당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반 총장이 새누리당에 입당할 경우 김무성 전 대표 등 다른 출마 예상 후보들이 있기에 합의 추대는 쉽지 않다. 결국 이들과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한다. 새누리당 당헌 당규에 따르면 대선 후보는 당원과 대의원 및 여론조사,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1위 후보자가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

 만일 당내 주류인 친박계가 반 총장을 적극 지원할 경우엔 이를 돌파하기가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여론조사상 우위를 점하고 있기에 친박계를 등에 업고 당심만 얻는다면 여타 후보를 능히 제칠 수 있다.

 문제는 야권 후보와의 본선 경쟁이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 등과 1, 2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하지만 막상 본선에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검증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유력한 상대 후보로 예상되는 문 전 대표는 2012년 이미 대선을 치렀기에 딱히 후보 검증 부분에서 새롭게 제기될 문제가 없다. 안 대표도 선거를 두차례나 치렀기에 어느 정도 검증된 상태다. 그러나 반 총장은 정치 신인이다. 30여년의 공직생활을 되짚는 과정에서 어떤 돌발변수가 생길지 예단하기 어렵다. 생각하지 못했던 의혹이 제기될 경우 득표전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또 검증을 무사히 통과해도 그의 득표 확장력이 어느정도 되느냐 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출신지인 충청권과 여당의 텃밭이 영남지역에서는 우세를 보일 수 있지만, 서울과 수도권 등지에서도 상대 후보를 넘어설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 관건이다.

 이밖에 1944년생으로 내년 대선에서는 73세가 되는 상대적 고령도 부담이다. 아무래도 젊은층과의 소통이 걸림돌로 떠오를 수 있다.

 그러나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해 세계 여러 국가와 원활한 교류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과 동서갈등과 세대갈등, 지역별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란 점은 큰 장점이다. 또 남북 경색 국면에서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했다는 점도 유권자들에게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여야 투쟁 일변도의 국내 정치에 물들지 않았다는 점도 신선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같은 점 때문에 벌써부터 야권에서는 반 총장 견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반 총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도 아니고 새누리당으로 갈지, 야당으로 갈지도 정해진 건 없다. 하지만 그의 대선 도전 암시성 발언만 놓고도 정치권이 술렁이는 것을 보면 반 총장의 정치적 파괴력이 간단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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