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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나그네 김찬삼 함께, 특별전 ‘여행하는 인간 Homo Vians’

등록 2016.05.30 17:47:02수정 2016.12.28 1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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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일제강점기 관광기념인첩, 동국사·모던북

【서울=뉴시스】일제강점기 관광기념인첩, 동국사·모던북

【서울=뉴시스】신동립 기자 = ‘여행하는 인간 호모 비안스’가 31일 오후 4시 한양대학교 박물관에서 개막한다. 8월27일까지 계속되는 무료 전시회다.

 배움, 종교, 경제적 이익, 즐거움 등 여행의 목적을 살피고 여행 수단인 발과 말, 기차와 선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여행자의 가방에도 주목한다.

 조선 후기 여행증명서인 정국현의 노문(성균관대박물관), 사대부의 여행용품 목록인 행구건기(경기도박물관), 근대기 개화파 유길준이 여행하면서 사용한 세면도구 세트(고려대박물관)도 볼 수 있다.

【서울=뉴시스】김찬삼, 1963년 슈바이처 박사와 함께

【서울=뉴시스】김찬삼, 1963년 슈바이처 박사와 함께

 조선시대부터 근대 이후까지 글과 그림으로 남긴 여행자의 기록도 나왔다. 이풍익이 21세 때 금강산을 유람한 뒤 짓고 그린 시와 그림을 담은 ‘동유첩’(성균관대박물관), 정운경이 표류민들의 기록을 모아 엮은 ‘탐라견문록’(서강대 로욜라도서관), 홍대용의 ‘을병연행록’(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등이다.

 1922년 평화기념 동경박람회에 참여한 안동권씨의 ‘일본 시찰기’(동국사)도 공개된다. 1922년 3~7월 도쿄 우에노공원에서 열린 평화기념동경박람회는 222개 조선인 시찰단 5187명이 관람했다. 4월 15일부터 16일 간 여행한 권씨의 견문록은 친필 두루마리로 당시 조선시찰단의 상세한 일정을 알 수 있다. 일본의 발달한 문물을 보고 감탄하는 식민지 조선인의 근대화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느껴진다. 일제강점기 학술조사여행, 20세기 중반 발행된 여행기와 여성여행자의 시선, 이방인의 조선여행 등도 소개된다.

【서울=뉴시스】광복 이후 조선려행늇노리, 국립민속박물관

【서울=뉴시스】광복 이후 조선려행늇노리, 국립민속박물관

 여행을 떠나지 않고도 즐기는 와유, 인생 의례로서의 여행인 수학여행과 신혼여행의 시대적 변천도 살핀다. 1989년 해외여행 전면자유화 이후 여행의 변화를 정리하고 여행가, 여행작가, 여행사 종사자 등 여행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해 여행의 의미를 되새긴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대표 여행가로 조선시대 여성이라는 신분의 굴레를 벗어나 남장을 하고 금강산과 관동팔경을 누빈 김금원(1817~1850?), 여행에 미쳤다는 평을 들은 정란(1725~1791)의 흔적도 따라간다.

【서울=뉴시스】안동권씨 1922년 일본시찰기, 군산 동국사

【서울=뉴시스】안동권씨 1922년 일본시찰기, 군산 동국사

 또 우리나라 최초의 배낭여행자인 ‘세계의 나그네’ 김찬삼(1926~2003)을 재조명한다. 김찬삼은 1958년 세계일주를 시작으로 14년 간 지구를 수십바퀴 누빈 선구자다. 지리학자이기도 한 김찬삼은 세계여행이 쉽지 않던 1960~70년대 세계의 역사, 문화, 지리에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세계여행의 가능성을 열어줬다. 귀국 후 강연과 사진전, 여행기 연재 등으로 인기를 누렸다. 1962년 초판이 발행된 ‘세계일주 무전여행기’는 며칠 만에 재판을 찍을 정도로 주목받았다.

 김찬삼이 사용한 카메라, 신발, 배낭 등 여행용품과 원고, 스크랩 등을 볼 수 있다. 김찬삼의 장녀인 김을라 이사장(김찬삼세계여행문화협회)은 “김찬삼 여행기를 읽으며 세계여행에 나선 기성세대에게는 추억, 김찬삼을 알지 못하는 젊은 여행자들에게는 김찬삼의 여행정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뉴시스】김찬삼의 여행기들

【서울=뉴시스】김찬삼의 여행기들

 한양대 개교 77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기획특별전을 준비한 한양대박물관 이희수 관장은 “인간은 왜 여행을 떠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여행자의 발, 여행자의 가방, 여행자의 눈이라는 주제를 역사적, 문화인류학적으로 살펴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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