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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라이트형제 '플라이어호'보다 300년 앞선 비행기?

등록 2016.06.02 10:18:40수정 2016.12.28 1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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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선의 비행기, 다시 하늘을 날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항공기 설계 연구가인 이봉섭(36) 씨는 '조선의 비행기, 다시 하늘을 날다'에서 오랫동안 전설 속에 묻혀 있던 '비거(飛車)'의 실체를 파헤친다.

 라이트 형제가 1903년 만든 '플라이어호'보다 300년이나 앞선 1592년에 조선의 하늘을 날았다고 그가 주장하는 비행기다.  

 임진왜란의 격전지로 꼽혔던 1·2차 진주성 전투에서 조선의 하급 군관인 정평구가 개발, 사람과 물자를 운송하며 맹활약을 펼쳤다고 전해진다는 것이다.

 임진왜란으로부터 200여 년이 지난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규경이 '오주연문장전산고'의 '비거변증설'에 남긴 비행 장치에 대한 기록이 단서다. 그는 서양에서 전래된 열기구와 같은 새로운 비행 수단에 대해 전해 듣는다. 우리 역사 속의 비행 장치에 관심을 갖고 자료와 일화들을 수집했다.

 한국과 러시아에서 항공 공학을 공부한 이 연구가는 '비거변증설'을 원동력으로 삼고 한국의 전통 과학 기술과 첨단 항공 공학의 성과를 연료로 삼아 '역사적으로 실존 가능한 비행 수단'으로서 비거의 가능성을 증명해나간다.

 전통 한선의 돛 구조가 현대 비행기의 날개 구조와 같다는 사실을 알아내, 바람을 모았다가 흐르게 함으로써 양력을 얻는 비거의 비행원리를 보여준다.

 서양의 돛대는 돛폭의 정 가운데를 가로지른다. 돛폭을 1대 2로 나누는 위치에 돛대를 놓는 전통 한선의 방식은 날개를 상하로 가로지르는 뼈대인 스파가 날개 단면의 3대 7 지점에 들어간다. 현대 비행기 날개의 스파와 매우 흡사한 구조다.  

 이 연구가는 이와 함께 옻칠, 한지, 대나무 등 조선 시대에 광범위하게 사용된 재료들의 실용성을 현대 항공 과학의 관점에서 검증, 400여 년 전 조선의 여건에서 제작 가능했던 비행기인 비거의 실체를 파고든다.  

 비거를 복원해 내는 과정은 공교롭게 미래 비행기에 대한 관점을 제시한다. "비거의 친환경적인 재료와 원리가 현대의 항공 과학이 나아갈 지속 가능한 비행기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연구원은 "과거의 하늘을 날았던 비거와 미래의 하늘을 가로지를 친환경 비행기가 만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216쪽, 1만9500원, 사이언스북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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