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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친박은 극우"…김무성 반박(反朴)으로 대선 몸풀기

등록 2016.06.20 12:30:37수정 2016.12.28 17: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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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찬선 기자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연설을 마치고 유승민, 김무성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16.06.20.  mania@newsis.com

김무성 "기회될 때마다 이야기하겠다"  5% 아래 추락한 지지율…위기론에 정치재개 시점 앞당긴 듯  총선 참패 정면돌파 '의지'

【서울=뉴시스】김동현 홍세희 기자 = 총선 참패 후 잠행 모드를 이어가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대권을 향한 본격적인 몸 풀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선거 참패 후 두 달간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자제해 오던 김 전 대표는 자신의 SNS를 재개함은 물론, 친박계를 '극우세력'으로 규정하며 정면 대결 자세를 취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7일 4·13 총선 후 처음으로 멈춰있던 자신의 페이스북을 재가동했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 영도에 있는 한진중공업 민생 방문 사진을 공개하며 "한진중공업이 이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을 정상화해서 모든 분들이 삶의 터전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의 SNS 재개는 새누리당이 '유승민 복당 사태'로 당이 내홍을 겪는 와중이라 더욱 주목을 끌었다. 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과 비박으로 갈려 본격적인 세 싸움에 들어가기 직전이지만 자신은 이같은 싸움에서 한발짝 물러나 있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당내 파벌 다툼에 끼어들기보다 대선주자로서 묵묵히 민생 행보를 하겠다는 일종의 차별화 전략이기도 하다.  

 김 전 대표는 이어 19일에는 경남 함양의 선영을 찾아 정치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드러내며 사실상 대선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그는 먼저 "지난 두 달 동안 많은 고민을 했다"며 "이제 뜻이 많이 모이면 혁명한다는 비상한 각오로 나라의 미래를 위해 경쟁해야 한다"고 정치활동 재개를 선언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달 서울 우이동에 있던 선영을 이장한 바 있다. 이를 놓고도 김 전 대표가 큰 꿈을 위해 선친의 묘를 옮겼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은 선거 때마다 '집토끼'(고정 지지기반) 생각만 하고 과거에 함몰되는 등 너무 극우적인 이념을 가지고 있다"며 "그런 이념을 가지고는 앞으로 도저히 안된다"고 당내 헤게모니를 쥐고있는 친박계를 '극우세력'으로 규정했다.  

 향후 김 전 대표의 정치적 스탠스를 엿볼 수 있는 발언이다. 친박계를 극우세력으로 규정하면서 자신은 보다 중도 쪽 행보를 이어간다는 취지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는 또 "경제에 있어서는 빈곤한 국민과 서민들을 위한 경제체제로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며 "북한 문제도 좀 더 개방적으로 가야한다"고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사실상 박 대통령 및 친박세력과 대척점에 서겠다는 반박(反朴)으로서의 대권 행보 선언으로 볼 수 있다.

 그는 개헌 문제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국정 운영과 민주주의를 하려면 권력을 나눠야 한다"며 "때마침 정세균 국회의장을 시작으로 개헌 여론이 확산되고 있으니 나도 그런 방향으로 노력할 생각"이라고 분권형 개헌에 찬성입장을 분명히했다.

 김 전 대표는 20일 본회의 직후에 기자들과 만나선, "개헌은 내 소신"이라며 "이제 기회가 될 때마다 이야기해야지"라고 개헌 문제에 자신의 적극적인 입장을 낼 것임을 분명히했다. 그는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주장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꼭 그거보다 대통령 권력을 축소해야 한다"며 "분권형 (개헌)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재개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내가 언제 정치를 중단했나"라고 반문한 뒤, "말을 안했을 따름"이라고 했다. 앞으로 정치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겠다는 뜻이다.

 김 전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더이상 총선 참패 책임론에 휩싸여 손을 놓고 있다가는 대선주자는 고사하고 비박계 내에서 자신의 영향력도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는 위기 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의 대선 지지율은 총선 참패 후 수직 추락하면서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작 5%도 넘기 어려운 지경이다. 이 상황에서 비박계의 또다른 축인 유승민 의원의 당 복귀로 비박계는 물론 세간의 관심은 유 의원의 대권 직행 여부로 쏠리고 있다. 김 전 대표가 설 자리가 좁아들고 있는 셈이다.

 물론 김 전 대표 주변에서는 강온론이 팽팽히 맞섰다고 한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인사는 "아직은 나설 때가 아니다"라며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김 전 대표를 주변에서 찾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김 전 대표의 정치활동 재개를 반대했다. 이같은 신중론은 김 전 대표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또다른 한 축에서는 "총선을 망친 8할은 청와대와 친박계인데 왜 김무성 전 대표가 독박을 써야 하느냐"며 "더이상 가만있다가는 더 큰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적극적인 정치행보를 주문했다. 

 김 전 대표가 향후 어떤 수준의 정치적 행보에 나설지는 좀 더 두고볼 일이지만, 최근 일련의 행보를 볼 땐 '정면 돌파' 쪽에 무게를 실은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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