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출구는]전자·IT "수요 부진에 대응해야"
브렉시트 이후의 전자업계는 유럽 수출 전자제품에 대한 타격이 클 것으로 점쳐졌다. 반도체 업종은 부품사의 특성상 악영향이 비교적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는 반면, 스마트폰분야는 기존의 수요 부진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품사인 반도체 업종은 그래도 양호한 편이다. 5월 한국 전체 반도체 수출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2.6%에 불과해 그다지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론 중화권 등으로 수출되는 한국 반도체가 PC, 스마트폰 등에 장착돼 유럽으로 재수출되기도 하나 즉각적인 반도체 수요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해야 할 부분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의 나비효과로 인한 피해다. 브렉시트에 따라 원유의 가격 급락이 재개될 경우 이머징 시장, 미국 시장 등에서의 수요 부진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간 반도체 수요 부진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원자재 가격 급락에 의한 이머징 시장 부진, 환율 급등이었다.
송 연구원은 "결국 한국 반도체 주가에 대한 브렉시트 영향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향후 유가의 변동이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꾸준히 판매절벽 상황을 겪어온 스마트폰 업계는 상황 악화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유럽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663억 달러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9.2%를 차지했다. 세계 국내총생산(GDP) 10위권 안에 드는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4개국의 스마트폰 시장 규모 역시 10.3%로 삼성전자, 애플 등 주요 프리미엄 스마트폰 업체들의 핵심 공략지역이다.
김상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며 "유로화 및 신흥국의 통화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실질구매력 감소에 의한 세트 수요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경우 브렉시트로 인한 영향이 당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은 지난 27일 기자설명회에서 "브렉시트가 ICT산업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ICT기업의 대영국 수출 비중이 지난해 기준 0.7%로 낮고, ICT 직접투자 비중(2000~2015년)도 3억달러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금융시장 불안과 신흥국 교역여건 악화가 지속되면 신흥국 경제도 동반 침체돼 ICT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선구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EU FTA가 아니더라도 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IT기기는 상당수가 무관세 대상이다. 한·영국 FTA가 지연돼 관세가 생기더라도 불이익은 적을 것"이라면서도 "유럽과 세계경기가 악화돼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필수재가 아닌 ICT 수요가 줄어 국내 ICT기업의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소비 심리 위축에 대해 별다른 대책이 없다 해도 기업 차원의 자본 관리는 필요한 상황이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브렉시트로 급격한 자본 유출 우려가 있으므로 국내 외환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리스크 방지를 위한 기업들의 외환포지션 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향후 브렉시트의 여파가 얼마나 갈지도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향후 미치는 영향과 국가 간의 정책 조정 들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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