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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한인 2세 20대 아르헨 차관보 "결과보다 중요한 건 과정"

등록 2016.06.30 20:41:48수정 2016.12.28 17: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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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한인 2세 변겨레(Antonia Kyore Beun·29) 아르헨티나 연방정부 문화부 차관보.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한인 2세 변겨레(Antonia Kyore Beun·29) 아르헨티나 연방정부 문화부 차관보.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차관보 제의를 거절했던 것은 무서웠기 때문이다. 살면서 단계를 잘 밟아가며 목표에 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인 2세로 29세의 나이에 아르헨티나 연방정부 문화부 차관보에 오른 변겨레(Antonia Kyore Beun)씨. '2016 한·중남미 함께 가는 미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30일 외교부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좋아하는 시가 있는데 그 시는 '결과보다 중요한 게 과정'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20대의 나이에 차관보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반 페트렐라 문화부 차관과의 인연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 2013년 당시 시의원이었던 페트렐라의 보좌관으로 인연을 맺은 그는 페트렐라가 문화부 차관에 발탁되면서 차관보를 맡게 된 것이다. 하지만 평소 과정을 더 중요하게 여겼던 그는 수차례 제의를 거절했었다고 한다.  

 변 차관보는 "차관보는 나한테 맞는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페트렐라 차관이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함께 식사를 하며 경험이 풍부하지만 비리가 있는 사람보다 투명하고 성실한 청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는 끝내 나를 택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대학생 때부터 대학정치그룹을 통해 정당 생활을 했던 그는 정치가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수단이자, 사회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세상을 바꾸는 게 뭔가 큰 것을 해야 하는 것보다 맡은 일을 성실하고 정직하게 하는 것이 세상을 조금씩 바꿔가는 것"이라고 정의내린 그는 차관보를 맡은 이후 매주 한 번씩 문화부 고위 관료들을 데리고 지방 공무원을 찾아가 회의를 한다고 했다.

 변 차관보는 "지난 10년간 중앙정부 공무원이 지방정부를 찾아간 적이 거의 없었다"며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 중앙정부의 생각을 설득할 수 있는데 그런 게 없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따로 놀았다. 지금은 그것을 다시 뒤집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정치적 목표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투명화와 현대화가 제일 큰 바람"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빈곤을 없애고 돈이 있거나 없는 모두에게 똑같은 기회를 줄 수 있는 정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변 차관보는 이날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한 자신의 느낌도 덧붙였다. 그는 "행복지수를 보면 한국 고등학생들이 제일 불행하다고 나오고, 10~20대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라며 "정부를 비판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여건상 인재를 양성하려고 하다 보니 교육과정에서 창의성을 잃어가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교육 시스템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아르헨티나 문화부 차관보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그는 한국과의 문화 교류사업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그는 양국 간 작가 교류를 통해 서로의 문화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사업을 조심스럽게 구상하고 있다. 변 차관보는 "문화부 차관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며 한국과의 문화 교류 확산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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