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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종합] "1% 아닌 모두를 위한 미국 건설" 샌더스 연설

등록 2016.07.26 14:43:55수정 2016.12.28 17: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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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AP/뉴시스】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25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2016.07.26

【필라델피아=AP/뉴시스】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25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2016.07.26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버몬트)의 혁명이 이제는 샌더스 마저도 막을 수 없는 기세로 번지기 시작했다.

 세계적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대선후보로 만들기 위해 편파적인 경선관리를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분노한 샌더스 지지자들이 더욱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샌더스는 25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환호와 야유를 동시에 받았다. 샌더스가 올해 자신의 지지자들과 함께 만들어온 정치혁명(political revolution)의 성과를 하나씩 열거할 때에는 요란한 박수갈채와 환호가 대회장을 메웠다. 눈물을 글썽이는 지지자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샌더스가 전당대회 개막 전 지지자들에게 행한 연설을 통해 공화당의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꺾기 위해서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해야 한다는 호소를 할 때에는 거센 야유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전당대회 개막 후 연단에 오른 샌더스가 클린턴 지지를 호소하는 대목에서는 비교적 큰 소동 없이 지날 수 있었다.

 샌더스는 이 자리에서 “나는 힐러리 클린턴을 25년 동안 알고 지냈다. 나는 그를 아주 멋진 퍼스트레이디로 기억하고 있다. 그는 건강의료보험 개혁을 이끌면서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에 대한 전례를 깨트렸다. 나는 미국 상원에서 그와 함께 활동했다. 그는 아동들의 권리를 맹렬하게 옹호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또 “힐러리 클린턴은 탁월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나는 오늘 저녁 그와 함께 나란히 서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 샌더스가 촉발시킨 혁명은 이제 샌더스 자신마저도 통제할 수 없는 거센 흐름을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샌더스 지지자들이 혁명을 원한다. 그들은 훗날이 아닌 지금 혁명을 원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 개막 연설 통해 지속적인 혁명의 필요성 강조.

 샌더스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을 바꾸기 위한 지속적인 혁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샌더스는 “이곳 전당대회장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과정의 마지막 결과에 대해 실망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어떤 누구도 나만큼 실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지지자들은 우리가 함께 성취한 역사적인 성과에 대해 커다란 자부심을 갖기를 바란다고”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을 변혁시키기 위한 정치혁명을 함께 시작했다. 우리의 혁명은 계속될 것이다. 선거는 다시 다가 오고 또 지나갈 것이다. 1%가 아닌 모두를 대표하는 정부를 만들려는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경제적, 사회적, 인종적, 환경적 정의에 기반을 한 정부를 만들려는 투쟁은 이어질 것이다. 나는 이런 투쟁에 여러분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라델피아=AP/뉴시스】25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개막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자들이 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6.7.26.

【필라델피아=AP/뉴시스】25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개막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자들이 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6.7.26.

 그는 “이번 선거는 힐러리 클린턴이나 도널드 트럼프, 혹은 버니 샌더스, 또는 대통령이 되려는 다른 후보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이번 선거는 미국 국민들이 꼭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와 관련된 것이다. 우리의 자녀들과 손자들을 위해 어떤 미래를 만들어야 하는지와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선거는 지난 40년 동안 이어져 온 중산층 감소세를 끝장내는 일과 관련된 것이다. 빈곤 속에 살고 있는 4700만 남녀노소들의 실상과 관련된 일이다. 만일 우리가 우리 경제를 바꾸지 않으면 우리의 젊은 세대들은 부모들보다 더 낮은 수준의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샌더스는 또 “이번 선거는 1928년 이래 최악의 수준인 빈부격차를 끝장내는 것과 관련된 일이다. 상위 0.1%가 하위 90%가 소유한 만큼의 부를 누리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상위 1%가 새로운 소득의 8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일들은 도덕적이지 못하다.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일 뿐 아니라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바꿔야만 한다”고 말했다.

 ◇ 샌더스 지지자들 “버니 아니면 꽝”.  

  전당대회장에서는 “버니 아니면 꽝(Bernie or Bust)”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샌더스 지지자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전당대회에 참가한 한 샌더스 지지자는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위키리크스의 DNC 이메일 폭로에 따른 샌더스 지지자들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방법은 부통령 러닝메이트를 샌더스로 바꾸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22일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팀 케인 상원의원(버지니아)을 지명한 바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샌더스 지지자들 중 대다수는 클린턴에게 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이 클린턴 지지를 거부하고 있다. 샌더스가 클린턴 지지를 호소해도 통하지 않을 정도다.

 ◇ 샌더스 파워에 민주당 정강 ‘좌클릭’.

 클린턴 전 장관이 당선될 경우 향후 4년간 미국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민주당 정강은 역사상 가장 진보적인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샌더스 파워가 민주당 정강을 ‘좌클릭’ 시켰기 때문이다.

 샌더스는 경선 막판까지 클린턴 지지를 유보하면서 민주당 정강에 시간당 최저임금 15달러로의 단계적 인상과 의료보험 적용 범위 확대, 기후변화 정책, 월가개혁 등 자신의 의제들을 대폭 포함시키도록 유도했다. 샌더스 자신조차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놀라운 진전을 이뤄냈다. 정치적 진보를 위해 힘써온 미국 전역의 수백만 시민들 덕분에 우리는 민주당 역사상 가장 진보적인 정강을 갖게 됐다"고 말했을 정도다. 민주당 정강 속에 포함된 샌더스의 주요 의제들은 다음과 같다.

【필라델피아=AP/뉴시스】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하기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 개막일인 25일 민주당의 "편파 경선"을 폭로한데 분노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지지자들이 데비 와서먼 슐츠 민주당 전국위(DNC) 의장이 대회장에 도착하자 야유를 보내고 있다. 2016.7.26

【필라델피아=AP/뉴시스】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하기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 개막일인 25일 민주당의 "편파 경선"을 폭로한데 분노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지지자들이 데비 와서먼 슐츠 민주당 전국위(DNC) 의장이 대회장에 도착하자 야유를 보내고 있다. 2016.7.26

- 연방준비은행(the Federal Reserve) 개혁: 금융회사의 중역들이 지역의 연방 준비은행 이사에 겸직하는 것을 금한다.

- 회전문 인사 금지: 민간 영역, 특히 월가와 연방정부 간 회전문 인사를 철폐한다. 그들이 황금 낙하산을 타고 관직에 오르는 것을 막는다.

- 월가 개혁: 은행의 신용평가기관을 은행들이 자의적으로 선정할 수 없도록 한다.

- 우체국의 금융 서비스: 우체국이 기본적인 금융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저렴한 금융 서비스가 미국 국민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부동산과 헤지펀드 과세의 허점 보완: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악용하는 터무니없는 허점들을 당장 메운다. 수백만 달러의 부동산에 대한 적절한 과세를 부활시킨다. 백만장자들이 그들의 비서보다도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 것을 막는다.

- 세수 확대로 일자리 창출: 구멍 난 세수를 회복해 늘어난 재정 수입으로 사회기반시설을 재건하고 일자리를 창출한다.

- 사형제: 우리는 잔인하고 비정상적인 처벌이라고 입증된 사형제를 폐지할 것이다. 사형제는 이제 미국에 발붙일 데가 없다.

- 근로소득세액공제제도(EITC) 확대: 아이를 키우지 않는 저임금 노동자와 21세 이상의 노동자에게 EITC를 확대시킨다.

- 최저임금 시간당 15달러 지향: 미국인들은 시간당 최소 15달러를 벌어야 한다. 우리는 (시간당 최저임금을 점진적으로 15달러까지 인상키로 한) 뉴욕이나 캘리포니아 주 등이 택한 접근 방식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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