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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트럼프 '막말 제동' 무슬림 미군 병사 후마윤 칸은 누구?

등록 2016.08.02 18:01:23수정 2016.12.28 17: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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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무슬림 미군 전사자의 부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호된 역풍을 맞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이라크전에 참전했다가 2004년 숨진 후마윤 칸 대위. 트럼프는 민주당 전당대회 연사로 나온 칸 대위의 부모를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모욕하는 발언을 해 논란에 휘말렸다. <출처: 민주당전국위원회> 2016.8.2.

【서울=뉴시스】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무슬림 미군 전사자의 부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호된 역풍을 맞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이라크전에 참전했다가 2004년 숨진 후마윤 칸 대위. 트럼프는 민주당 전당대회 연사로 나온 칸 대위의 부모를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모욕하는 발언을 해 논란에 휘말렸다. <출처: 민주당전국위원회> 2016.8.2.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막말 행보에 드디어 제동이 걸렸다.

 트럼프의 발목을 잡은 주인공은 무슬림 미군 병사 후마윤 칸 대위.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그는 조국을 위해 이라크전에 참전했다가 목숨을 잃었다.

 트럼프는 민주당 전당대회 연사로 나온 칸 대위의 부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막말 습관을 제어하지 못한 나머지 '애국'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잘못 건드렸다.

 미국 CBS뉴스는 1일(현지시간) 기세등등하던 트럼프의 대권 가도를 가로막는 최대 복병으로 떠오른 칸 대위에 대해 조명했다.

 칸 대위는 27세의 꽃다운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다. 그는 2004년 6월 8일 이라크 미군 기지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로 사망했다. 4년간의 복무기간이 거의 다 끝나 귀국이 얼마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칸은 마지막 순간까지 동료들을 먼저 생각했다. 수상한 차량이 기지를 향해 돌진하는 것을 발견한 그는 다른 군인들에게 뒤로 물러 서라고 외치고 차량으로 다가갔다.

 순간 거대한 폭발음이 일었다. 칸 대위는 숨졌지만 차에 실린 폭발 물질이 기지 입구에 도달하기 전 터지면서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입구 주변 식당에서는 군인 수백 명이 아침식사 중이었다.

 칸 대위는 꿈 많은 청년이었다. 제대한 뒤 아버지를 따라 군변호사가 되길 원했다. 불의의 사건이 발생하면서 칸의 꿈도 물거품도 됐다. 칸의 가족과 당시 여자친구만이 그의 꿈을 기억하고 있다.

 칸 대위는 파키스탄계 가족들을 따라 2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어려서부터 책임강이 강했고 진지한 구석이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장애 아동들을 대상으로 수영 교습을 하기도 했다.

 애국심도 남달랐다. 아버지 키지르에 따르면 칸은 생전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토머스 제퍼슨을 존경했다. 미국 독립선언문을 작성한 제퍼슨은 제3대 대통령을 지낸 위인이다.

 버지니아대학에 입학해서는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학군단(ROTC) 활동을 했다. 졸업 직후 2000년부터 이라크에서 목숨을 잃은 2004년까지 4년간 미 육군 소속으로 나라를 지켰다.

 칸 대위의 시신은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친구들과 동료 군인들은 그가 용기있고 정직하며, 어떤 압력 속에서도 유머와 품위를 잃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칸 대위는 사망한 뒤 퍼플 하트 훈장(전투에서 부상입은 군인에게 수여)과 뛰어난 공을 세운 군인에게 주는 동성무공훈장을 모두 받았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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