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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무너지는 액티브 펀드 "마르크시즘보다 폐해 더 커"

등록 2016.08.24 19:13:31수정 2016.12.28 17: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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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윤순숙의 '주식 성공투자 대특강' <16>  옛말에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말이 있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더 좋다는 뜻으로, 직접 경험해야 확실히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어떤 일을 계획, 집행할 때 현지를 한번도 답사하지 않고 탁상공론에 매달린 경우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고사성어다.  투자자문 Bill 플러스 회장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운용자가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고 팔고, 투자 전략도 자주 바꾸며 높은 수익률을 좇는 액티브 펀드의 퇴조가 마르크시즘 보다 더 큰 사회적 폐해를 부를 수 있다는 이색 진단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증권사 샌포드 C. 번슈타인 앤 컴퍼니의 '프레이저 -젠킨스 팀'은 ‘농노 제도에 이르는 조용한 길: 수동적 투자(passive investing)는 마르크시즘보다 더 나쁜가’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수동적 투자는 이 글에서 ETF(상장지수펀드)등 지수연동평 펀드의 투자방식을 뜻한다.

 ETF를 비롯한 지수연동형 펀드는 각 업종의 주가 흐름을 대표할 수 있는 일부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코스피를 비롯한 정해진 지수와 동일한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각 업종의 대표 종목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서 일정 비율로 투자하기 때문에 높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필자들은 이 도발적인 제목의 보고서에서 “수동적 투자가 유일한 자본주의 경제는 중앙계획경제보다 더 나쁘다”며 정치인이나 관료들은 이러한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 당국자들은 이러한 지수연동형펀드가 금융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이러한 견해는 단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언급은 인덱스 펀드가 자칫 자원 배분의 왜곡을 부를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펀드의 사회적 역할은 자본이 가장 효율적 영역으로 흐를 수 있도록 도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 전체의 부를 늘리는 것인데, 대표 종목에 투자하는 식의 인덱스 편드는 이러한 취지에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고 팔며, 투자 전략도 자주 바꾸고, 때로는 기업 경영진에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액티브 펀드와 달리 인덱스 펀드는 소극적 투자를 부르고, 투자 섹터별 차이도 지우는 등 평균주의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한 사회의 자본이 더 효율성이 높은 영역으로 흐를 수 있도록 물꼬를 터 사회 전체의 복리를 늘린다는 원리에 역행한다는 뜻이다. 

 이 보고서는 수수료는 높지만, 저렴한 인덱스 펀드에도 못미치는 '수익률'로 무너지는 '액티브 펀드' 퇴조에  대한 우려를 피력한 것이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GSAM), 블랙록, 핌코, 프랭클린템플턴 등 내로라하는 자산운용회사들은 별볼일 없는 수익률에 실망해 이탈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줄줄이 된서리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미국 뮤추얼 펀드'도 지난 18개월 동안 무려 175억 달러(약 20조1372억원)가 빠져 나가며 자산 규모가 810억 달러(93조2067억원)로 쪼그라들었다. 이들이 운용하는 '액티브 펀드'는 시장 평균 수익률을 지향하는 ‘인덱스 펀드’에조차 밀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보고서는 국회의원이나 정부 관료들이 액티브 펀드가 한 사회에 미치는 편익을 생각해보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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