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경제

[산업구조조정]철강업체들 "업계 목소리 전혀 반영안돼" 불만

등록 2016.09.28 16:06:15수정 2016.12.28 17:42:2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뒤스부르크=AP/뉴시스】지난 5월21일 자료사진으로 독일 철강회사 근로자가 뒤스부르크에 있는 철강회사 티센크루프의 슈벨게른 공장에서 용광로에 담긴 철을 녹이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9일(현지시간) EU집행위원회에 중국 철강 덤핑수출을 제재할 것을 촉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2015.11.10

구조조정안에 "단순 설비 감축 시 중국에 시장만 내주는 꼴" 전문성 부족 컨설팅업체 제시안 정부가 그대로 수용은 문제

【서울=뉴시스】황의준 기자 = 정부가 28일 발표한 산업 구조조정의 밑그림과 관련해 철강업계 내부에서는 반발의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주형환 산업통상부 장관이 직접 '선제적 설비조정' '인수합병(M&A)' 등의 단어를 써가며 고강도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한 만큼 대놓고 반대의 목소리를 내진 못 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 종사하고 있는 실무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데 업계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포스코, 현대제철과 같은 대형 고로 업체는 물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대다수 회사의 생산 및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지는 상황이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통폐합, 흡수합병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아예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중소 철강사들도 다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일단 선박 건조에 사용되는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인 후판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조선 산업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과거와 같은 호황이 다시 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설비 감축 및 매각 등의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이 각각 4개, 2개, 1개의 공장에서 연간 1200만t의 후판을 생산하고 있다. 정부가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7개 후판공장 중 3개 정도를 폐쇄해야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조선업 경기가 많이 침체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호황과 불황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사이클 산업인 만큼 다시금 업황이 살아날 가능성도 충분하다"면서 "정작 후판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가 온다면 국내 시장은 온통 중국 제품이 잠식당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말로 후판 산업을 강화할 것이라면 후판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를 적극 육성하든지 하는 방식이 돼야 할 텐데 각 기업의 생산 능력을 단순히 줄이기만 한다면 국제 경쟁력은 오히려 크게 후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세아제강과 현대제철 등이 생산하고 있는 강관에 대해서는 적극적 설비 통폐합과 고부가 제품 전환 등의 추진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최근 세계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수출 전선에 이상이 생기고 있는 판재류 품목에 대해서는 M&A, R&D, 첨단설비 구축 등을 통해 고부가 강판, 경량 소재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에 대해서도 전문성이 부족한 컨설팅업체가 밑그림을 완성 내용을 정부가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철강협회는 지난 5월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측에 국내 철강산업 경쟁력을 진단 및 지속성장 방안 등을 의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컨설팅 업체의 경우 객관성을 갖고 있지만 전문성이 부족하다. 반면 업계 종사자들은 전문성을 갖고 있지만 객관성이 부족한 만큼 양쪽의 의견이 적절히 섞인 구조조정안이 나와야 하는 데 업계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후판, 강관 등 업계의 선제적이고 자율적 M&A와 설비감축 노력에 대해 기업활력법 등을 활용해 적극 지원하는 한편 수출시장 개척 지원 및 수입규제 대응 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

구독
구독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