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장 유감이나 사과 표명 시 이정현 단식농성 풀까
이 때문에 여야 3당의 접점 찾기와 정 의장의 유감 또는 사과 표명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이정현 대표의 단식농성도 이와 맞물려 종료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정 의장에 대한 폭로전까지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은 내부의 국감 복귀 의견과 국감 파행 장기화에 따른 따가운 시중 여론을 의식해 정 의장의 성의 있는 답변이 나올 경우 이를 고리로 정국 정상화에 나설 뜻을 갖고 있는 듯 하다.
이와 관련 정진석 원내대표는 "정 의장이 납득할 만한 말씀을 주시면 난 (허리를 90도로 꺾는) 폴더 인사보다 더 숙일 수도 있다"며 "(해임안 강행처리에) 뛰쳐나가면서 화나서 한마디한 걸 가지고 계속 트집을 잡아서 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원내대표는 "어른이 먼저 풀어야 할 거 아니냐"면서 정 의장이 국회 파행 사태에 따른 유감 표명을 먼저 해 줄 것을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정 의장을 '의원'으로 칭하며 사퇴 시까지 국감 복귀를 하지 않겠다고 강경하게 나선 것에 비하면 분명 상당한 태도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정 의장 입장에서도 현재의 상황이 유쾌할 리가 없다. 여당 의원들이 공관을 수시로 찾아오며 면담을 요구하고 있어 한남동 공관에도 가지 못하고 모처에 머무르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여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여당의 사퇴 요구는 과한 측면이 있더라도, 국회가 이 정도로 파행된 데 대해서는 정 의장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 의장도 적당한 선에서 유감 내지 사과 표명을 하고 이번 사태를 마무리했으면 하는 눈치다.
하지만 정 의장의 유감, 사과 표명이 반드시 이정현 대표의 단식 투쟁을 끝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 대표는 "정 의장이 사퇴하든지 내가 죽든지…"라고 밝히며 초강경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정 의장의 유감 표명 정도로 이 대표가 단식을 풀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대표가 퇴로를 차단하면서 초강경 투쟁에 나선 것은 어느 정도까지 단식 투쟁을 계속해야 보수세력 결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즉 한계치까지 단식을 이어갈 경우 정 의장과 야권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고 이를 통해 '집토끼' 단속 효과도 덤으로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역대 정치인 최장 단식기록은 민주노동당 소속이었던 현애자 전 의원이 지난 2007년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해 27일간 단식투쟁을 벌인 것이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이를 경신하는 선까지도 가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