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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패션, 불황탈출 사활]업계, 새판짜기 돌입…시장 재편되나

등록 2016.10.24 14:30:00수정 2016.12.28 17: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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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패션업계가 브랜드와 인력 재편 등을 통해 불황탈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의 패션시장 트렌드로는 장기화된 불황을 헤쳐나갈 동력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에 기존 시장의 판을 흔드는 '새판짜기'에 나섬으로써 새로운 패션 시장으로 재편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션업체들은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실적악화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2~3년 전부터는 매출이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 또는 역신장을 기록하는 등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2.6% 성장한 약 39조원 규모로 전망하기도 했다. 패션사업 전반이 성숙기에 진입함에 따라 제한적인 성장만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위기가 가시화되자 국내 패션 업체들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제조업체들은 시장에서 일부 브랜드 철수를 공식화했다. '될 수 있는 브랜드만 키운다'라는 목표아래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구조조정을 꼽을 수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남성복 엠비오와 잡화 라베노바 사업을 정리했다. 실적이 부진한 엠비오, 라베노바는 2017년 2월까지만 영업을 한 뒤 사업을 중단할 예정이다.

 또 브랜드 효율을 제고하고 내실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로가디스컬렉션'과 '그린'을 프리미엄군 '갤럭시'와 중저가군 '로가디스'로 재편하고, '빈폴 키즈'는 '빈폴맨'으로 통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브랜드 재편과 더불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SPA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샵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로 결정했다.

 SK네트웍스도 패션부문 구조조정에 들어간 모양새다.

 SK네트웍스는 캘빈클라인·타미힐피거·DKNY·클럽모나코 등 수입 브랜드와 오브제·오즈세컨·세컨플로어 등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 19일 공시조회 답변을 통해 현대백화점과 패션부문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사실이라고 공식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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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네트웍스의 패션부문 매출은 지난해 20조3553억원으로 전체 사업 비중 대비 3%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한다는 그룹 전략에 따라 패션부분을 정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F와 LS네트웍스도 패션사업 철수를 본격화하고 있다. LF의 경우 남성 캐주얼 일꼬르소와 여성 캐주얼 질바이질스튜어트를 지난 상반기 백화점 매장에서 철수했다. LF는 백화점 매장보다 온라인 채널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LS네트웍스는 프로스펙스만 남긴 뒤 나머지 브랜드에 대한 정리 수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LS네트웍스는 독일 브랜드 잭울프스킨과 스위스 피크퍼포먼스 등의 사업도 접었고 스케쳐스의 지분 매각을 공식화했다.

 이같은 가운데 현대백화점 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한섬은 타사 브랜드 인수를 추진하는 등 오히려 공격경영에 나서 눈길을 끈다. 패션업계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본격적인 시장 재편을 리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주목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12년 한섬을 인수한 데 있어 최근에는 SK네트웍스 패션부문까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한섬은 신규 여성복 브랜드 '래트 바이티'를 론칭하기도 했으며 중국 현지 업체와 독점 유통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이 한섬의 사업 영역을 더욱 넓히려는 까닭은 그동안 한섬의 매출 실적이 기대치를 상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섬은 연결기준 1분기 매출액 1736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을 올려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현대백화점이 가져올 경우 연매출 1조원대 패션 부분을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섬은 올해 출점 효과와 유통망 다각화로 실적을 양호하게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또 내년 SK네트웍스와의 계약 종료 후 해외 직진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돼 이에 따른 성장 모멘텀 확보 또한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대기업을 필두로 기존 업체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간 모습"이라며 "될 수 있는 부문만 살린다는 선택과 집중이 이뤄질 경우 패션업계발 새판짜기가 더욱 본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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