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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LH, 중도금대출 중단에 대응책 마련 '고군분투'

등록 2016.10.25 06:50:00수정 2016.12.28 17: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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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호매실 A7·화성동탄2 조정안 곧 공지"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중도금 대출 협약은행을 찾지 못하면서 중도금 비율을 줄이거나 납부기한을 연장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상반기에 분양한 수원호매실 A7과 화성동탄2 A44는 오는 12월과 내년 1월 첫 중도금 납부기일이 도래하는 만큼 서둘러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25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중도금 납부기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중도금 비율을 최소화하거나 중도금 전액을 잔금일자로 맞추는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공급한 단지들은 중도금 비율과 납부시기를 조정했지만 이전에 분양했던 단지들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12월~1월 첫 중도금 납부시기가 도래하는 단지들이 있어 조만간 확정안을 공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H 공공분양아파는 정부의 집단대출(중도금 대출) 규제 강화 여파로 수도권에서 5단지 4327가구 중도금 대출이 중단된 상태다. 이달 초중순에 공급한 ▲시흥은계 B2(835가구) ▲하남감일 B7(934가구) ▲수원호매실 B2(999가구)와 지난 5월과 6월 분양한 ▲수원호매실 A7(700가구) ▲화성동탄2 A44(859가구) 등이다.

 이달 공급한 단지는 그나마 중도금 비율을 10~30%로 낮추고 1차 중도금 납부시기를 계약 후 3~6개월에서 8개월 이후로 연기했다.

 시흥은계와 하남감일은 중도금을 30%로 낮췄다. 시흥은계는 2019년 2월, 하남감일은 같은해 6월 입주 때 나머지 중도금과 잔금을 합해 각 60%와 58%를 내도록 조정했다. 수원호매실(B2)도 중도금 비율은 10%로 대폭 낮췄다. 내년 9월 중도금을 낸 뒤 입주예정일인 그해 12월 80%를 납부하도록 했다.  

 하지만 상반기에 공급한 수원호매실(A7)과 화성동탄2은 아직 확정안이 나오지 않았다.

 당초 공고 내용을 보면 올해 12월 1차 중도금 납부시기가 도래한 수원호매실(A7)의 경우 계약금 10%에 중도금 40% 4회 균등납부, 잔금 50%로 책정돼 있다. 화성동탄2는 계약금 10%에 중도금 60% 4회 균등납부, 잔금 30% 조건인데 첫 중도금 납부는 내년 1월로 예정돼 있다.

 특히 LH는 협약은행을 계속 물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의 여신심사를 강화된데다 LH 중도금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줘야 하는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LH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없이 금리입찰 방식으로 협약은행을 선정하는데 최근엔 수차례 입찰 공고에도 불구하고 선뜻 나서는 은행이 없었다.

 LH 공공분양아파트 청약이 당첨된 수분양자들은 예상치 못한 암초에 애가 타고 있다.

 LH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LH 공공분양 자체가 무주택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전·월세를 전전긍긍하다 이제 막 내집 마련의 꿈이 현실화했는데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하면 분양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수분양자 A씨는 "LH 공공분양 자체가 무주택 서민의 주거복지를 위한 것인데 중도금 대출을 중단하면 당장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더 많다"며 "전세를 월세로 돌리거나 신용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금융비용 부담이 커져 밤잠이 안 온다"고 토로했다.

 B씨는 "LH 공공분양을 받아 드디어 내집 마련을 하는가 싶었는데 그 기쁨도 잠시 뿐이었다"며 "결국 계약금과 청약통장만 날리게 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 울분을 통했다.

 계약 포기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감일지구 수분양자 C씨는 "LH에 계속 중도금 대출 협약은행을 찾을 수 있는지 문의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이미 주위엔 계약을 포기한 사람들이 많다. 나도 계약을 포기할까 고민 중"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을 비판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D씨는 "중도금 대출 없이는 집을 사지 못할 정도로 집값을 띄워놓고 이제와서 뭐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돈 많은 투기꾼들 배만 불려주고 힘 없는 무주택 서민들만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정부의 주먹구구식 정책에 이제는 헛웃음만 난다. 투기와 가계부채를 잡는다더니 애먼 서민만 잡고 있으니 한심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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