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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5년 밀월관계 끝나나' 박원순-서울시의회 민주당, '갈등속으로'

등록 2016.10.25 16:18:12수정 2016.12.28 17: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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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나열 도시철도공사 사장 직무대행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제270회 임시회 폐회중 제4차 교통위원회 '김포공항 역 스크린도어 사고 관련 긴급현안 업무보고'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2016.10.21.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나열 도시철도공사 사장 직무대행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제270회 임시회 폐회중 제4차 교통위원회 '김포공항 역 스크린도어 사고 관련 긴급현안 업무보고'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2016.10.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정확하게 말하면 박원순 시장과 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관계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2011년 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에 입성한 박 시장은 취임 초기부터 민주당과 밀월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는 시민사회진영 출신의 박 시장이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공고해졌다.

 최대 지방자치단체 수장과 역시 최대 지방의회 다수당, 양측은 협력과 견제 사이를 오가며 5년을 보냈다.

 올해 들어서도 각종 시책추진 과정에서 박 시장이 중앙정부와 대립각을 세울때마다 시의회는 적극적인 활동으로 박 시장의 우군이 됐다.

 하지만 여름을 기점으로 조금씩 양측의 사이에 균열이 생긴 모양새다.

 지난 21일 열린 시의회 교통위원회의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 승객 사망사고 긴급업무보고는 민주당의 당내 분위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는 얘기가 시와 시의회 안팎에서 나온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당시 사고의 원인을 박 시장의 거듭된 인사 난맥, 서울 지하철 양 공사 통합으로 인한 업무공백에서 찾았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고를 구의역 사고의 판박이로 지목하며 이례적으로 박 시장 최측근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시의회 소수당인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이 같은 목소리에 가세하면서 업무보고는 박 시장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무보고 도중 이 사고의 원인이 승객 개인 과실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경찰조사 결과가 전해지면서 시의회 교통위는 싱겁게 종료됐다.

 결과적으로 보면 박 시장이 '무혐의'로 면죄부를 받은 셈이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분위기는 여전히 심상치 않다.

 업무보고를 마친 뒤 일부 의원은 승객 개인 과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서울시의 잘못, 박 시장의 잘못으로 못 박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연히 의원들의 비판은 감수해야하겠지만 지나치게 일방적인 잘못으로 몰아가는 일부 의원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난감하다"고 토로할 정도다.  

 각 자치구를 대표하는 시의원들과 서울시를 책임진 시장은 당적과는 상관없이 이해관계에 따라 대립각을 형성하기 십상이다. 실제로 박 시장과 시의원들은 그동안 시정질문 등을 통해 크고 작은 다툼을 벌였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에서 승객 한명이 스크린도어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현장점검을 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6.10.19.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에서 승객 한명이 스크린도어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현장점검을 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6.10.19.  [email protected]

 하지만 이번 교통위에서 고조된 갈등의 수위는 그동안의 갈등과는 차원이 달랐다는 얘기가 나온다.

 표면적으로 보면 박 시장과 민주당 관계가 결정적으로 틀어진 것은 구의역 사고의 후속조치로 취해진 일련의 인사가 시발점이다. 서울시 교통본부장과 서울메트로 사장 내정과정서부터 시의회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시의회 관계자는 "구의역 사고 이후 시 교통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에 온 인물들이 의원들 입장에서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도시교통본부장과 서울메트로 사장 인사는 전형적인 회전문 인사였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박 시장이 시의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사를 강행하면서 의원들이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분노가 더 커졌다"며 "이번 시의회 교통위 김포공항역 사고 긴급 업무보고는 그런 분위기의 일단을 보여준 것"이라고 전했다. 

 시와 시의회 쪽에서는 박 시장이 사실상의 대권행보에 들어간 시점을 계기로 초선, 민주당 내 친문(친 문재인) 의원 쪽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잦아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문 전 대표 쪽으로 당내 원심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문 전 대표 최대 경쟁자로 인식되고 있는 박 시장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민주당 의원은 다른 해석도 내놓는다.

 이 의원은 "그래도 아직 상당수 의원들은 문재인 대표와 견줘볼만한 대선후보가 박원순 시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옛 민주당 출신 의원들과 재선그룹 이상에서는 박 시장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의원은 다만 "박 시장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것은 일부 의원, 특히 초선의원들 사이에서 무시당하는 의식이 팽배해서인 것 같다"며 "박 시장이 그런 부분에서 의원들과 친밀감이 떨어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정무부시장 교체시기부터 이 같은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박 시장이 몸을 낮춰야 한다. 1000만시민이 준 권한은 의회와 시장이 5대5다. 지금은 집행부에 많이 집중돼 있지만 의원들이 지적하는 것을 5대5의 민의로 받아들이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박 시장이 겸손하다고는 생각하지만 말로만 하는 겸손이 아니라 실제 행정에서 겸손이 중요하다"며 "의회가 문제 삼는 것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당장 연말 행정감사가 시작되면 얼마나 현안이 많은가"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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