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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최순실 의혹 당사자의 급작스런 수사 협조 배경은?

등록 2016.10.29 05:00:00수정 2016.12.28 17: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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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돌연 귀국의사 밝히고, 고영태 자진 출두
 '사전 말 맞추기' 지적 나와기도

【서울=뉴시스】윤다빈 기자 = '비선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 관련자들이 속속 검찰 수사에 응하거나 협조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간 의혹을 부인하던 이들이 급작스럽게 태도를 바꾼 배경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갖는다. 모두가 잠적해있거나 '모른다'로 일관하다가 왜 한꺼번에 검찰 포토라인에 섰는지, 또 최순실씨마저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고 하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먼저 이번 사태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최순실씨의 최측근 인사 고영태씨는 지난 27일 해외에 머물다 태국 방콕을 경유해 귀국한 뒤 검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고씨는 이번 사태가 수면 위로 불거지게 한 당사자나 다름 없다. 그런데 동남아에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던 그가 검찰 출석을 사실상 통고한 뒤 제발로 검찰청사로 들어왔다. 만일 그가 계속 해외에 잠적해 있었다면 검찰은 신병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대통령 연설문을 최순실씨에게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아 온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은 28일 오후 자신이 재직중인 한국증권금융 1층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순실 씨를 전혀 몰랐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연설문이라는 게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판단하는 것"이라며 "대통령 연설문의 완성은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며 "연설문에 손을 댔거나, 중간에 이상해졌다는 의심은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조 전 비서관은 이번 입장 발표에 대해 "청와대와 일절 교감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조 전 비서관이 휴가 등으로 4일간이나 종적을 감춘 것은 의아하는 반응이다. 사건 이후 곧장 해명할 수 있는 내용을 굳이 며칠씩 시간을 끌 필요가 있었냐는 것이다.

 특히 의혹의 몸통인 최순실씨의 경우 27일에 보도된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현재 비행기를 탈 수 없을 정도로 신경쇠약에 걸려있고 심장이 굉장히 안좋아 병원 진료를 받고 있어서 돌아갈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으나 돌연 28일 변호사를 선임해 "검찰이 소환하면 출석해 사실대로 진술하려고 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처럼 용의 선상에 있는 당사자들이 수사에 협조적인 자세를 보인 것을 두고 두가지 추측이 가능하다. 검찰 수사가 옥죄어오면서 스스로 자백의 길로 가야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수 있다. 더이상 잠적하다간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생각에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것이다.

 또는 이들이 사전에 입을 맞췄을 수 있다. 서로가 모의를 한 뒤 최소한의 처벌만 감수하도록 사전 계획을 마쳤을 수도 있는 것이다. 어차피 도드라진 증거가 나온 상태는 아니다. 서로가 함구한다면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누군가 콘트롤타워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와관련 더불어민주당의 한 법사위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꾸려진 후 일련의 과정이 갑자기 이렇게 진행되는 것을 보면 말 맞추기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박근혜정부가 코너에 몰리니까 일정한 처벌을 감수하고라도 사건을 정리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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