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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中 혁신 현장을 가다]②엔젤투자자 쉬샤오핑-"나는 투자자이자 멘토"

등록 2016.11.23 07:02:36수정 2016.12.28 17: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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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뉴시스】문예성 기자 = 중국 사모펀드의 대부로 불리며 엔젤투자자로도 유명한 쉬샤오핑(徐小平) 젠펀드 설립자가 지난 11월8일 한중일 기자단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11.21

【베이징=뉴시스】문예성 기자 = 중국 사모펀드의 대부로 불리며 엔젤투자자로도 유명한 쉬샤오핑(徐小平) 젠펀드 설립자가 지난 11월8일 한중일 기자단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11.21

【베이징=뉴시스】문예성 기자 = 중국 교육, 창업, 벤처기업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쉬샤오핑(徐小平·60)은 반드시 알아야 할 인물이다.

 그는 중국 학생들의 미국 유학을 지원하는 교육기관인 신둥팡(新東方) 교육그룹의 창업자로, 교육을 마친 인재들의 창업을 멘토링하다가 자연스럽게 엔젤투자자가 됐다.   

 쉬샤오핑은 1956년 장쑤성(江蘇省) 타이싱(泰興)에서 태어났다. 1983년 중국을 대표하는 음악대학인 중국중앙음악학원을 졸업한 그는 베이징대 예술교육연구실 교사, 베이징대 중국 공산주의 청년단 위원회 문화부장, 베이징 예술단 예술지도 등을 거쳐 1987년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 서스캐처원대학에서 음악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대 초반 당시 중국과 외국 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자연스레 유학생 수는 급증했지만 유학에 필요한 어학교육과 전문 컨설팅을 제대로 제공하는 업체가 없었다. 1996년 1월 쉬샤오핑은 귀국 길에 올라 위민훙, 왕창과 신둥팡교육그룹을 공동 창업했다. 이후 변호사, 공인중개사, IT 전문자격증 교육 분야까지 진출하며 발전을 거듭하던 신둥팡교육그룹은 2006년 9월7일 중국 민간 교육업체로서는 최초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신둥팡이 나스닥에 상장하던 시점부터 쉬샤오핑은 성공경험과 노하우를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 기업에 전수해 주겠다고 다짐하고, 교육가에서 엔젤투자자로의 변신을 시작했다. 2011년에는 동업자 왕챵과 세쿼이어캐피탈(紅杉資本)과 함께 '젠 펀드'를 설립했다.  2016년 그는 포브스가 선정한 ‘정보기술업계 미다스 투자자 리스트(The Midas List Of Top Tech Investors)’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8일 쉬샤오핑을 만난 곳은 베이징 시내 오피스타운으로 유명한 궈마오(國貿·국제무역센터) 내 젠 펀드 본사 사무실이었다. 투자한 기업들이 보내 온 가구와 소품으로 장식한 사무실은 친환경적인 요소가 강조된 아기자기하고 아늑한 카페같은 느낌이었다.

 쉬샤오핑과의 인터뷰 자리에는 그의 회사로부터 펀드를 받는데 성공한 신생기업 대표 3명도 함께 했다. 이들 대표들은 쉬샤오핑을 '로우스(老師· 스승이란 의미)'라고 불렀다.  

 인터뷰 중  쉬샤오핑은 자리에 일어서서 유명한 연사가 무대에 선 것처럼 다양한 제스처를 취하면서 자신과 회사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올해 60세인데 날마다 출근해 청년 창업자들을 만나니 에너지를 충전받는다"고 말했다.

 쉬샤오핑은 "유학을 꿈꾸는 학생들에게서 학비를 벌어 부자가 됐는데 이들에게 일부는 돌려줘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중국 청년들에게 1990년대에 가장 큰 꿈이 미국으로 유학하는 것이라면 2000년대 초반은 창업이었다. 2000년대 초반 창업자는 10만달러의 투자를 받기도 힘들었다. 영어교육 기구로 청년들에게 번 돈을 그들에게 돌려주는 차원에서 창업투자를  시도했다”고 펀드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펀드의 성과에 대해 그는 “우선 자본금 회수 면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그 다음으로는 청년들로 하여금 창업과정에서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창업의 꿈을 이루는데 일조했다”고 밝혔다.

 【베이징=뉴시스】문예성 기자 = 지난 11월8일 중국 베이징에서 사모펀드의 대부로 불리며 엔젤투자자로도 유명한 쉬샤오핑(徐小平) 젠펀드(전거지진) 설립자가 한중일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한 가운데 젠펜드가 투자한 신생 기업 대표들이 취재에 참여했다. 2016.11.21

【베이징=뉴시스】문예성 기자 = 지난 11월8일 중국 베이징에서 사모펀드의 대부로 불리며 엔젤투자자로도 유명한 쉬샤오핑(徐小平) 젠펀드(전거지진) 설립자가 한중일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한 가운데 젠펜드가 투자한 신생 기업 대표들이 취재에 참여했다. 2016.11.21

 지난 2006년부터 엔젤투자를 시작한 쉬샤오핑의 투자수익률은 원금의 28배에 달한다. 2012년에 시작한 1기 펀드는 아직 수익률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장부 상으론 17배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2013년에 투자한 2기 펀드도 이미 8배의 성적을 달성했다. 현재 8개의 펀드를 통해 5억 달러 규모를 운용하고 있다.

 투자철학에 관련해 쉬샤오핑은 자신의 회사는 창업 '아이템'이 아니라 창업의 '열정'이 넘치는 창업자, 즉 사업이 아닌 사람을 보고 투자한다면서 ‘사람(인재) 투자’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사업에 주목하다보면 수치 등에 미혹되기 쉽지만 사람을 보는 눈은 매우 정확하다. 우리는 창업자 자질이나 경력을 보고 판단한다. 이런 투자 결정기준은 매우 독특하지만 매우 효과적이다"고 강조했다.

 왜 이런 투자 철학을 가지게 됐는지에 대해선 "우리의 출발점과 연관이 있다. 신둥팡 상장으로 돈을 벌었는데, 해외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학생들이 초기 투자금이 없어 창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보았다.  우리가 가진 것은 우리 학생에 대한 이해와 사랑, 그의 꿈에 대한 지지 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젠 펀드는 사업보고서를 사전에 검토하기는 하지만 투자할 기업의 경영진을 만나면 당일에 바로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계약서도 한장 밖에 안되며 조항도 단순하다. 이는 투자자와 피투자자의 갑을 관계가 아니라, 신뢰를 구축하는 파트너로서의 관계를 구축하려는 이념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쉬샤오핑은 "우리는 스스로를 투자자로 보기보다는 선생님, 멘토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우리의 투자 전통이 됐고 결국 투자 철학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창업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선  “중국 창업에는 거품이 없다고 본다. 어떤 일이든지 성공하려면 광범위한 열정과 다양한 참여 및 사회적인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 첨단분야에서는 특히 많은 사람이 동참해야 한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예로 들면 우리는 이미 이와 연관되는 3개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 마라톤 경기를 보면 우승하는 선수도 있지만 중도에 탈락하는 선수도 있다. 그러나 선수 대부분은 경기를 완주한다. 창업도 마찬가지로 전국민적인 참여의 열정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자자로서 중국 창업의 수준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 즉 창업자의 자질이 점점 높아지고, 창업 아이템의 국제화 정도가 점점 더  높아지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인 나를 흥분시키는 사안이다. 솔직히 맨날 외국 선진기술을 도입한 아이템에 투자한다면 돈을 벌어도 기쁘지 않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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