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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감기약 알고먹자]감기약 먹고 호흡곤란…약부작용 5년새 3배 늘어

등록 2016.12.09 13:30:31수정 2016.12.28 18: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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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6 건강서울페스티벌을 찾은 학생들이 약국 체험을 하고 있다. 2016.09.25.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김모(47)씨는 두통 증상이 심해 타이레놀을 과다 복용했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갔다. 타이레놀의 주성분 '아세트아미노펜'은 간손상과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어 1회 최대 용량을 325mg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두통이 낫지 않자 용량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매일 3잔씩 즐겨 마시던 술도 화근이었다. 김씨는 급성간부전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박모(73)씨는 최근 콧물 감기약을 먹은 후 소변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평소 전립선비대증이 있었는데 이를 모르고 콧물 감기약을 복용한 게 화근이었다. 콧물 감기약으로 쓰이는 항히스티민제가 방광 기능을 떨어뜨려 소변 배출이 어려웠던 것이다. 의사는 "고령의 환자의 경우 감기약이 전립선요도와 방광 출구를 조이는 작용을 해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특히 전립선비대증을 앓고 있다면 소변을 전혀 보지 못하는 급성요폐로 악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씨나 박씨처럼 약의 용법·용량을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약을 임의로 복용했다 심각한 약 부작용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매년 늘고있다.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신고된 의약품 부작용은 2010년 6만4143건에서 지난해 19만8037건으로 208.7%나 증가했다. 의약품 부작용 사례가 5년 새 3배나 늘어난 것이다.

 연도별 의약품 부작용 보고 건수는 ▲2010년(6만4143건) ▲2011년(7만4657건) ▲2012년(9만2375건) ▲2013년(18만3260건) ▲2014년(18만3554건) ▲2015년(19만8037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10만8073건이 신고됐다.

 효능군별로는 지난해 기준으로 해열·진통·소염제가 2만7538건으로 전체의 12.2%나 차지해 가장 많았다.

 약 부작용의 상당수는 감기 등 일반의약품으로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약이라 더욱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의약품 부작용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은 함께 먹지 말아야 할 병용금기 의약품을 함께 복용하거나 용법·용량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특히 흔히 걸리는 감기약의 경우 위험하다는 자각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해열진통제로 가장 널리 쓰이는 '아스피린'은 습관적으로 복용하면 위장 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타이레놀'에 들어있는 '아세트아미노펜'은 1일 최대 복용량을 초과하면 심각한 간 손상과 사망을 유발할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의 1일 최대 복용량은 성인 기준으로 4000mg이다. 특히 타이레놀에는 '디펜히드라민' 성분도 들어있어 근육 이완제나 수면 보조제 등과 함께 복용하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매일 3잔 이상의 음주를 하거나 간질환이 있는 경우, 혈전의 생성을 막는 항혈액 응고제 와파린을 복용 중인 경우에도 임의대로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해서는 안된다.

 해열·진통효과를 나타내는 '아세트아미노펜'은 타이레놀 뿐 아니라 게보린, 사리돈에이정, 펜잘큐정, 판피린큐액 등에도 함유돼 있다.   

 해열진통제는 다른 해열진통제나 감기약과 같이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종합감기약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이 포함돼 있어 타이레놀 등과 함께 복용하면 하루 투여량을 초과하게 돼 특히 주의해야 한다.

 코막힘 증상을 개선하는 '슈도에페드린' 성분의 약은 남용하면 급격한 심장 박동을 유발하고 신경질과 불면증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부프로펜 또는 니프로록스 등 항염증성 진통제를 장기적으로 복용할 경우 메스꺼움 및 변비를 동반한 위장 장애와 같은 부작용은 물론 심장 발작, 뇌졸중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간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아세트아미노펜을 일일 권장량대로 복용해도 효과가 더 높아진다고 볼 수 없는 반면 간독성 위험은 높기 때문에 저용량으로 복용하는 게 좋다"며 "술을 자주 마시거나 간이 약한 사람이라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들어있는 약의 복용은 삼가야하고 두 종류의 약을 복용할 때는 같은 성분이 중복돼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약성 진통제·감기약 오피오이드와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병용할 경우 호흡 곤란 등으로 사망할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오피오이드는 통증 및 기침에, '벤조디아제핀 계열'은 불안, 불면증 치료에, 중추신경계 억제제는 수면제, 근육이완제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 허가된 마약성 진통제·감기약 성분은 16개,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11개이며 중추신경계 억제제는 22개성분이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벤조디아제핀'계 처방 건수는 1억6773만 건으로 매년 평균 3만3000건 처방되고 있다. 처방 건수의 절반 가량이 오피오이드에 대한 의존성이 높은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처방 금액도 2389억원에 달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올바른 의약품 복용을 위해서는 반드시 의사와 약사 등 전문가와 상담 해야한다"며 "현재 복용중인 약이 무엇인지 꼼꼼하게 기록해 놓고 중복 처방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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