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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뉴시스아이즈]화랑가-'드림 블로섬(Dream Blossom)' 전

등록 2013.10.28 14:50:30수정 2016.12.28 08: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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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장 프랑수아 라리유 ‘붉은 땅’(Terre rouge) 130×97㎝, 캔버스에 아크릴, 2013

【서울=뉴시스】장 프랑수아 라리유 ‘붉은 땅’(Terre rouge) 130×97㎝, 캔버스에 아크릴, 2013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현대사회에서 인간은 자연을 끊임없이 훼손하고 복구한다. 자연의 생명력과 아름다움은 세기를 이어 미술작품의 주제로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감상자에게는 편안함과 대자연의 환상을 보여준다.

 프랑스의 장 프랑수아 라리유(53)와 한국의 이길래(52)는 실제보다 더 생명력으로 가득 찬 자연과 나무를 만들어낸다. 라리유는 프랑스 특유의 화려하고도 강렬한 색으로 나무를 캔버스 위에 재탄생시키고, 이길래는 한국 특유의 강직함과 생명력을 회화적인 조각으로 풀어낸다.

 이들이 11월21일부터 서울 논현동 오페라갤러리에서 ‘드림 블로섬(Dream Blossom)’전을 연다.

 1960년 프랑스 피레네 산맥 태생인 라리유는 11세에 프랑수아 비용 회화아카데미 대상을 받았다. 13세 때 만난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스승인 로마미술대상 수상자 장 라포르그로부터 도제식 미술교육을 통해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8세 때에는 포 미술관 큐레이터에게서 베아르네 미술관상을 받으며 작가로 화려한 출발을 했다. 라리유 작품의 매력은 아름답고 화려한 색의 향연이다.

 화면 속 풍경은 현실이 아닌 상상하거나 꿈꾸는 것들이다. 공기와 대지의 색들, 그가 다닌 수많은 여행, 자녀들이 작품의 주요 모티브다. 화면은 캔버스 위에 수많은 색을 칠하고 튜브로 물감을 짜고 다시 추상화를 그리는 작업과 마지막 선들의 구성과 조형적인 원 등으로 구성된다. 작업은 최소 네 번 이상의 물감을 쌓으며 완성한다. 마무리된 뒤에도 최소 2주 동안 작업실에서 마지막 조형미까지 더해지며 탄생시킨다.

 풍경 안의 주제는 나무다. 생명으로 가득 채워진 나무는 화려하고 강렬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각각의 잎 모양마다 행복한 꿈으로 가득한 추상화다. 비현실적이고 기하학적인 문양이 공기 중에 가득 떠다니는 세계를 보는 듯하다.

 ‘철필로 하늘에 그림을 그리는 사내’로 표현되는 이길래는 10여년 넘게 노동집약적으로 동파이프 단면들과 조각들을 연결해 소나무를 만든다. 인간의 형상을 닮은 기이한 생명체 꼴이다. 그는 순수 자연에 대한 동경과 그것의 이미지를 대상으로 한 조형성과 재료의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이길래 ‘노송 2013-2’(143×97×278㎝, 동파이프 산소용접, 2013)

【서울=뉴시스】이길래 ‘노송 2013-2’(143×97×278㎝, 동파이프 산소용접, 2013)

 특히 척박한 땅에서도 왕성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소나무를 대상으로 상징성을 강화한다. 인간과 자연물이 일체가 되도록 상징기능과 환경 조형기능을 가미해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한다. 생활터전을 도시에서 시골로 옮기며 무심코 만난 파이프를 적재한 화물 트럭을 따라가던 그에게 벌집처럼 뚫려 있는 파이프의 단면은 ‘나무’ 시리즈를 낳게 했다.

 작품에서 자연물인 나무의 형상은 생명의 응집을 자연적 형태에서 추출해 낸 것이다. 잉태되는 생명력의 강인함과 대자연의 섭리에서 오는 경이로움을 통해 인간 근원은 자연환경과 더불어 시작된다는 사실을 나타냈다. 두껍고 거칠게 마구 일어나는 소나무의 기둥 껍질과 침엽수의 날카로운 잎은 그에게 기념비적인 존재다.

 작업은 하나하나의 세포가 집적돼 사물이 형성되듯 동파이프 매체를 벽돌쌓기 방식으로 용접, 형태를 조형화시켜 나간다. 작가는 동파이프를 일정한 간격으로 자른 뒤 그 단면에 나타난 원형을 그대로 사용하는 대신 측면을 눌러 옆으로 긴 타원형을 만든다. 둥근 형태를 단위원소 삼아 용접으로 반복적으로 덧붙이며 나무 형상을 축조한다. 수많은 고리로 연결된 나무의 표피와 줄기들의 잘려나간 부위로 이뤄진 그의 소나무는 조각적이면서도 회화적이다. 전시는 12월31일까지다. 02-3446-0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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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350호(11월4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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