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바야흐로 '호두까기 인형' 시즌
국립발레단 vs 유니버설발레단

바야흐로 발레 '호두까기 인형' 시즌이다. 연말이면 당연히 찾아오는 작품이라, 어린이만 보는 공연이라 치부하며 작품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발레 역사상 가장 위대한 콤비로 통하는 러시아 작곡가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1840~1893)와 러시아 무용가 마리우스 프티파(1819~1910)가 탄생시킨 고전발레의 대표작이다.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함께 고전 발레의 3대 명작으로 통한다.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한 126년 역사를 가진 작품이다. 무용수들이 기교와 표현력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독일 작가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인형과 생쥐 왕'이 바탕이다. 크리스마스이브에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은 소녀 '클라라'가 주인공이다. 그녀는 꿈속에서 왕자로 변신한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과자의 나라로 모험을 떠난다. 낭만이 가득한 동화 풍의 발레로 매년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도 국내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겸 단장 강수진)·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예술감독 유병헌·UBC)가 전면에 나선다. 두 발레단이 뿌리가 다른 '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찾는 것도 재미다. 볼쇼이 스타일을 추구하는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민족적인 색채·힘·웅장함이 볼거리다. 마린스키 스타일인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세련됨·정교함·화려함을 추구한다. 국립발레단은 독일식 이름인 클라라를 러시아식 '마리'로 바꿨고, 유니버설발레단은 클라라를 그대로 사용하는 점도 차이점이다. ◇국립발레단 '호두까기인형'(12월 16~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국립발레단이 2000년부터 예술의전당과 함께 선보여온 '호두까기인형'은 볼쇼이발레단을 33년 동안 이끈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프티파의 원작을 해석한 버전이다. 그리가로비치는 어린이들을 주타깃으로 하는 원작 '호두까기인형'에 고난도 발레연출과 해석을 더해 세대를 넘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1966년 자신의 이상향인 '성숙한 발레', '포인트 슈즈 예술'을 담았는데 프티파의 원작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고전발레의 한계점이었던 스토리텔링의 취약성을 보완했다. 특히 그로가로비치의 볼쇼이발레단 버전 '호두까기인형'의 가장 큰 차별성은 주인공 마리와 관객을 크리스마스 랜드로 안내하는 '드로셀마이어' 역과 '호두까기 인형' 역의 해석과 연출이다. 안무가 자신의 서사적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드로셀마이어 역은 자칫하면 유치하게 흘러갈 수 있는 클래식 발레 플롯(Plot)에 개연성을 부여한다. 또한, 나무 인형 대신 공연 내내 기마자세에 가까운 모습(발레 포지션 2번 그랑 플리에 자세)으로 어린 무용수가 직접 연기하는 '호두까기 인형'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올해 디베르티스망(줄거리와 상관없이 펼치는 춤의 향연)의 구성과 테크닉은 더욱 화려해지고 어려워졌다. 할리퀸의 높은 점프, 콜롭비나의 고난도 회전, 여자악마와 남자악마의 깜찍한 춤 등이다. 또한 중국, 인도, 러시아 등 각국 인형들의 춤은 각 나라의 민속성이 뚜렷한 의상과 동작을 넣어 단조로움을 피했다. 마리 역의 김지영, 박슬기, 김리회, 신승원 왕자 역의 이재우, 허서명, 김기완 등 국립발레단 간판 무용수들이 총출동한다. 예술의전당과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오케스트라 실황 반주로 공연된다는 점도 자랑이다. 반주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라, 지휘는 현재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상임지휘자인 제임스 터글과 국립발레단 음악감독인 김종욱이 나눠 맡는다. ◇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인형'(12월 21~31일 유니버설아트센터) 유니버설발레단은 마린스키 스타일의 바실리 바이노넨(1901~1964) 버전을 기반으로 한다. 올레그 비노그라도프의 연출과 3대 예술감독 로이 토비아스(1927~2006)와 현 예술감독 유병헌의 개정 안무로 공연한다. 바이노넨은 프티파와 함께 마린스키 예술감독의 계보를 잇는 인물인데, '프티파-이바노프' 안무를 기반으로 개정작을 만들었다. '눈송이의 왈츠'나 '꽃의 왈츠' 등 안정된 군무가 바탕인 정통 클래식 발레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줄거리를 설명하는 발레 마임과 고난도 테크닉이 배합된 춤의 밸런스가 돋보인다.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의 또 다른 특징은 주인공 클라라의 배역에 있다. 원작 그대로 1막은 어린 무용수가, 1막 후반부터 마법에 의해 아름답게 성장한 성인 무용수를 등장시킨다. 올해 클라라 역 중에서는 이 작품으로 국내 무대에 데뷔하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수석무용수 나탈리아 쿠쉬가 눈길을 끈다. 이 역을 농해 첫 주역으로 데뷔하는 재일교포 출신의 기대주 성사미도 기억해야 한다. 이와 별개로 장선희발레단(예술감독 장선희)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호두까기인형 인 서울(in Seoul)'을 펼친다. 호프만의 원작 동화를 현재 서울로 옮긴 작품으로 크리스마스 파티, 눈의 나라, 과자의 나라에서 추어지는 다양한 춤과 풍성한 볼거리가 풍성하다. realpaper7@newsis.com

섹션별 기사
공연/전시
여행/레저
음식/맛집
건강
종교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