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남은 정개·사개특위
'제2의 패스트트랙 사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의 활동시한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여야 간 힘겨루기가 갈수록 극심해지면서 정국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자유한국당의 반발 속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정개특위에서 선거제도 개편안을 8월 안에 반드시 처리한다는 의지가 확고해 여야 간 대치국면이 다시 조성될 조짐이다. 정치권 한편에서는 '제2의 패스트트랙 사태', '동물국회'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흘러 나온다. 정개특위는 여야 3당 교섭단체가 지난 6월 말 임시국회 합의 당시 활동시한을 8월31일까지로 합의하면서 가동이 재개됐다. 하지만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관할하는 제1소위원장 자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첨예하게 대치하면서 특위는 한 달 가까이 공전만 거듭했다. 지난 7월 말 홍영표 민주당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다시 한 달이 지났으나 여야 간 간극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한국당은 소위 차원의 토론과 축조심사가 더 필요한 만큼 특위의 활동기간을 더 연장하자는 반면,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은 1소위에서 지체하지 말고 특위 전체회의로 법안을 넘겨 쟁점을 압축해서 빠른 시일 안에 결론을 내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협상 테이블에는 4건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올려져 있지만 현재로서는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심상정 의원의 법안이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의 지지를 모두 받고 있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정개특위는 26일 오전 1소위에서 축조심사를 이어간 후 오후에 전체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한국당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법안 심사와 의결이 속전속결로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당이 의결을 저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긴급 안건조정위원회 신청을 검토하고 있는 점도 여야 간 유불리를 섣불리 장담할 수 없는 지점이다. 안건조정위는 이견의 조정을 필요로 하는 안건에 대한 심사를 목적으로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로 6명으로 구성되고 최장 90일까지 활동이 가능하다. 현행대로라면 민주당 3명, 한국당 2명, 그밖의 당 1명으로 조정위원이 구성된다. 국회법 57조에는 안건조정위의 활동기한을 구성일부터 90일로 명시하고 있어 일단 한국당으로서는 표결 강행을 저지할 방어막이 될 수는 있지만, 범여권이 연대하면 활동 기간을 90일 이내로 단축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측 3명 외에 선거제 개편안에 대해 우호적인 정당의 의원이 조정위원으로 참여할 경우 경우에 따라서는 한국당이 반대해도 의결이 가능해진다. 물론 한국당이 안건조정위원회의를 구성할 조정위원 명단을 늦게 제출하여 고의로 지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홍영표 위원장의 직권으로 조정위원을 구성할 수 있어 실리적으로 볼 때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 정개특위 소속 한국당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 당은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자체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로 축조심사를 통해 논의하더라도 합의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여권에서 표결을 강행하게 되면 우리로서는 마지막 수단으로 안건조정위원회 신청을 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정개특위 소속 민주당 한 의원은 통화에서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 주에는 선거제 개편안에 대한 표결에 들어갈 것"이라며 "한국당이 안건조정위를 신청하더라도 표결을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분명하기 때문에 안건조정위를 구성해도 신속하게 의결해 특위 활동시한인 8월 말 전에는 표결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사개특위의 경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 검찰·경찰 개혁법안 등이 상정돼있다. 지난 6월말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합의를 통해 위원장이 한국당 몫으로 바뀌어 유기준 의원이 장을 맡았다. 그러나 소위원장 및 위원 구성 등의 문제와 정개특위의 표결 처리 강행이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한국당은 지난 23일 검경개혁소위원회 구성을 바꾸고 활동기한도 연장하자는 주장을 했다. 사법개혁 관련 법안에 대해 재논의하자는 취지다. 이에 비해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기존 합의된 부분을 중심으로 논의해야한다고 맞섰다.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들리는 이야기로는 민주당이 합의정신을 무시하고 정개특위 소위원회에서 선거제 개혁안 표결 강행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안다"며 "정개특위와 사개특위는 연결돼있다. 여당이 정개특위에서 합의 정신을 무시하면 사개특위도 합의 과정을 쉽게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두 특위가 연결돼있다지만 그게 (정개특위 상황이) 사개특위 논의를 막는 요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개특위가 한 번도 논의를 위해 모이지 못한 상황에서 연장 이야기를 한다는 것도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결국 이날 사개특위는 20여분 만에 종료됐다. 정개특위와 달리 다음 회의 일정도 정하지 못했다. 사개특위 한 관계자는 "한국당이 정개특위와 연계하면서 법안 논의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패스트트랙 지정이 한국당을 논의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었는데 현 상태로선 성공적인 전략이었다고 평가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악의 경우는 패스트트랙 기한에 따라 한국당을 포함한 협의안이 아닌 원안이 본회의 표결에 부쳐지는 것이겠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를 마주하게 되더라도 민주당은 특위, 법사위 등 각 단계별로 한국당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두 특위의 활동 마지막 주간인 오는 26~30일은 국무위원 청문 주간으로 이목이 쏠리는 기간이다. 오는 29일에는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와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30일에는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다음달 2일에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예정돼있다. 더군다나 27~28일은 한국당 연찬회 일정과 30일 민주당 의원 워크숍도 예정돼있어 회의 개최를 통한 논의 성사 여부 부터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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