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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와 남북관계 발전 두마리 토끼잡기

남상욱 고려대 북한학 교수(행정전문대학원장)는 지난 18~20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북 비핵화문제는 제자리걸음을 한채 남북경협은 멀리뛰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결국 북한의 비핵화문제는 핵보유를 공인한 파키스탄 방식으로 마무리 될 공산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 교수는 21일 안민정책포럼(이사장 백용호)이 주최한 조찬세미나에서 ‘평양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비핵화 및 평화체제에 대한 전망’이란 주제강연을 통해 이같이 분석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미대통령에게 종전선언을 설득해야 하는 무거운 숙제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부여 받았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북한이 비핵화부분에 대해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합의했다는 항목이 유일하다고 이번 회담을 평가했다. 하지만 이 조치로 미국이 종전선언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난망이라고 분석했다. 더구나 북측이 사용한 참관이란 의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나 우리 정부는 즉각 사찰(inspection)이란 의미로 받아 들였지만 북한은 이를 사찰이 아닌 참관(participation)으로 바로 잡는 등 평양과 워싱턴간의 간격은 동문서답 수준만큼이나 크다고 설명했다. 남 교수는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핵시설폐기와 같은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고 하지만 미국은 결코 미래의 핵을 종전선언과 교환하는 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 교수는 북측이 종전선언에 목을 매는 이유로 주한UN사령부의 사령관을 겸직하는 주한미군 사령관의 무력화와 각 분야에 걸쳐 제제를 하고 있는 미국의 대북제제 때문에 발목이 잡힌 투자와 금융의 족쇄를 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접근에서 각종 연설문에 여러번 나타났듯 국가란 단위보다 민족을 앞세우는 경향이 강하다며 결국 비핵화 문제는 진전을 이루지 못한채 핵보유를 공인한 파키스탄 형태로 마무리 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뉴시스는 이날 남 교수가 발표한 내용을 독점 게재한다. 안민정책포럼은 고(故)박세일 교수를 중심으로 만든 지식인 네트워크로 1996년 창립됐으며 좌우를 아우르는 통합형 정책 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했던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강연 요약본이다. 3차 평양정상회담은 파격적인 의전으로 수많은 스토리텔링을 양산했다. 21발의 예포와 문대통령의 90도 각도의 인사, 평양시민과의 깜짝 접촉, 특히 양 퍼스트레이디의 활발한 행보 등 평양 만남은 풍성한 화제를 던져주었다. 북한 사회주의의 핵심가치를 상징하는 노동당사에서 개최된 이번 회담은 무게감을 가늠케 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솔직하고 겸양의 화법, 평양시민들의 열광적인 환영 등은 주목대상이지만 회담의 주변사항이지 본질적인 사안은 아니다. 평양으로는 1,2차와 마찬가지로 각종 시설과 장소방문 등으로 자신들이 동북아의 정상국가라는 사실을 외부세계에 충분히 주지시켰다. 하지만 2박3일의 회담은 결국 합의문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우선 전체적으로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다. 지난 2007년 10·4 선언에 버금갈 만큼 다양한 문제를 논의했다. 6개 분야 14개 항목이다. 군사적 긴장완화와 철도 도로 연결 등 경협, 질병 분야 협력, 이산가족 상봉,평양예술단의 10월 서울 공연 및 심지어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공동개최,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 공동개최 등을 합의했다. 심지어 김위원장의 가까운 시일내 서울 답방까지 합의문에 포함시켰다. 분단에 따른 민족 이질감을 극복하며 군사적 긴장완화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를 확보하려는 양 정상의 노력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이산가족의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등의 문제를 논의하기로 한것은 바람직하다. ◇남북 정상회담 아킬레스건은 비핵화 부분 역시 금번 합의의 아킬레스건은 비핵화 부분이다. 싱가포르 합의이후 북미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처하게 된 것은 비핵화의 ABC 부분인 신고·사찰 및 검증과 종전선언을 맞교환하는 거래가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3일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여 요구사항을 전달했을 때 김영철 통전부장은 강도같은(gangster like) 요구라고 비난하였다. 금번 회담에서는 오히려 김위원장이 문대통령에게 미국이 종전선언을 하도록 설득해줄 것을 요청받았다는 후문이다. 북한은 결국 비핵화에 관해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였다. 새로운 진전은 없었다.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이 참관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하였다”는 항목이 비핵화의 핵심파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구를 사찰(inspection)로 해석하고 환영의 의사를 표현하였다. 북한의 3가지 핵, 과거에 제조된 핵무기, 현재의 핵물질, 미래핵을 제조하는 시설 중에서 미래핵 만을 제거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언하였다. 지난번 풍계리 핵실험장이나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철거와 같이 비핵화에 큰 차별성을 갖지 못하는 조치다. 트럼트 대통령이 즉시 환영의 의사를 표시했지만 이 조치로 미국이 종전선언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난망이다.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다.” 라는 항목은 북한의 복심을 추정하게 한다.미국의 상응조치는 당연히 종전선언일 것이다. ◇북한, 의제 쪼개서 거래하는 '살라미' 전술 구사 북한은 철저하게 의제를 쪼개 거래하는 살라미(salami) 전술을 구사한다. 미래의 핵을 종전선언과 교환하는 거래는 미국입장에서 수용 불가일 것이다. 미국은 최소 핵무기와 물질 및 미사일 등의 종류와 내용이 담긴 리스트와 일정(dead line)을 제시해야만 종전선언을 할 것이다. 평양과 워싱턴간의 간극은 동문서답 수준만큼이나 크다. 남북정상회담은 역시 비핵화 이슈를 해결하는데 한계를 보였다. 이제 비핵화는 결국 10월중으로 예상되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넘어갈 것이다. 공이 평양과 워싱턴코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서울의 입장이 편치 않다. 연내 철도 및 도로연결 착공식을 갖기로 합의한 부분은 비핵화가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 한미간의 불협화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군사합의서 부분은 군사적인 신뢰가 미흡한 상태에서 자칫하면 안보 논란으로 비화될 수 있다.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이 균형적으로 진전되어 합의문의 이행이 원활하기를 기대한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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