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통상전쟁의 향후 전망과 한반도

“미국의 안보개념이 전통적인 군사 분야에서 경제 분야로 까지 확대되어 세계 각국과 통상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공약 이행을 통한 정치적 입지확보 뿐 아니라 중국의 경제패권을 견제하기 위해 통상 분야에서 당분간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나라도 현명한 대응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는 20일 안민정책포럼(이사장 백용호)이 주최한 조찬 세미나에서 ‘미·중 통상전쟁의 향후 전망과 한반도’란 주제발표를 통해 트럼프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미국의 역대 대통령이 추구했던 견제와 협력(engagement and hedging)의 노선에서 탈피해 견제일변도를 추구함에 따라 중국과 마찰을 더욱 빚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특히 핵을 가진 북한을 배후조정 하는 적국으로 중국을 바라보고 있어 미·중 협력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미 수출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한국은 단기적으로 중국산 수입대체의 기회를 얻어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의 무역 감축 및 세계경제성장위축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미·중 양자 간 협상을 통해 중국의 지재권 침해 등 불공정 첨단 산업기술정책이 시정되지 못한 채 미·중 양국의 통상마찰이 해소되는지 여부에 한국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특히 중국이 일본 호주 베트남 인도 등 주변 나라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한국의 대중전략도 이런 나라들과 연대해 나가는 기반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WTO(세계무역기구)의 다자무역질서가 다시 힘을 얻기 힘들어졌다며 앞으로 디지털 무역 등 분야별로 관심가진 나라들끼리 협상하는 복수국가무역협정이 추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김용호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원은 “중국이 한국에 위협적인 것은 대국인데다 IT,디스플레이, 스마트폰, AI, 반도체 등에서 한국의 기존 우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화해도 최고의 통상전략은 강한 과학기술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시스는 이날 이 교수가 발표한 내용을 독점 게재한다. 안민정책포럼은 고(故) 박세일 교수를 중심으로 만든 지식인 네 트워크로 1996년 창립됐으며 좌우를 아우르는 통합형 정책 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했던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강연 요약본이다. :미-중 통상전쟁의 향후 전망과 한반도 25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폭탄과 이에 대한 보복관세 대응, 쏟아지는 WTO 제소 건수. 과연 미국과 중국의 통상 전쟁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져 세계를 무역전쟁으로 이끌 것인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의 통상정책은 1980년대의 ‘공격적 일방주의’ 시대로 회귀하며 각종 수입규제 조치를 활용하여 동맹국에 대한 배려 없이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취임 초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초 통상 공약과 달리 중국에 대해 다소 유화적이었던 입장인 것으로 보였으나 최근 미국과 중국 간의 통상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80년대 공격적 일방주의로 회귀 무엇이 이러한 상황을 초래했는가? 미국의 의도는 무엇일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주창해온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것인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성과를 거두기 위하여 공약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인가? 북한의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중국의 ‘배후조정’을 의심하여 중국의 개입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인가? 또는 중국의 ‘기술 굴기’를 의식하며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견제를 하고 있는 것인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 백악관과 행정부가 발간하고 있는 공식 문서를 통해 드러나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인식과 입장은 과거 역대 행정부와 다른 노선을 취하고 있음을 살펴 볼 수 있다. 우선, 매우 경쟁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안보의 개념을 전통적 군사안보 뿐 아니라 경제안보의 개념으로 확대하여 미국의 안전과 번영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과거 중국에 대한 ‘포용과 견제’ 노선에서 벗어나 중국에 대한 노골적인 견제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중국이 그동안 국제사회의 선의를 악용하여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루고 부당한 방법으로 취득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제적 패권을 장악하고자 하는 상황에 대하여 적의에 가까운 비난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외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경제전쟁’을 선포한 상태이지만, 시기나 내용으로 보았을 때 그 이면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외정책상 최우선순위로 추진하고 있는 ‘북핵 문제 해결’을 방해하는 중국에 대한 ‘팔 비틀기’로도 보인다. ◇韓, 대중 협력·견제 병행하는 외교전략 펼쳐야 중국의 ‘중국제조 2025’ 관련 미국의 대규모 관세부과조치는 단기적으로는 우리기업에게 유리한 수입대체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을 통해 세계무역과 경제의 침체를 야기하게 될 것이다. 다자무역체제의 ‘선의’를 악용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공격은 어느 측면에서는 타당한 부분도 있다. 불공정한 방법으로 기술과 정보를 취득하는 관행은 분명히 퇴치되어야 한다. 그러나 다자무역체제에 역행하는 방법을 통한 일방주의적 공격은 지지할 수 없다. 미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우선순위를 두면서 중국과는 ‘협력’과 ‘견제’를 병행하는 현명한 외교 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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