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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 승자독식의 실력주의 사회 넘어서기

“실력만능주의가 우리나라 교육을 망치고 있습니다. 교육은 실력 있는 인재양성을 통해 공정하고 아름답고 평등한 사회를 꿈꾸지만 빈부격차의 심화와 불공정한 세상을 만드는 결과만 초래했습니다.” 현 한국교원교육학회 회장으로 광주 교육대 총장을 역임한 박남기 교수는 16일 안민정책포럼(이사장 백용호)이 주최한 조찬세미나에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실력주의 사회를 넘어’란 주제 발표를 통해 교육개혁은 모든 문제의 뿌리인 실력주의를 타파하는데서 부터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교수는 자신의 이 같은 주장을 담은 저서 ‘실력주의 사회를 넘어’를 11월중 출판을 앞두고 이날 내용을 첫 공개했다. 박 교수는 공정한 평가의 기준으로 실력을 꼽는 이유가 실력이 개인의 노력의 산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사실은 개인의 노력보다 훨씬 더 많은 요인 때문에 실력이 갖춰진다며 실력만능주의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박 교수는 실력엔 개인의 노력외에 타고난 능력을 비롯해 가정배경과 운(運) 등 비실력적 요인들이 훨씬 많이 내포되어 있다며 실력기반 사회의 불공정함을 지적했다. 박 교수는 실력주의가 타파되어야 학벌사회가 타파될 수 있다며 새로운 대안으로 행복한 ‘신 실력주의 사회‘를 제안했다. 박 교수는 신실력주의 사회건설 대안으로 예컨대 공무원이나 공공기관부터 한 학교 출신이 어느 상한선을 이상 넘지 않도록 제안하고 행정고시 등 공무원 합격자 비율에도 이런 원칙을 적용하면 학벌의 폐해인 파벌주의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신실력주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실력과 직업 배분 사이의 연결고리는 유지하되, 직업과 보상 사이의 고리를 느슨하게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를위해 최고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임금체계개선, 누진소득세, 저소득층 조세 감면제도, 마이너스 소득제, 임금보호제도, 고용보호제도, 실업보호제도의 도입과, 상속세 강화 등 근로의욕은 고취시키면서 재화분배차이를 줄이는 근로의욕 고취형 복지사회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시스는 이날 박 교수가 발표한 내용을 독점 게재한다. 안민정책포럼은 고(故)박세일 교수를 중심으로 만든 지식인 네트워크로 1996년 창립됐으며 좌우를 아우르는 통합형 정책 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했던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대입전쟁과 교육 대물림 심화, 중·고등학교의 입시 위주 교육, 이와 관련된 사교육비 과다 지출, 학생들의 행복도 저하, 학교 폭력 증가 등 교육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나아지지 않고 있다. 대입전쟁 때문에 우리 교육이 4차산업혁명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길러내기 어렵다며 교육 내용과 방법 개혁을 시도하지만 대입이라는 높은 벽에 부딪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교육관련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의 빈부 격차, 계층간 갈등, 자살률 증가 등의 다양한 사회문제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한 백약이 무효다. 왜 그럴까? 우리가 갖은 노력을 기울여도 문제가 악화된다면 이유는 둘중 하나다. 원래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거나 아니면 진단 오류와 그에 따른 잘못된 처방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11월에 출판될 《실력주의 사회를 넘어》는 앞서 열거한 우리 사회의 문제와 교육 문제의 상당 부분은 그 뿌리가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실력(능력)주의에 닿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문제의 뿌리가 실력주의에 닿아 있는데 우리 사회는 보다 완벽한 실력주의사회를 만들고자하기 때문에 그러한 노력이 사회와 교육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다. 우리의 믿음과는 정반대로 학벌을 타파하면 실력주의 사회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실력주의가 학벌사회를 만든 원인이다. 실력주의가 타파되어야 학벌사회가 타파된다. 앞에서 언급한 사회와 교육문제를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실력주의 사회가 좋은 사회라는 ‘허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렇다고 하여 인간사회, 특히 자본주의 사회를 움직여가는 나름 합리적인 에너지원인 실력주의를 당분간은 버릴 수가 없다. 그래서 제안하는 것이 행복한 ‘신실력주의 사회’이다. 교육계와 우리 사회가 향후 지향해야 할 것은 완벽한 실력주의 사회 구현이 아니라 실력주의 사회의 그림자를 옅게 할 신실력주의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다. 신실력주의 사회는 실력과 직업 배분 사이의 연결고리는 유지하되, 직업과 보상 사이의 연결 고리는 느슨하게 하는 사회다. 누진소득세, 최고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임금 체계 개혁, 저소득층 조세 감면 제도, 마이너스 소득제, 임금보호 제도, 고용보호 제도, 실업보호 제도, 상속세, 기부문화 확산 등을 통해 근로 의욕은 유지시키면서도 직업간 사회적 재화 분배 차이를 줄이는 제도적·사회문화적 보완 장치가 마련된 ‘근로의욕고취형 복지사회’가 바로 신실력주의 사회다. 정치적으로는 자본주의가 민주주의를 이끌어 가는 무늬만 민주주의인 사회가 아니라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가 신신력주의 사회이다. 헌법에 명시된 ‘행복추구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사회가 신실력주의 사회이다. 신실력주의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교육개혁은 참여형 협치기구를 통해 긴 호흡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 희망하는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의 참여를 허용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경제적으로 풍요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과도한 가르침의 열기인 교육열(敎育熱)과 배움의 열기인 학습열(學習熱)이라는 에너지원을 사용해왔으나 그 열기가 오히려 우리를 불태우려하고 있다. 이제는 유교 전통을 이어받은 우리 안에 살아 숨 쉬던 배움의 기쁨(學習悅)과 가르침의 기쁨(敎育悅)을 부활시켜 그 자리를 대신하게 할 때가 되었다. 그동안 우리는 교육기본법 2조에 명기된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는 교육 이념과 1)인격 도야(陶冶), 2)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 함양을 통한 인간다운 삶 영위, 3)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 실현이라는 교육 목적을 법전에 담아 캐비닛에 넣어두었다. 홍익인간의 이념을 망각한채 지내온 경제성장기에 우리 교육은 암흑기를 거쳐왔다. 수단으로서의 가치에 전도된 교육 안에서는 누구나 고통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한 고통을 겪으며 마련한 물질적 기반을 토대로 이제는 홍익인간 이념을 제4차 산업혁명기에 맞게 재해석하여 우리 교육의 진정한 이념으로 부활시킬 때가 되었다. 피렌체가 르네상스를 통해 인류의 미래를 새롭게 열었듯이 우리 교육이 홍익인간 이념의 재발견과 부흥을 통해 세계 교육의 미래를 밝히기를 기대한다. 극단의 자본주의 체제인 미국이 가진 문제를 잘 알고 있기에 우리 사회는 유럽형 복지국가를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 복지국가가 국민의 노동 의욕 상실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 우리 사회는 어디로 가야 할까? 그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교육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가 꿈꾸는 새로운 세상, 이를 위한 새로운 교육개혁 패러다임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과 나의 관점을 토론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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