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피플 뮤지컬로 전환한 작곡가 르베이 김준수에 열광하는
한국 뮤지컬 팬덤
매번 특별한 경험

1970년대 독일에서 결성한 트리오 '실버 컨벤션'. 당시 디스코 열풍의 주역인 이들이 부른 '플라이 로빈 플라이'는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서 3주간 1위를 차지했다. 이듬해 그래미 어워즈에서 'R&B 최우수 연주 퍼포먼스' 부문도 받았다. 헝가리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73)와 독일 작사가 겸 작가 미하엘 쿤체(74)가 협업한 곡. 이후 세계적으로 이름을 얻기 시작한 르베이는 1980년대 할리우드로 옮겨 '코브라' '플래시 댄스' 등의 영화음악 작업을 했다. 할리우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72)와 협업하기도 했다. 절친한 작업 동료이자 친구인 쿤체의 제안이 음악 경력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1988년 뮤지컬 '엘리자벳' 협업을 제의한 것이다. 1992년 오스트리아에서 첫 선을 보인 작품은 유럽에서 가장 성대했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마지막 황후 '엘리자벳'의 일대기를 그렸다. 독일어권에서 가장 성공한 작품은 이렇게 탄생했다. 2012년 EMK뮤지컬컴퍼니가 국내 초연한 이후 여러 번 재연하며 흥행에 성공, 한국에서도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르베이는 "할리우드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던 때라, 쿤체의 제안에 고민이 많았었다"면서 "결국 뮤지컬 '엘리자벳'은 내 경력의 전환점이 됐다. 창작자로서 정체성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부인 모니카가 뮤지컬로 전향하는데 큰 힘을 실었다. 모니카는 "뮤지컬은 배우들의 해석에 의해 새롭게 살아나는 '생생한 경험'이 특별하다고 생각했고, 남편이 독창성을 더 표출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르베이도 고개를 끄덕였다. "음악을 클래식으로 시작했는데 팝, 재즈를 거치고 영화음악을 작업한 뒤 뮤지컬로 오게 됐다. 이전의 경험들이 뮤지컬 작업을 하는데 영향을 준다. 음악을 통해서 하나의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르베이는 클래식음악에 조예가 있어 오케스트라 편곡까지 완벽하게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뮤지컬 작곡가. 그에게 뮤지컬은 날개를 달아준 격이었다. 첫 뮤지컬 작업인 '엘리자벳'은 기존의 것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을 선사했다. "이전에 뮤지컬을 만들었던 적이 없어, 더 자유롭게 했다. 그런 점에서 특별했다." 지한파로 통하는 르베이는 한국을 여러번 찾았다. 내년 2월10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하는 '엘리자벳' 새 시즌을 위해 이번에 다시 왔다. 이 작품의 초연에 출연했고 이번 시즌에도 나오는 엘리자벳 역의 옥주현(38), 토드 역의 김준수(31)와 친분이 있다. 특히 김준수와는 그의 단독 콘서트를 함께 하기도 했다. "김준수 공연 때마다 커튼콜에서 팬들의 환호하는 모습을 보면, 놀랍다. 매번 멋지고 특별한 경험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김준수의 콘서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열정적인 팬 문화는 매번 경험해도 특별하다." 지난 12일 김준수가 5년 만에 연기한 토드를 지켜본 르베이는 엄지를 치켜세웠다. "드라마적 긴장감과 위협적인 것이 공존하는 느낌이 좋다"면서 "낭만적인 감정을 유지한다는 것이 인상적"이라고 짚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된 르베이의 뮤지컬은 2010년 '모차르트!'다. 이후 '엘리자벳' '레베카' '마리 앙투아네트' 등이 EMK뮤지컬컴퍼니를 통해 연이어 소개됐다. 배급사이자 EMK뮤지컬컴퍼니의 자회사인 EMK 인터내셔널 김지원 대표와 우정을 쌓은 덕분이다. "김 대표와 사찰도 함께 가고 여행을 다닌다. 이렇게 우정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계속 신뢰가 쌓였고 작품을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열린 마음으로 쉽게 해결해나갈 수 있게 됐다." 한국어가 뮤지컬 장르와 어울리는 언어라고 본다. "발음이 단단한데, 부드럽기도 하다. 울림도 섞여 있다. 의미는 잘 모르지만, 음악과 잘 어우러진다. 네덜란드 언어 역시 한국어처럼 발음이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데 한국어만큼은 음악과 잘 어우러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 언어를 아름답게 표현하는 배우들의 역량이 최고다. 한국 관객들은 직접적으로 느낌을 표현한다. 크게 웃고 크게 운다. 작품 안에 풍부한 감정들이 한국 관객으로 인해 잘 반영된다." 13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연 '2018 제 3차 콘텐츠 인사이트'에서 뮤지컬에 대해 강연하기도 한 르베이는 "뮤지컬 작곡은 책으로 배울 수 없다"고 했다. "토대가 되는 공부는 가능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내면의 이야기이기고, 내면의 이야기를 밖으로 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스스로도 정작 아직까지 자신의 작업에 확신이 없다. "작곡을 하다보면 고민으로 인해 밤샘 작업을 할 때가 있다. 이런 부분을 받아들이고 컨트롤할 줄 알아야 한다. 어려운 순간이 왔을 때 쉽게 항복하면 안 된다"는 고백이다. 일흔살이 넘었지만 여전히 창작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신작에 대한 힌트를 청하자 "굉장히 특별하고 아름다운 소재라 기대가 된다"며 웃었다. "한국에서도 성공할 작품이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realpaper7@newsis.com

뉴시스 인터뷰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