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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국내유일 초소형 전기차 생산 오충기 대표 "작은 회사가 무슨
 자동차를 만드냐
 반대도 컸습니다"

"철저하게 틈새시장을 공략했습니다. '작은 회사가 어떻게 자동차를 만드느냐. 진입장벽이 높다'는 주변의 반대도 많았어요. 하지만 꼭 초소형 전기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결국 국내 유일의 초소형전기차 '다니고'를 만들었습니다." '다니고'를 처음 본 것은 지난 1월 소셜커머스 '티몬'에서였다. 깜찍한 차체와 귀여운 디자인을 자랑하는 이 차량은 전기차 보조금을 받은 후 700만원 중반으로, 1월에만 1000대를 예약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다 '다니고'를 만든 회사가 화제의 야쿠르트전동차를 만들어낸 주역이라는 것을 알았다. 야쿠르트 아주머니들이 타고다니는 살구빛의 이 전동차는 비가 오면 캐노피와 창이 있는 모습으로 변신해 '트랜스포머'라는 애칭이 붙었다. 어떤 사람이 국내 최초의 초소형전기차 '다니고'와 야쿠르트아주머니들의 '트랜스포머'를 만들었는지 궁금했다. 지난 주말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환경부 주최 'EV트렌트 코리아' 박람회장에서 오충기(58) 대창모터스 대표를 만나 '다니고'와 야쿠르트 전동차의 탄생 스토리를 들어봤다. "전공은 기계공학이었는데, 25살이던 1985년 한국전자(현 KEC)에 입사해 직장생활을 시작했죠. 그러다 1995년에 '덱트론'이라는 회사를 차렸습니다. 셋톱박스와 콘트롤러 등을 제조해 판매하는 회사였고, 2001년에는 코스닥 상장사가 됐죠. 2006년에 덱트론을 팔고 대창모터스를 설립했습니다." 오 대표는 덱트론을 운영할 당시 함께 일했던 파트너들을 다시 부르고, 기술 인력을 스카웃했다. 규모는 크지 않았다. 초기 자본금은 20억원이었고, 직원은 조금씩 늘었지만 현재 52명이다. "원래 차는 IT가 아니었지만 전기차 시대가 되면서 IT와 가까워졌죠. 전기차는 전기·전자가 핵심이에요. 엔진을 빼고, 그 자리에 배터리와 모터가 들어간 것이고 모두가 전기·전자적인 연결이잖아요. IT에 기반을 뒀기 때문에 전기차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전자유도골프카트를 개발, 골프카트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다 2012년 한국야쿠르트와 전동차 개발을 시작했다. 2014년 12월부터는 야쿠르트전동차 양산을 시작했고, 이듬해인 2015년에는 2차전지를 개발완료하고, 생산하기 시작했다. "인지도가 없어서 다른 외국계 골프카트와의 경쟁이 쉽지 않았죠. 그러다 한국야쿠르트에 제안을 넣었고, 야쿠르트가 흔쾌히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야쿠르트 전동차를 통해서 인지도가 많이 올랐고, 전기차 플랫폼에 대한 노하우도 생겼어요. 전기차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오 대표는 직원들에게 초소형 전기차를 만들자고 했다. 국내 대기업들은 초소형전기차를 만들지 않고 있고, 노하우도 어느 정도 있으니 틈새시장에서 도전을 해볼만하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작은 회사가 어떻게 자동차를 만들겠느냐는 우려가 돌아왔다. "장기적으로 보면 초소형 전기차로 가야한다고 직원들을 설득했죠. 3륜차로 가는 방향도 검토했지만, 그쪽은 아니었어요. 중소기업으로서는 엄청난 일이지만, 이쪽으로 가야 우리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회사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초소형전기차 개발을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듭했고, 개발과정에서 수십대의 차량을 만들었다가 폐기했다. 그 결과 컴팩트한 차체에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한 '다니고'가 탄생했다. 다니고는 최대출력 15kW으로, 완충시 100km를 주행할 수 있다. 최고속도는 80Km/h다. 초소형 전기차 최초로 후방카메라를 장착해 후진, 주차 안전을 강화했고 초소형임에도 에어컨과 히터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다. 차량 개발을 완료한 기쁨도 잠시였다. 엄격하고 복잡한 국토부·환경부의 승인·인증 절차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업들은 승인·인증 담당 직원들이 따로 있잖아요. 저희는 엔지니어가 직접 가야 했죠. 승인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기술력이 없으면 절대 승인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중소기업으로서는 돈도 많이 들었고, 제출한 자료도 아마 A4용지로 프린트하면 수만장이 될 것 같아요. 인증절차가 이렇게 힘들고 어려울 지 알았으면 엄두를 못 냈을텐데, 지금 생각하면 몰랐기 때문에 더 용감했던 것 같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자금'이었다. 제품개발과 승인·인증 과정에서 자금이 끝없이 들어갔다. 다행히 지인들이 그에게 도움을 줬다. 나중에는 전시회 등을 통해 투자회사들이 그를 찾아오기도 했다. 포스코기술투자도 대창모터스의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상사인 포스코대우 역시 아예 본사에 상주하며 수출에 도움을 주고 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그렇겠지만 자금 부분이 가장 힘들었죠. 사실 저는 경영을 싫어합니다. 엔지니어의 길을 가고 싶었고, 경영보다는 제품기획, 마케팅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기업을 하려면 자금과 대외적인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거죠." 대창모터스는 최근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자율주행 관련 특허를 2건 출원했고, 지난해 11월 판교 자율주행모터쇼에 '제로셔틀'이라는 자율주행 셔틀을 전시한데 이어 12월 한국교통대에 자율주행 버스를 지원했다. 지난해 41억원 규모의 산업통산자원부 사업에 선정돼 충북대와 초소형 전기차에 자율주행을 적용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대구시와도 11억원 규모의 스마트미니버스 기반 저속군집주행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와도 두번째 전동카트를 개발하고 있다. 대창모터스는 설립 8년을 맞은 올해 '다니고'로 획기적 성과를 내고 있다. 정부가 초소형차를 경차로 인정, 각종 혜택을 부여하면서 판매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니고는 올해 목표 판매대수인 1500~2000대의 절반 이상을 벌써 달성했다. 내년 코스닥 상장도 준비 중이다. 수출도 상승세다. 대창모터스는 포스코대우와 함께 저속전기차(LSV) 등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USEV사와 미국 8개주 카트 및 LSV 공급 계약을 체결해 연간 500대를 수출키로 했고, 포스코대우와도 공급계약을 맺고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타이밍이 좋았어요. 저희가 길목을 지키고 있었던거죠. 초소형차가 이슈가 되면서 문재인 대통령부터 국토부 장관까지 다 다니고 박람회 부스를 방문했고, 우정사업본부와도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KT, SK브로드밴드 등과도 납품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 3000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작은 테슬라가 목표입니다. 저희가 테슬라만큼은 될 수 없겠지만 초소형전기차, 초소형화물차, 인바운드 자율주행 등 분야에서 회사를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하고 편리한 초소형전기차들을 개발, 다양한 라인업을 만들 계획입니다." pjy@newsis.com

뉴시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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