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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기업 대해부③]컴투스, 임직원 스톡옵션 행사↑…'인재유출' 전조현상?

등록 2017.12.07 1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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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옵션 부여 수량↓, 취소 비율↑…옵션 행사한 핵심인재들 빠져나가나
게임빌, 컴투스 주식 매입 후 1년 만에 투자比 3.5배 수혜
컴투스 전 임원, 게임업계 재진출 때 "기존 직원, 흔들릴까"

【서울=뉴시스】김경원 기자 = 코스닥시장 내 시가총액 상위 18위 컴투스 임직원 사이에서 최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비율'이 늘고 있다. 반면 '스톡옵션 부여 수량'은 줄고 있어 인재유출의 전조현상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스톡옵션이란 벤처기업이 새로 창업한 기업이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 가운데 하나다. 자사의 주식을 일정 한도 내에서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로서 일정기간이 지나면 처분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컴투스는 그동안 사업보고서를 통해 최고의 개발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그런데 이들 핵심 인재를 붙잡기 위해 발행하던 스톡옵션 부여 수량이 2013년 이후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행사 및 취소 비율은 높아지면서 사내 핵심인재를 어떻게 묶어 둘지 관심이 쏠린다. 

◇스톡옵션 부여 물량, 지속적 감소 추세

컴투스는 1998년 8월에 설립돼 대한민국 최초로 모바일 게임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업체다. 2007년 7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컴투스는 2013년 12월 최대주주가 '이영일 외 9명'에서 '게임빌'로 변경됐다. 현재 게임빌이 24.48%, KB자산운용이 18.46%의 컴투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컴투스의 '스톡옵션 부여 수량'은 39만1393주이다. 이 중 19만3928주가 스톡옵션 권한을 행사했다. 부여수량 대비 행사 비율은 49.5%에 달한다. 미행사 수량은 2만9768주(7.6%)에 불과하다.

올 3분기 현재 스톡옵션 권한이 취소된 비율도 42.8%로 16만7697주에 달한다. 이는 퇴사 등의 이유로 스톡옵션 자격이 취소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중 미행사 스톡옵션의 가중평균 행사가격은 3만9372원이다. 지난 6일 컴투스 종가(12만5100원) 기준, 주당 8만5728만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된다. 전체 미행사 수량은 25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셈이다. 

스톡옵션 부여 수량은 2007년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다가 2010년부터 조금씩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2007년 133만7557주를 부여했던 스톡옵션은 ▲2008년 143만8557주 ▲2009년 80만4000주로 줄었다. 다만 2010년과 2011년에는 82만3500주로 변동이 없었고 2012년에 80만5000주로 줄어든 뒤 2013년 91만500주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스톡옵션 부여 수량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2014년 76만4000주 ▲2015년 55만6086주 ▲2016년 51만8938주 ▲2017년 3분기 39만1393주 등으로 나타났다.

◇스톡옵션 행사, 2013년 이후 증가세로 반전

[게임기업 대해부③]컴투스, 임직원 스톡옵션 행사↑…'인재유출' 전조현상?

업계에서는 현재 남아 있는 스톡옵션 물량보다 2013년 이후 스톡옵션의 행사 비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13년에 컴투스의 최대주주가 게임빌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박지영 전 컴투스 대표와 이영일 전 부사장 등은 2013년 11월 자사 주식 215만5813주(지분율 21.37%)를 게임빌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게임빌은 박 전 대표 등의 주식을 1주당 3만2470원씩 총 700억원에 매입했다.

컴투스 주가는 계약 당시 1만7000원선이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서 주당 3만원 조금 넘게 양도가격이 결정됐다. 그런데 딱 1년 뒤인 2014년 11월 컴투스의 주가는 11만4000원을 넘어섰다. 게임빌의 투자금 700억원은 1년새 약 2470억원으로 3.5배 가량 늘었다.

2013년 이후 스톡옵션 행사 비율은 ▲2013년 33.7% ▲2014년 41.8% ▲2015년 42.5% ▲2016년 44.8% ▲2017년 3분기 49.5%로 증가했다. 그러면서 스톡옵션 미행사 수량은 ▲2013년 32만2310주 ▲2014년 16만6000주 ▲2015년 9만7753주 ▲2016년 7만1971주 ▲2017년 3분기 2만9768주로 급감했다.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행사는 시세차익을 위해 주식을 처분하는 것일 수 있으나 이직 이나 퇴직을 앞둔 전초작업일 가능성도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황세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의 시점이 주가의 고점이라고 판단한다면 스톡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스톡옵션은 회사가 직원들에게 어떤 성과 보상을 줄 것이냐를 선택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반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톡옵션 행사가 늘어나는 점은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다른 곳으로 이직을 생각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며 "컴투스 전 임원이 게임업계에 다시 진출한다면 오랫동안 일했던 직원들의 마음이 흔들릴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영일 전 부사장 게임업 진출…인재 영입 나설까

이영일 전 컴투스 부사장은 지분매각 후 4년여 만에 '해긴'이라는 이름으로 모바일 게임 업계에 복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긴은 창업동료를 모집 중이다. 역할수행게임(RPG), 스포츠, 소셜네트워크게임(SNG) 등의 기획과 개발, 디자인 등 개발 직군을 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박지영 전 컴투스 대표의 행보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평소에 '사람'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 전 대표는 2013년 컴투스를 매각하면서 "컴투스의 좋은 인재를 지켜 달라"고 부탁할 정도였다.

일각에선 박 전 대표도 게임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나 이 전 부사장이 준비 중인 게임사업에 합류할 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표는 2015년 말부터 본엘젠스 파트너로 합류해 활동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컴투스 임직원들이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것에 관심이 많이 쏠리는 게 사실"이라며 "혹시라도 박 전 대표가 게임업체에 다시 진출한다면 기존에 함께 일했던 직원들 중 일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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