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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지방은행⑦]대구은행, 前행장 구속에 내정자 사퇴…경영 리스크로 '휘청'

등록 2018.07.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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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지방은행⑦]대구은행, 前행장 구속에 내정자 사퇴…경영 리스크로 '휘청'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DGB대구은행이 반복되는 경영 리스크에 갈피를 못잡고 흔들리고 있다. 

은행 창립 이래 사상 처음으로 전직 행장이 구속된데 이어 차기 행장 내정자까지 '채용비리' 잡음으로 퇴진한 여파가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수장 공백이 장기화되며 은행 신뢰도 회복과 조직 정상화에 속도가 붙질 않는 모습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행장직에 내정된 김경룡 DGB금융 부사장이 지난 2일 자진 사퇴한 이후 후보군 물색에 나섰지만 새 행장 인선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현직 DGB금융 인사를 중심으로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으나 마땅한 인물이 떠오르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 회장이 검찰에 구속 기소된 뒤 무리하게 후임 행장 선임에 나섰다가 내정자 사퇴로 이어지면서 후임 행장 찾기에 더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전 행장은 지난 5월 부정채용과 횡령 혐의 등으로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대구은행으로서는 지난 1967년 국내 지방은행 중 최초로 설립된 이후 51년 만에 전직 행장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안게된 것이다. 박 전 행장은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채용 절차에서 점수조작 등으로 24명을 부정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상품권 깡' 수법으로 30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도 있다.

이후 대구은행은 박 전 행장에 대한 검찰 기소 불과 보름 만에 김 부사장을 행장으로 내정했다. 그러나 김 내정자가 공무원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되며 행장 리스크가 또 다시 불거졌다. 검찰에서는 무혐의로 결론났으나 이미 은행 안팎으로 거세진 여론에 김 내정자는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구=뉴시스】이통원 기자 = 23일 오전 대구시 수성구 범어2동 대구지방검찰청에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8.04.23.tong@newsis.com

【대구=뉴시스】이통원 기자 = 23일 오전 대구시 수성구 범어2동 대구지방검찰청에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지속되는 경영공백 리스크에 은행 주요 사업들은 차질을 빚고 있다. 미래 먹거리인 디지털 금융·글로벌 사업을 비롯해 하이투자증권 인수 작업 등 비은행부문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은행 임직들이 펀드투자 손실금 보전 의혹에 줄줄이 엮이는 악재도 겹쳤다. 지난 2008년 대구 수성구청이 투자한 펀드 운용액 30억원 중 12억원 상당의 피해가 나자 전·현직 임원들이 2014년 수성구청에 보전해 준 사건이다. 연루된 임원들은 경찰 조사 이후 모두 검찰에 송치됐다. 대구 지역사회를 중심으로는 자금 출처가 직원 사비가 아닌 회삿돈인 것 아니냐는 의혹들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대구은행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고, 결과에 따라 제재 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자금 출처 여부를 떠나 펀드 투자 손실금 보전 행위 자체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되기 때문에 중징계가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흠집난 조직의 안정화도 관건이다. DGB금융은 김태오 회장-박명흠 행장 대행 체제로 전환된 이후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임원 17명 중 11명을 물갈이했고, 8명을 신규 선임했다. 그러나 행장 선임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단행된 이번 인사가 정상화 속도를 앞당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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