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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표 개혁'에 금융위·금감원 또 충돌?

등록 2018.07.10 17: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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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브리핑룸에서 '금융감독혁신과제' 발표를 마친 후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2018.07.09.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브리핑룸에서 '금융감독혁신과제' 발표를 마친 후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2018.07.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두 달여 만에 초강력 금융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나섬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관계에 다시 묘한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윤 원장이 지난 9일 내놓은 금융감독혁신 과제 중 일부가 금융위와 적잖은 입장차를 내포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것이 '근로자추천이사제' 추진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한 근로자추천이사제는 말 그대로 근로자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이사회에 참여시키는 제도다.

학자 시절 직접 금융당국에 근로자추천이사제를 권고하기도 했던 윤 원장은 내년부터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대한 경영실태평가시 사외이사 후보군의 다양성을 집중 점검하고 4분기부터는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근로자추천이사제 도입 여부와 그 내용 등을 공시토록 하는 방안을 들고 나왔다.

물론 윤 원장이 지난해 말 금융행정혁신위 활동 때 노동자가 직접 이사로 참여하는 '노동이사제'를 주장했던 것보다는 다소 완화된 안이다. 게다가 사회적 의견 수렴을 위해 공청회 개최도 추진키로 함에 따라 윤 원장이 금융위의 입장을 감안해 일정 부분 물러난 안을 내놓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과거 윤 원장이 노동이사제 도입을 권고했을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라며 거부했음에도 같은 사안을 재차 주장한 것이어서 금융당국간 엇박자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노동이사제나 근로자추천이사제의 도입 여부는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이며 법제화는 시기상조라는 게 최 위원장의 생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불거진 키코(KIKO) 사태 문제를 다시금 꺼내든 것도 두 기관 간 충돌의 소지가 있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동할 경우 미리 정한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는 파생금융상품이다. 2008년 당시 시중은행의 권유로 많은 중소기업이 가입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환율이 폭등하면서 큰 손해를 봤다.

'윤석헌표 개혁'에 금융위·금감원 또 충돌?

이와 관련해 윤 원장은 키코 피해기업 상담과 사실관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필요시에는 현장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분쟁조정국·검사국 합동 전담반을 설치해 분쟁조정 종료시까지 운영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앞서 윤 원장은 금융행정혁신위원장 시절인 지난해 12월 키코 사태와 관련해 재조사 등을 통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와 재발방지 대응책을 마련하라는 권고안을 마련했었다.

이에 최 위원장은 "키코 문제는 오랜 기간 아주 광범위하고 복잡하고 전문적인 논의가 있었다. 무엇보다 검찰수사가 있었고 대법원 판결이 다 끝났다"며 혁신위 권고안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윤 원장은 또 이 문제를 거론하며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해서도 윤 원장은 '원안 고수'라는 강경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금융감독혁신 과제를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최근 금융위에서 조치안 보완을 요구한 것을 거절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사실이다. 하지만 원안고수하자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고 단호히 답했다.

앞서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 2015년 회계처리 기준 변경만 문제삼은 금감원 조치안을 지적하며 수정안 제출을 요구했지만 금감원은 이를 거부했다. 금감원이 증선위 보완 지시를 수용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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