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보고 정책 짜는 트럼프…빠르지만 실수 유발 "양날의 검"
취임 100일(29일)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을 자신이 진행한 리얼리티TV쇼인 '어프렌티스'나 본인이 경영한 '트럼프 오거니제이션'과 같이 운영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트럼프는 수차례 자신의 지지율을 시청률과 비교하기까지 했다. 그는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에 대해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다. 모두가 그에게 귀를 기울인다"라고 말한 바 있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 내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을 TV쇼와 같이 진행할 뿐만 아니라 이에 필요한 정보의 대부분을 정부 전문가들이 아닌 뉴스와 시사프로그램 등 TV로부터 얻어 정책을 짤 뿐만 아니라 인사평가의 척도로 삼는다고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버릇같이 새벽에 쏟아내 논란을 일으키고는 하는 '트윗 폭풍'은 TV에서 나온 소식을 보고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케이블뉴스에서 본 소식을 갖고 정책회의를 주도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보좌관들에게 정보를 요청하는 것 역시 TV에서 본 소식에 관한 것인 경우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토마호크 미사일 59발을 쐈을 때도 TV에서 본 아이들의 사진을 거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아침마다 케이블뉴스 채널인 폭스뉴스의 '폭스 앤드 프렌즈'를 경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폭스 앤드 프렌즈에서 나오는 정보를 바로 자신의 트위터에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3월7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관타나모 수용소부터 '오바마케어(ACA·전국민건강보험)' 대체입법안까지 폭스앤드 프렌즈에서 거론된 온갖 이슈에 대해 실시간으로 무더기 트윗을 쏟아내기도 했다. 당시 미 언론들은 트럼프가 폭스 앤드 프렌즈 호스트들과 트위터를 통해 '가상 대화(Virtual Conversation)'를 나눴다고 꼬집기도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TV에서 정보를 섭취하면서 잘못된 뉴스가 마치 공식적인 팩트인양 사용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해 성급하게 반응하는 것이 큰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타워를 도청했다고 주장한 것 역시 극우 온라인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의 기사에 근거해 말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뉴트 깅그리치 전 공화당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TV를 활용하는 것은 양날의 검"이라며 "그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도 하지만, 반면 실수가 나올 때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그 실수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배우고 진화하는 과정"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캘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도 소통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며 "그는 TV와 이미지와 메시지의 힘을 종합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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