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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화재 참사 원인은?···냉장고 폭발·합선·부실 공사 등 지적

등록 2017.06.15 11: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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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서부의 한 아파트에서 큰 불이 나 몇 시간째 진화되지 않고 있다. 2017.6.14.

【런던=AP/뉴시스】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서부의 한 아파트에서 큰 불이 나 몇 시간째 진화되지 않고 있다. 2017.6.14.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24층 아파트 화재가 대형 참사로 번진 원인을 놓고 다양한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일간 텔레그레프 등 영국 언론들은 여태까지 드러난 건물 구조의 문제점과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화재 원인과 불길이 급속도로 번진 경위를 추정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아직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고장난 냉장고 때문?

 몇몇 목격자들은 불이 난 아파트 '그렌펠 타워'에 거주해온 한 남성이 자신의 집에 있던 고장난 냉장고 때문에 일이 터졌다고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한 생존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4층에 사는 이웃 하나가 불이 건물 전체로 번지기 직전 자신의 냉장고가 폭발했다고 털어놨다고 주장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화재 현장 인근에 사는 주민 사미라 람라니(38)는 "현장에서 그가 사람들과 섞여 서 있는 것을 봤다"며 "그는 응급서비스에 곧바로 신고를 했고 금방 불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란 답을 들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런던=AP/뉴시스】14일(현지시간) 대형 화재가 발생한 영국 런던의 24층 아파트에서 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17.6.15.

【런던=AP/뉴시스】14일(현지시간) 대형 화재가 발생한 영국 런던의 24층 아파트에서 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17.6.15.

◇가스 폭발 가능성

 7층에서 탈출한 니키 파라마시반은 대피하다가 건물 안에서 푸른색 불꽃을 봤다고 진술했다. 파란색 불꽃은 가스 폭발이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주민들은 지난해 가스 공급 관련 보수가 이뤄졌다며 작업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화재 건물은 실제로 당시 공동 난방 체계를 손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배선 합선인가

 입주민 모임인 '그렌펠 액션 그룹'(GAG)은 지난해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건물 안전 관리 문제를 지적했다. 주민들은 4년 전부터 비슷한 우려를 제기해 왔다.

 GAG는 작년 11월 20일 게시글에서 2013년에도 합선으로 불이 날 뻔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당시 겁이 날 정도의 전류 급증 현상이 일어난 적이 있다"며 "고장난 배선이 원인으로 드러났었다"고 했다.

◇건물 외벽 패널이 화 키웠나

 그렌펠 타워는 지난해 1000만 파운드(약 143억 원)를 들여 보수 공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건물 외벽에 금속제 레인스크린(방수판)과 커튼월(외벽 유리)을 설치했다.

 화재안전 전문가 그레이엄 필드하우스는 BBC방송에 불길이 패널에 가로막히면서 빠르게 번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패널 내측의 벽면이 비가연성 재질로 만들어졌는지도 확인해 볼 문제다.


【런던=AP/뉴시스】영국 런던의 고층아파트에서 14일(현지시간) 발생한 대화재가 점차 수습되면서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아파트 아래 층에서 걸어가고 있는 소방관들의 모습. 2017.06.14

【런던=AP/뉴시스】영국 런던의 고층아파트에서 14일(현지시간) 발생한 대화재가 점차 수습되면서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아파트 아래 층에서 걸어가고 있는 소방관들의 모습.  2017.06.14


◇ 출입구가 하나 뿐?

 주민들은 건물 출입구가 하나 뿐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건물을 드나들기가 용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상 사태가 발생했을 때 구조 당국이 접근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재해 발생시 대피를 돕기 위한 비상계단 역시 한 곳밖에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은 불이 나면 구조될 때까지 건물 안에 머무르라는 권고를 받았다.

◇ 스프링클러(살수기) 부족?

 소방관 출신인 짐 피츠패트릭 노동당 의원은 정부가 2009년 라카날 하우스 화재(6명 사망) 이후로도 스프링클러 설치 확대를 추진하지 않았기 때문에 참사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피츠패트릭 의원은 LBC방송에 "특정 높이 이상의 건물에 대해 화재 스프링클러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압박했지만 정부는 오랫동안 이 같은 요청을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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