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 반난민정책 홍보에 혈세 '펑펑'···아프간 등에서 168억원 써

【나우루=AP/뉴시스】 지난 2001년 9월 19일 나우루 섬 내의 난민수용소에 있는 난민들(오른쪽)이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기자들의 취재에 응하고 있는 모습. 호주는 자국에 불법입국하는 난민 및 이주민들을 인근 나우루와 파푸아뉴기니 마누스 섬 등 역외수용소에 수용해오고 있다.  2017.02.10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남의 나라에 난민수용시설을 만들어 운영할 정도로 철저한 난민 유입 차단 정책을 취해오고 있는 호주 정부가 자국의 반난민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엄청난 액수의 혈세를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가디언은 1일(현지시간) 호주 정부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이란 등에서 각국 국민들을 상대로 호주에 몰래 들어올 생각조차 하지 말라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내는데 최소 1500만 달러(약 168억원)의 세금을 집행했다고 폭로했다.

 가디언이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싱가포르 소재의 스탯 컨설팅은 호주 관세청과 10건 이상의 반난민정책 홍보계약을 맺었으며, 액수로는 총 1500만 달러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란, 파키스탄에서  호주에 밀입국하지 말라는 내용의 광고를 TV, 라디오, 잡지, 신문 등에게재했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는 주민들을 모아놓고 호주 밀입국할 경우 겪게 될 곤란한 상황에 대해 설득하는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호주 밀입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100페이지짜리 일명 '그래픽 노블'을 20만권이나 만들어 돌리기까지 했다.  이 회사는 2013년 10월부터 11월까지 이란 TV 프라임타임 시간대에 호주의 강력한 불법이주민 차단 정책을 홍보하는 30초 분량의 광고를 제작, 방영하고 정부로부터 40만9554달러를 받기도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스탯 컨설팅의 광고는 대부분 호주 정부가 역외 난민 수용소에 있는 난민들을 미국에 보내기로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와 합의했지만 이는 일회적인 것이며, 새로 호주에 밀입국하는 사람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호주와 지난해 11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 정부와 난민 상호교환 협정을 체결했다. 파푸아뉴기니에 있는 호주 역외 난민 수용소의 수용자 일부와 코스타리카에 있는 미국 역외 난민 수용소의 수용자 일부를 교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지금은 유명무실해진 상태이다.

 관세청 대변인은 가디언에 "스탯 컨설팅은 전 호주관세 및 국경보호청과 계약을 맺은 회사"라면서 " 2014년 태스크포스가 만들어져 (호주 밀입국을 노린) 해외 인신매매를 막는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스탯 컨설팅은 여기엔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디언이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스탯 컨설팅은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호주 정부 당국과 100만달러가 조금 안되는 지면광고 계약을 맺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의 역대 정부들은 자국 내에 들어온 난민들을 수용하지 않고, 대신 인근 나우루와 파푸아뉴기니 정부에 돈을 주고 현지에 역외 수용소를 만들어 수용하는 정책을 취해 인권단체들로부터 비판 받아왔다. 지난해에는 바다를 통해 입국을 시도한 난민들이 호주 국적자와 결혼하거나 본국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평생 호주에 입국할 수없도록 하는 법을 채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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