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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브렉시트 이후 런던 운명 걱정하기 시작" RBS

등록 2017.08.06 12:5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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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7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주요20개 나라) 정상회의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2017.07.07.

【서울=뉴시스】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7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주요20개 나라) 정상회의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2017.07.07.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영국정부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금융중심지 런던의 운명을 경고하는 은행들의 목소리에 점차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북적거리던 주요 은행들이 떠나 고립무원의 처지에 내몰릴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EU와 협상을 하며 부작용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뜻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의 하워드 데이비스 회장은 이날 올해 2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에서 “정치인들은 (브렉시트가) 런던에 꽤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있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국은행이 영국인들을 상대로 비상계획을 공유하도록 요청한 사실이 이러한 우려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비스 회장은 영국내에서 브렉시트 경계심이 이같이 확산되며 이른바 '하드 브렉시트' 목소리가 힘을 잃고 있는 데 안도감을 표시했다. 그는 “영국인들이 (브렉시트의) 위험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다소나마 안도한다”며 “우리는 더 긴 이행기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정부 발언을 계기로 현실에 눈을 뜨고 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우리는 불과 석 달 전에 비해 더 나은 상황에 처해 있다”고 평가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 엠버 러드 내무장관이 최근 제시한 이행기 관련 비전(vision)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각료는 브렉시트 이후에도 유럽연합(EU) 회원국 국민들이 자유롭게 영국을 드나들 이행기를 3년 더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지난 6월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이 과반을 상실한 이후 이러한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고 진단했다.

데이비스 회장은 이어 영국이 이미 브렉시트의 영향권에 놓여 있음을 지적했다. 영국 관료들의 이러한 현실 인식이 결코 엄포가 아니라는 뜻이다. 또 이러한 사례로 점차 감소하는 제조업의 대출 수요를 꼽았다. 그는 “사람들은 (대출을 받는데) 더 주저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실은 브렉시트와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기업인들은) 결정을 방기하고 있다. 투자 결정을 하기에 앞서 좌고우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데이비스 회장은 “우리가 (브렉시트) 이행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브렉시트가 런던에 미칠) 심각한 결과는 걷잡을 수 없이 빠르고, 통제에서 벗어난 방식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계심을 거듭 피력했다.

앞서 마크 카니 영국은행 총재는 3일 통화정책회의 이후  “예측하기 힘든 브렉시트의 성격이 공급과 수요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일부 기업은 신규 시장 진출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카니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0.25%)과 올해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1.9%→1.7%)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영국은행은 앞서 지난달 현지 은행들을 상대로 영국이 EU단일시장접근을 차단당한다면 무엇을 할지 이행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한바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영국은 올 들어 성장률이 둔화되는 등 브렉시트 영향권에 놓였다. 작년 6월23일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이후인 3분기에도 예상과 달리 0.6% 성장하는 등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으나, 올들어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영국의 올해 2분기 성장률(잠정치)은 0.3%로 유로존 19개국의 평균인 0.6%에 못 미쳤다.

주요 은행들의 런던 이탈 결정도 꼬리를 물고 있다. 도이체방크, 시티그룹,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일본의 노무라홀딩스, 스미토모 미츠이 금융그룹, 다이와 증권, 미국의 모건스탠리, JP모건 체이스, 골드만삭스 등 주요 은행들도 런던에 있는 사업부 일부를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로 옮겨가기로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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