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된 용의자 2명, 각각스페인·모로코 국적···차량 운전범은 아냐
【바르셀로나(스페인)=AP/뉴시스】차량 돌진 테러가 발생한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람블라스 거리에서 17일 사람들이 황급히 대피하고 있다. 흰색 밴 차량 1대가 이날 람블라스 거리의 보행자 전용 구역 약 500m를 질주,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약 100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수 시간 후 스페인과 모로코 국적의 용의자 2명을 체포했지만 이들이 차량을 운전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2017.8.18
【바르셀로나=AP/뉴시스】유세진 기자 =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유명 관광지 람블라스 거리에서 17일(현지시간) 발생한 차량 돌진 테러로 최소 13명이 숨지고 약 100명이 부상한 가운데,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스페인 전역에 사흘 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부상자 가운데 15명이 중상자이어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벨기에 국적 남성과 그리스 여성이 각각 사망자와 부상자 가운데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 외무부는 독일 국적자가 희생자에 포함돼 있다는 보도에 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체포된 2명의 용의자는 북아프리카의 스페인령 멜리야에 거주하는 스페인 국적자 1명과 모로코 국적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각각 카탈루니아 북부의 리폴과 알카나르에서 체포됐으며 17일의 테러 공격과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받고 있다. 알카나르는 차량 테러 직전인 16일 밤 한 주택에서 가스 폭발이 발생한 곳이다.
바르셀로나 경찰의 호세프 루이스 트라페로는 그러나 두 명 모두 범행에 사용된 차량을 운전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는 프랑스와 독일, 영국 등에 이어 관광객을 겨냥한 차량 돌진 테러를 당했다. 이 테러는 지난 2004년 마드리드의 통근열차를 겨냥한 폭탄 테러로 192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최악의 테러로 기록되게 됐다.
바르셀로나 경찰은 테러 몇 시간 후 용의자를 수색하던 경찰 병력이 경찰 2명을 차로 친 남성 한 명을 사살했다고 밝혔으나 이 사건은 바르셀로나에서의 차량 테러와는 관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람블라스 거리는 많은 상점과 노점들이 밀집한 바르셀로나의 중심 관광지로 자동차들은 도로 양옆으로만 운행할 수 있으며 거리 중앙은 보행자 전용으로 돼 있다. 사고를 목격한 택시운전기사 오스카 카노는 흰색 밴 차량이 갑자기 보행자 전용 구역으로 들어가 빠른 속도로 약 500m를 돌진했다며 마치 사람들을 목표물로 삼은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또다른 목격자 미겔 앙겔 리조는 "밴 차량이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사람들을 깔아뭉개는 것을 보았다. 람블라스 거리 곳곳에 피를 흘리거나 뼈가 부러진 사람들이 널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보기 힘들 만큼 야만적이었다"고 말했다.
아다 콜라우 바르셀로나 시장은 18일 바르셀로나의 주요 광장에서 희생자들을 위한 1분 간의 묵념을 가질 것이라면서 이는 우리가 테러 공격에 위축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은 또 사흘 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카를레스 푸이그데몽 카탈루냐 주정부 총리는 "런던과 브뤼셀, 파리 등 유럽의 다른 도시들도 비슷한 공격을 당했다. 이번엔 바르셀로나의 차례"라고 말했다.
전 세계 지도자들은 테러 공격을 당한 바르셀로나에 대한 지원을 제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국은 바르셀로나 테러 공격을 비난한다. 지원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다. 더 강경하고 강력해져야 한다. 우리는 당신들을 사랑한다"고 밝혔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영국은 스페인과 함께 테러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는 비극적 공격을 당한 바르셀로나와 함께 할 것이다. 우리는 단결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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