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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핫이슈]독일 대연정 협상, 긴 진통 끝에 타결

등록 2018.02.1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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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7일(현지시간) 연립정부 구성 합의를 발표하며 미소짓고 있다. 2018.2.8.

【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7일(현지시간) 연립정부 구성 합의를 발표하며 미소짓고 있다. 2018.2.8.

【서울=뉴시스】독일의 대연정 협상이 긴 진통 끝에 결실을 맺었다. 지난해 9월24일 총선 이후 네 달여 만이다. 4연임 불발 위기에 놓였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제2당인 사회민주당(SPD)은 지난 7일(현지시간) 극적으로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1월 26일 공식적인 본협상을 시작해 빠르면 지난 4일, 늦어도 6일에는 결과를 낼 것을 목표로 했다.

 이들은 177쪽에 달하는 연정협상안을 통해 최대 쟁점이었던 난민 문제에 관해선 가족연계 입국 난민의 수를 1개월당 1000명으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건강보험 분야에선 SPD가 공보험·사보험 통합 주장을 양보했다.

 노동 영역에서는 기간제 근로자를 보호하고 장기 실업자들의 일터 복귀를 지원한다. 교육 부분에선 연방 정부의 학교 투자를 늘리고, 주택 임대료 상승 억제를 위한 임대료 공개도 도입할 방침이다.

 유럽연합(EU)에 관해선 CDU·CSU와 SPD 모두 친 유럽 정당인 만큼 프랑스와 협력해 EU 개혁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해서도 동맹에 대한 헌신을 약속했지만 독일의 방위 분담금 인상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 대표가 7일(현지시간) 대연정 협상 시작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은 이날부터 닷새 간 대연정 협상을 진행한다. 메르켈 총리는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한다"며 "매우 신속하고 집중적으로 (합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018.01.07

【베를린=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 대표가 7일(현지시간) 대연정 협상 시작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은 이날부터 닷새 간 대연정 협상을 진행한다. 메르켈 총리는 "많은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한다"며 "매우 신속하고 집중적으로 (합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018.01.07

내각 장관은 CDU·CSU가 내무부, 국방부, 경제부, 에너지부를 SPD는 재무부, 외교부, 환경부, 노동부, 법무부를 나눠 맡는다.

 내무장관은 호르스트 제호퍼 CDU 대표가 맡게 됐다. 마르틴 슐츠 SPD 대표는 현직을 안드레아 날레스 원내대표에게 넘기고 외무장관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SPD 전 당원 44만여명을 대상으로 하는 전 당원 투표가 마지막 절차로 남았다. 최대 3주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SPD는 대의원 600명에게 대연정 논의 시작 찬반을 묻고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했다.

 SPD 당내에는 정치색이 흐려진다는 이유로 CDU·CSU 연합과의 대연정 구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강경 좌파도 존재해 다음달 새 정부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 양당 지도부의 계획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CDU·CSU 연합과 SPD는 최종 단계에서 대연정이 좌절되면 조기 총선이 실시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이 다수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이변 없이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도 높다. SPD 전당원 투표까지 성공적으로 마치면 오는 4월께 새 정부가 출범할 전망이다.

【브뤼셀=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와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SPD) 대표가 2013년 12월 19일 브뤼셀의 유럽연합(EU)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당시 슐츠는 유럽의회 의장이었다. 2017.11.27.

【브뤼셀=AP/뉴시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와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SPD) 대표가 2013년 12월 19일 브뤼셀의 유럽연합(EU)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당시 슐츠는 유럽의회 의장이었다. 2017.11.27.

한편 정부 구성에 성공한다고 해도 한 때 '세계 최강의 여성’으로 불렸던 메르켈 총리가 이전의 권위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CDU·CSU 연합과 SPD의 대연정이 독일 뿐 아니라 EU를 선도하는 국가로서 유럽대륙이 직면한 주요 과제를 해결할 힘을 갖추지 못한 '패배자 연합(losers coalition)'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지 언론 빌트는 "메르켈 총리가 정부를 SPD에 넘겨버렸다"고 비판했다. 폴리티코EU는 오피니언을 통해 주요 장관직을 SPD에 넘긴 것을 두고 "대연정 협상의 가장 큰 패배자는 바로 메르켈 총리 자신"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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