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핫이슈]금리 걱정에 뉴욕 증시 두차례 폭락…전 세계에 영향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오른쪽) 신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5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랜들 퀄스 부의장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2018.02.06.
【서울=뉴시스】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한 주 동안 전 세계 증시를 뒤흔들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취임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임기 첫날부터 증시 폭락 사태를 맞으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8일에도 다우지수가 4.15%나 하락했다.
뉴욕 증시는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5거래일 동안 2326.25포인트(8.88%)나 떨어져 2만4000선이 붕괴됐다. 지난달 26일 기록했던 역사상 고점(2만6616.71)에서 10% 이상 주가가 빠진 셈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5거래일 동안 240.100.66포인트(3.75%) 급락해 2581.00까지 떨어졌다. S&P 지수 역시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2조5000억 달러(약 2700조원)가 증발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5일 동안 608.7포인트(8.24%)가 떨어져 7000선이 붕괴됐다.
투자 심리에 충격을 줄만한 특별한 요인이 없었음에도 미국 증시는 일주일 동안 요동쳤다. 월가의 공포 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Volatility Index)는 지난 5일 115.60%나 상승해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30을 넘어섰다. VIX는 이날 37.32까지 오른 뒤 6일에는 장중 46.08까지 치솟기도 했다.
미국발 충격은 전 세계 증시에 파급효과를 불러 왔다.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일본 닛케이225지수(-5.94%), 한국 코스피지수(-4.66%), 중국 상해종합지수(-5.78%), 홍콩 항셍지수(-6.60%), 대만 가권지수(-5.37%), 인도 SENSEX지수(-1.86%) 등 아시아 주요 지수가 대부분 급락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유럽유로스톡스 50지수는 4.14% 하락했고, 영국 FTSE 100지수(-3.66%), 독일 DAX지수(-4.11%), 프랑스 CAC40지수(-3.98%)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단기간에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는 부담감이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이라는 요인이 거대한 파장을 몰고 온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클 애런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것이 빠른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단기 반응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상황은 시장에 겁을 주고 시장의 흐름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지도부가 교체기를 맞으면서 투자자들은 통화 긴축이 가속화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게 됐다. 공화당 정권 하에서 매파 성향의 인사들이 연준의 주류를 형성할 가능성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당초 연준은 올해 3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고해 왔다. 하지만 연준이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시장을 기반으로 한 물가가 최근 수개월간 상승하고 있다"는 언급을 한 것은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예상보다 양호한 미국의 고용지표도 역설적으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실업률은 4.1%에 그쳤고 일자리가 전문가들의 예상치(18만개)를 상회하는 20만개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올랐다. 이에 따라 소비가 늘면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채권 시장이 이같은 우려를 먼저 반영했다. 지난달 말 2.7% 수준이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일 2.84%까지 상승하며 뉴욕 증시 폭락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8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2.86%로 4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가까이 저금리 정책을 유지해 왔다. 본격적인 연준의 긴축 전환을 추진해야 하는 파월 의장의 고민이 커졌다. 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만으로 세계 증시가 요동칠 정도로 시장이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연준 내에서도 긴축 속도를 두고 매파와 비둘기파 간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8일 한 행사에서 실업률이 올해 4%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기 부양적 정책을 점진적이지만 신중하게 거둬들이는 것이 옳은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세 차례 인상을 예상하지만 이는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같은날 연설에서 "여전히 물가 전망에 관해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며 "새로운 의장 하에서 극적인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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