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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 "필리핀, 일본 배려해 위안부상 철거" 반색

등록 2018.04.30 1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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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위안부상 27일 돌연 철거…마닐라시 "하수도 공사 위한 것"

두테르테 "위안부상 설치는 필리핀 정부 입장 아니야" 해명하기도

【마닐라=AP/뉴시스】필리핀 마닐라 마닐라만에 설치됐던 일본군 위안부를 상징하는 위안부상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돌연 철거됐다. 사진은 상이 철거된 다음날인 28일 해당 부지의 모습으로, 위안부상이 있던 자리에는 큰 구멍이 나 있고 철거에 동원됐던 포클레인이 보인다. 2018.04.30.

【마닐라=AP/뉴시스】필리핀 마닐라 마닐라만에 설치됐던 일본군 위안부를 상징하는 위안부상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돌연 철거됐다. 사진은 상이 철거된 다음날인 28일 해당 부지의 모습으로, 위안부상이 있던 자리에는 큰 구멍이 나 있고 철거에 동원됐던 포클레인이 보인다. 2018.04.30.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위안부상이 최근 돌연 철거된 데 대해, 일본 언론은 "필리핀 정부가 일본을 배려해 철거했다"며 반색하고 있다.

 30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필리핀 정부가 사전에 마닐라 주재 일본대사관에 위안부상을 철거할 것이라고 연락 했다"며 "일본 정부를 배려해 철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TBS방송도 "철거 이유와 해당 철거가 일시적인지 여부 등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위안부상 설치에 유감의 뜻을 표명해온 일본 정부를 필리핀이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위안부상은 작년 12월 필리핀 화교단체의 요청으로 필리핀 정부 기관인 국가역사위원회가 필리핀 일본대사관에서 약 2㎞ 떨어진 마닐라만 산책길에 설치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유감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그런데 설치 후 반년도 채 되지 않은 지난 27일 밤(이하 현지시간) 위안부상은 돌연 철거됐다. 상 철거를 위해 포크레인 등 중장비 기기까지 동원됐다. 현재 위안부상 부지에는 구멍이 뻥 뚫렸으며, 그 주변은 펜스로 둘러쳐졌다.

 위안부상은 마닐라시 당국이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당국자는 필리핀 언론에 "공공사업도로부(DPWH·필리핀 정부 기관 중 하나)가 하수도 개량 사업을 위해 위안부상을 철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사히신문 보도에 의하면 마닐라시는 "하수도 공사를 위한 일시적인 철거"라며 ", "조만간 위안부상은 원위치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닐라시 당국 설명대로라면, 위안부상 철거는 하수도 공사를 위한 일시적인 철거이며 공사 후 원위치로 복구된다.

 그러나 필리핀 여성단체 등은 지난 29일 위안부상 철거에 항의하며 필리핀 정부가 일본 측의 불만을 수용한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제기하며 항의했다. 

 이처럼 위안부상 철거 이유 및 향후 상이 원위치로 되돌려질지 여부 등이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위안부상 철거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9일 "(위안부상을 설치한 것은) 필리핀 정부 정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어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다"며 "사유지에 설치하는 것은 상관없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위안부상은 3m 정도 높이로 필리핀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이 눈을 가린 모습을 하고 있었다. 동상 기단에는 '이 기념물은 1942~1945년 일제 강점기에 성폭력에 희생된 필리핀 여성을 기린다'라고 적혀 있었다.  필리핀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동상이 설치되기는 이 동상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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