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관장들, 경제 강조한 '트럼프 맞춤형' 보고" NYT

"대통령 보고 때 경제적 측면 강조"

"경제 데이터 인용한 도표도 대폭 사용"

【워싱턴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14일( 현지시간) 백악관루즈벨트룸에서 고속도로 관련 규제 도표를 들어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1960년대 이래 제정된 각종 규제법들을 상징하는 서류더미를 쌓아놓고 " 해묵은 규제법의 레드 테이프를 자르고 우리의 꿈을 해방시키자"는 이벤트를 벌였다.  2017.12.15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미국 정보기관장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보 브리핑을 할 때 대통령의 관심에 맞춰 경제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정보기관장들이 중국 스파이 문제를 브리핑할 때 경제적인 측면을 들어 대통령에게 설명했고,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공격적 활동에 관한 정보를 브리핑할 때는 흑해 지역 선박업계 상황에 관한 수치를 인용했다고 보도했다.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DNI)과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브리핑할 때 대통령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전보다 많은 그래픽 차트 등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 고위 정보관리는 NYT에 전했다.

전직 정보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알고 싶어하는 것은 '누가 이기고 있는가' ' 어떤 나라가 돈을 벌고 있거나 이득을 챙기고 있는가'라고 NYT에 전했다.

더글라스 H 와이즈 전 국방정보국(DIA) 부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부분에 특별하게 관심을 갖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구미에 맞는 정보만 받게 될 경우 정확한 결정을 내리는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NYT에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들 중 정보 보고 때 경제적 측면을 특별히 강조한 경우가 있기는 하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그랬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2008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보기관장들에게 경제 관련 정보 브리핑을 받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처럼 전통적인 정보 브리핑의 의미를 크게 약화시킨 경우를 찾기는 힘들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후 기존의 일일 대면보고를 주 2회로 줄였다. 일일 정보 보고서는 여전히 매일 존 볼턴 국가안보 보좌관에게 전달된다. 볼턴은 이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면보고 때 중국과의 경제적 경쟁과 관련된 질문을 퍼붓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왜 방위비 분담 상향조정에 아직도 합의하지 않는지, 그리고 독일이 러시아의 영향력을 우려한다면서 왜 노르트 스트림 2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의 방위비에 대해서도 정보기관장들에게 반복적으로 질문했다고 한다.

특히 이란과 북한 핵프로그램에 관한 정보기관 및 군의 보고 때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장군들은 비즈니스를 모른다"는 불만을 주변에 말하곤 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츠 DNI에 대해 분노를 터트렸던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코츠는 지난 1월 29일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나와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이란은 핵무기 개발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이슬람국가(IS)는 미국과 서방국가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 말과는 정반대되는 것이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1월 31일 "내가 옳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내 말이 맞다는 것을 시간이 증명해줄 것"이라고 말했고, 2월 중순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별장에서 보좌관들에게 코츠에 대한 비난과 분통을 쏟아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코츠 DNI이 조만간 교체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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