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어산지 "트럼프가 러시아 해킹 은폐 협조 대가로 사면 제안"

등록 2020.02.20 10:02:1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어산지와 만난 공화당 전(前) 하원의원 "개인적인 제안" 반박

백악관 "트럼프, 어산지에 사면 제안한 前 의원 알지 못해"

【런던=AP/뉴시스】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지난해 5월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재판을 받은 뒤 버스를 통해 호송되고 있다. 2020.02.20

【런던=AP/뉴시스】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지난해 5월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재판을 받은 뒤 버스를 통해 호송되고 있다. 2020.02.20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7년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스크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에게 '러시아의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이메일 해킹 사건 은폐에 협조하면 사면해주겠다고 제안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가디언과 CNBC, 데일리비스트 등에 따르면 어산지의 변호인인 에드워드 피츠제럴드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영국 런던에서 열린 어산지의 범죄인 인도 재판에서 어산지의 또다른 변호인인 제니퍼 로빈슨의 성명을 인용해 이같이 주장했다.
 
로빈슨은 "공화당 하원의원이던 데이나 로러배커가 2017년 8월 (어산지 은신처인)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을 방문해 어산지에게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DNC 유출이 러시아와 무관하다고 얘기한다면 사면이나 다른 탈출구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발표했다.
 
로러배커는 친(親)러시아 성향의 정치인으로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미국 하원의원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인물이다.
 
로러배커는 2017년 8월 어산지를 만난 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지난 대선 당시 DNC 이메일의 위키리스크 유출 등 광범위한 문제를 논의했다"며 "어산지는 러시아가 해킹이나 이메일 공개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로러배커는 이날 어산지 변호인의 발언이 공개된 뒤 개인 블로그에 자신이 주도적으로 사면을 제안했고 백악관은 이를 승인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어산지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 또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누군가로부터 어산지를 만나도록 지시 받지 않았다"며 "나는 우리나라를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정보를 얻기 위해 개인 비용으로 자체 진상조사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문제(어산지)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얘기를 나눠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산지에게 대통령과 관련된 어떤 것도 제안하지 않았다"며 "어산지에게 DNC 이메일을 준 사람에 대한 정보와 증거를 준다면 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사면을 요청할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했다.
 
그는 "나는 결코 대통령의 제안을 전하지 않았다. 나는 대통령을 대변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로러배커는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인 존 켈리를 만나 어산지가 사면의 대가로 DNC 해킹 관련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백악관의 그 누구도 응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로러배커를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로러배커를 잘 알지 못한다. 대통령은 이 문제는 물론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그와 논의해본 적이 없다"며 "완전히 조작된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4월 보수 성향 폭스TV에 출연해 자신을 옹호하는 로러배커를 보고 그를 백악관에 초청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백악관은 같은해 9월 로러배커가 어산지와 거래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켈리 당시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켈리 비서살징이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위키리크스는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2만여 쪽 분량의 DNC 이메일을 해킹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민주당 주류인사들로 구성된 DNC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대선후보로 만들기 위해 불공정한 판정관 역할을 했다는 정황 등을 폭로했다.
 
어산지는 '러시아로부터 이메일을 받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버락 오바마 당시 행정부와 미국 정보기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힐러리 전 장관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DNC에 대한 해킹을 지시했다고 지목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